한국일보

내 아이에게 필요한 사랑

2006-08-0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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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신문에 마약 예방을 설명하면서 “가족들 사랑이 최고의 보약”이라고 크게 나와 있는 기사를 읽으면서 나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그렇지!” 하고 동의했다. 행동심리를 분석하는 많은 연구 결과도 건전한 가족관계 또 그 가족들의 사랑이 마약 의존, 과격한 행동, 또 무서운 범죄 행위들을 방지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임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 자녀를 사랑하는 것일까? 아이들에게 필요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정말 우리 애들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사랑의 방법의 몇 가지를 말하고 싶다. 첫째로는 아이들을 하루종일 애프터스쿨에 맡기지 않는 일이다. 아이들이 지식을 익히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가 함께 해주는 ‘임재’ 그것이다. 학교 갔다와서 힘들었던 것을 속히 말해야 할 때 옆에 있는 부모, 시험을 만점 받아 가지고 나올 때 기쁜 마음을 빨리 말할 수 있게 옆에 있는 부모. 같이 흥분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부모가 아이들은 필요하다.
부모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자녀가 자기 스스로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는 일은 없다. “나는 아빠의 사업보다 덜 중요하다”고 느끼게 해놓고는 커서”너는 왜 너를 위해서라도 좀 잘해볼 수 없냐?” 하는 말이 먹히지 않는 것이다. 중요하게 취급을 받아온 아이들이 중요한 사람처럼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론 아이들에게 의도적인 관심을 표현하는 일이다. “오늘 어땠는지” 물어보는 것, 친구들하고는 잘 지내는지, 화나거나 슬픈 일은 없었는지, 공부하는 일은 어땠는지, 여자친구 하고 싶을 만큼 예쁜 여자를 봤는지” 등등 유머와 더불어 대화를 이끌어나가면서 자녀와의 친밀감을 유지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부모의 사랑이다. 어렸을 때는 내버려두고 십대가 된 후에 아이들과 갑자기 친해지는 일이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이런 일이 부족했기 때문에 십대의 많은 아이들이 “아빠는 낯선 사람 같아요. 가까이 오시면 불편하고, 내일에 참견하면 자기가 뭔데 왜? 하는 마음이 생기면서 화가 나요” 하는 아이들이 그렇게 많은 것이다.
또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부모는 아이들이 즐거운 일이 있을 때 같이 즐거워하고, 기쁜 일이 있을 때 같이 기뻐하고, 슬픈 일이 있을 때 같이 슬퍼할 수 있는 부모의 사랑이다.
어떤 부모는 아이들이 “즐거운 꼴을 못 보는” 분들이 있다. 좀 재미있게 놀고만 오면 “넌 노는 것밖에 모르냐. 집안 청소나 해라 응!” 하고 슬픈 일이 있어서 마음이 다운되어 있으면 “뭘 그딴 걸 가지고 그러냐. 너 그거밖에 안되냐” 하고 야단친다. 아이들이 놀고 오면 “재미있었니? 네가 즐거우면 아빠도 좋더라” 하고 말해주고. 슬픈 일이 있으면 “네가 그렇게 다운되는 것 보니까 상당히 심각한 일이구나. 엄마까지 슬퍼지려고 한다” 하며 공감을 해줘야 우리 부모님은 나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하는 느낌을 느끼게 된다.
또 중요한 일은 칭찬을 많이 해주는 것이다. “눈을 씻고 찾아도 칭찬할 일이 없어요” 하는 부모 밑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이 자아자존감과 자신감이 있을 수가 없다. 어렸을 때 야단만 받고 큰 부모들은 이미 부정적인 것만 보도록 훈련되어 있어서 칭찬할 것을 찾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 98점을 맞아 오면 “왜 2점을 더 못 맞았냐!”고 야단치는 부모님들이 실제로 있다는 사실이다.
칭찬하라는 말은 무조건 모든 것을 다 들어주라는 말은 아니다. 해서 되는 일 안 되는 일은 정확히 가르쳐 주고 해달라는 모든 것을 무조건 다 주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 말만 떨어지면 무조건 벌벌 떨면서 해주는 것은 사랑이 아니고 아이를 성인답게 살지 못하도록 불구로 만드는 일이다.
이와 같이 사랑이란 그 사람이 필요한 것을 그 사람을 위해서 주는 것이다. 내가 주고 싶은 것을 주면서 내가 “줬다” 하는 만족감을 위해 주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안정되고 튼튼한 자아, 자신감, 관계의 실력을 위해서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이순자 <상담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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