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라 절경 관통 산행도로

2006-08-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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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바이웨이 - 395번 오웬스 밸리 <2박3일>

(론파인→인디펜던스→빅파인→비숍→맘모스 레이크→모노 레이크)

론파인(Lone Pine)부터 시작해 비숍(Bishop)을 걸쳐 모노 레이크(Mono Lake)에 이르는 오웬스 밸리(Owens Valley)의 395번 하이웨이는 하늘을 찌를 듯한 시에라의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이어지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드라이빙 코스다.
395번은 캘리포니아의 등뼈인 이스턴 시에라에 묻혀 있는 오웬스 밸리를 가로지른다. 이스턴 시에라는 해발 1만피트 내외로 미국 본토에서 가장 높은 지역중 하나인데 산이 깊고 오묘해 자연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395번을 가로지르다가 원하는 산행 도로들인 마운트 위트니 초입, 어니언 밸리(Onion Valley), 비숍 크릭, 락 크릭(Rock Creek), 사브리나(Sabrina) 레이크 등으로 나와서 시에라의 절경을 구경하면 된다. 특히 9월 중순부터는 봉우리 사이사이에 피어 있는 가을 단풍의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오웬스 밸리는 LA와 200여마일 떨어져 있다. 컨(Kern)과 인요(Inyo)카운티가 만나는 곳의 395번 하이웨이부터 이스턴 시에라의 경치가 시작된다. 한쪽으로는 시에라의 첨봉들이 하늘이 찌를 듯이 줄 서있고 다른 쪽으로는 데스 밸리를 품안에 간직하고 있는 모하비 산맥의 검은색 고봉들이 역시 나란히 줄을 서있어 지구상의 모든 기온대가 이 곳에 모여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395번의 첫 번째 도시는 론 파인(Lone Pine)은 마운트 위트니의 초입이기도 하지만 데스밸리 관광객들이 여장을 푸는 곳이기도 하다. 타운 입구에 안내센터(760-876-6222)가 있어 이스턴 시에라 관광의 본부라고 할 수 있다.
론 파인에서 서쪽으로 13마일 정도 산을 오르면 등정이 시작되는 유명한 위트니 포탈(Portal)을 만나게 된다. 해발 6,800피트까지 도로가 산을 타고 올라간다. 옛날 용맹한 장수들이 쓰던 날선 창검처럼 하늘을 찌를 듯 솟아난 고산의 봉우리들이 숨막히는 절경을 선사한다. 상큼한 솔 향기가 짙게 배어 나오는 소나무 숲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포탈로 들어가는 도로변, 타운에서 2마일 떨어진 앨라배마 힐스(Alabama Hills)는 론 파인의 또 다른 관광명소다. 로이 로저스, 진 오트리, 험프리 보가드 등이 주연한 100여개의 서부 영화들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갑자기 다른 혹성에 내려온 것같이 표현하기 힘든 모습의 바위들이 언덕을 만들고 있는데 모양이 희귀하다 못해 두려움까지 자아낸다.
론 파인에서 북쪽으로 20마일 지점에 위치한 인디펜던스는 미국-멕시코 전쟁 당시 군사지대다. 2차대전 일본인 강제수용소였던 만자나(Manzanr) 유적지도 이 곳에 있다. 인디펜던스의 가장 중요한 관광지는 타운에서 산으로 12마일 거리에 있는 어니언 밸리(Onion Valley). 마치 하늘나라를 가듯, 경사진 꼬불꼬불한 도로가 무려 8,500피트까지 올라간다. 수천봉의 바위산이 각기 다른 형상하고 있으며 그 사이로 길이 나있다.
인디펜던스에서 30마일 정도 북상하면 송어 낚시의 도시 비숍을 만난다.
비숍에서 비숍 크릭(Creek)을 통과하는 19마일 구간의 168번 하이웨이는 송어낚시의 천국 사브리나 호수(Sabrina Lake)로 이어진다. 호수에서 2마일 거리인 아스펜델(Aspendell)이라는 마을이 나타나고 여기서부터 2마일 구간은 시에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특히 아침녘 낮은 햇빛이 계곡을 메울 때는 신비로움까지 감돈다.
비숍에서 약 30마일 정도 북상하면 낚시터로 이름이 높은 인공호수 크로울리 레이크(Crowley Lake)를 만나고 이 곳에서 다시 5마일 정도 북상하면 1871년 탈옥수들과 보안관들이 치열한 총격전을 벌여 ‘죄수 호수’라는 이름이 붙여진 콘빅트 레이크(Convict Lake)에 도착하게 된다. 알프스의 엽서처럼 아름다운 콘빅트 호수를 돌아가는 길을 따라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콘빅트 레이크에서 북쪽으로 10마일 지점에는 캘리포니아 최대의 레저 타운중 하나인 맘모스 레이크(Mammoth Lake)를 만난다. 팔뚝만한 송어가 풍부한 이 지역은 여름철 마운트 바이크로도 유명하다.
맘모스에서 북쪽으로 30마일 지점에 있는 모노 레이크(Mono Lake)는 수십 피트의 소금 기둥을 구경할 수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동쪽 관문으로 들어가는 120번 티오가 패스가 이 곳에서 시작된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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