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Jazz LA 인근 페스티벌

2006-08-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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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만나는 달콤한 술’
무더위 식히는 흥겨운 ‘음악 성찬’

재즈는 어떤 선율을 선택함으로써 나타나는 산물이 아니라, 삶의 경험과 인간의 감정을 바탕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 느낌 하나가 열정과 영감을 얻어 음악과 만나서 이루는 절정을 재즈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빌리 할러데이, 엘라 피츠제럴드, 루이 암스트롱부터 줄리 런던, 다이앤 리브스, 그리고 크리스 보티까지,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음악가들을 통해 세상을 웃고, 울고, 가슴 시리게 만들어준 재즈는 전세계로 전파된 미국 문화 중에서 미국인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예술 형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20세기 초, 뉴올리언스의 살롱을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4/4비트 음악이 차츰 댄스 홀, 클럽, 티 룸 등으로 빠르게 번져 나가, 1930년대에 들어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음악, 또는 문화 장르로 부각했던 것. 틀에서 벗어난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스타일은 곧 르네상스의 전통을 탈피하려는 근대화 움직임과 일치했고, 따라서 재즈는 자연스레 근대화의 대명사로 간주되었다. 그로부터 1세기가 지난 오늘날, 보헤미안과 아방가르드 경향이 새롭게 유행하는 2000년대에 재즈 역시 다시 한번 널리 사랑 받는 장르로 떠올랐다. 퓨전 재즈, 크로스오버 재즈, 라틴 재즈 등 재즈를 다른 장르와 결합하여 대중에게 친근한 형태로 재구성한 스타일이 각광을 받으면서 재즈 페스티벌 또한 인기 있는 콘서트 무대로 성장했다. 전통적으로 록큰롤이나 뉴에이지 풍이 강세를 보여온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최근 수년 사이 재즈 페스티벌이 큰 주목을 받으며 증가하는 추세를 보일 정도. 유난히 더운 올 여름, 때로는 뜨겁고 때로는 시원한 재즈의 멜로디로 남가주의 열기를 잠재워줄 다양한 재즈 페스티벌을 알아본다.

롱비치 재즈 페스티벌
(Long Beach Jazz Festival)


바닷가 라군 옆에 위치한 잔디 언덕에서 콘서트가 열리는 만큼 촉촉한 루이지애나 분위기를 연상하면서 재즈에 젖어 볼만한 행사다. 19년이라는 역사에 어울리게 유명 음악인들이 동원되고, 난해한 전통 재즈보다는 가볍게 누구나 즐길만한 스무드 재즈, R&B, 라틴 재즈 등이 주를 이룬다.
올해 게스트는 11일에 웨이맨 티스대일, 조나단 버틀러, 데이빗 베노이, 그리고 K재즈 수상팀인 크리스천 헤르난데즈 퀸텟.
12일에 브라이언 컬버슨, 조지 듀크와 스탠리 클라크, 에버렛 하프, 필 페리, 킴 워터스.
13일에 하워드 휴윗, 피터 와이트, 리차드 엘리엇, 제럴드 올브라이트, 제프 고러브, 판초 산체스 등.
페스티벌장에는 알콜 음료, 유리병 및 용기, 비디오 및 오디오 기기가 금지되어 있으며, 의자나 스트롤러는 벽쪽에만 세울 수 있다.
▲일시: 8월11일부터 13일, 금요일 오후 7~10시30분, 토요일과 일요일 정오~오후 10시30분
▲장소: 롱비치 레인보우 라군 팍(Rainbow Lagoon Park), E. Shoreline Dr. & Linden Ave., Long Beach
▲티켓: VIP 140~165달러(토요일은 매진 상태), 박스석은 금요일 55달러, 토·일요일 70달러, 잔디밭 40달러.
▲문의: (562)424-0013 ticketmas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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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비치 재즈 페스티벌에서는 라틴 재즈, 퓨전 재즈 등에 어울리는 음식 밴더 및 다양한 부스도 마련되어 가족 나들이에 적합하다.

스위트 앤드 핫 재즈 페스티벌
(Sweet and Hot Jazz Festival)

1984년부터 매년 노동절 주말에 열리는 행사로, 총 200여명의 출연진이 8개 무대에서 동시에 연주하는 대대적인 재즈 축제이다.
호텔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안락한 실내 공간에서 다양한 빅 밴드 뮤직과 즉흥 재즈를 즐길 수 있다.
올해 출연진 중 알려진 밴드로는 바누 깁슨과 뉴 올리언스 핫 재즈(Banu Gibson & New Orleans Hot Jazz), 칼 써니 레일랜드 밴드(The Carl ‘Sonny’ Leyland Band), 팻 샘스 스윙 밴드(Fat Sam’s Swing Band), 이고어스 카우보이 재즈 밴드(Igor’s Cowboy Jazz Band) 등이 있다.
매리엇 호텔에서 한가지 인상적인 것은 1996년 시작된 재즈 워크 오브 패임(Walk of Fame)으로, 수영장 옆에 유명 재즈 음악인들을 기념하는 플래크가 진열되어 있는 점.
듀크 엘링턴, 루이 암스트롱, 프랭크 시나트라, 엘라 피츠제럴드, 카운트 배이시 등의 이름을 볼 수 있다.
매년 여섯개의 플래크가 새로 더해지는데, 올해도 페스티벌 개막일에 관련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일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장소: LAX 매리엇 호텔(Los Angeles Airport Marriott Hotel)
▲티켓: 25달러부터 45달러
▲문의: (310)641-5700, sweetho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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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광받고 있는 남가주의 재즈 페스티벌에서는 모든 연령층이 쉽게 즐길 만한 스무드 재즈나 퓨전 재즈를 주로 만날 수 있다.

JVC 재즈 페스티벌 로스앤젤레스
(JVC Jazz Festival Los Angeles)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국제적인 재즈 무대이다. 쿨 재즈의 선두 주자였던 마일즈 데이비스와 새라 본이 공연한 1984년 독일 콘서트 이후 20여년간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홀랜드, 이탈리아, 한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재즈의 산 역사를 보여주는 수준 높은 페스티벌로 사랑 받아 왔다.
그동안 JVC 재즈 무대를 거쳐간 음악인의 일부만 언급해도 레이 찰스, 웨인 쇼터, B.B.킹, 척 베리, 낸시 윌슨, 윈튼 마르샐리스, 다이앤 리브스, 허비 핸콕, 다이애나 크럴, 칙 코레아, 스팅,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 등. 전통 재즈에서부터 부드러운 R&B와 팝을 접목한 대중성 있는 콘서트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 LA 출연진은 밥 제임스, 내이든 이스트, 래리 칼튼, 하비 메이슨, 패티 어스틴, 알렉스 버그넌, 폴 테일러, 마이클 프랭크스.
▲일시: 8월20일 오후 6시
▲장소: 할리웃 보울(Hollywood Bowl), 2301 N. Highland Ave., Los Angeles
▲티켓: 7달러부터 31달러
▲문의: (323)850-2000
hollywoodbowl.com, ticketmas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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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재즈계의 신성으로 떠올라 순식간에 세계적인 음악인으로 부각된 재이미 컬럼도 JVC 재즈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가수이다.


하이야트 리전시 뉴포트비치 서머 재즈 시리즈
(Hyatt Regency Newport Beach Summer Jazz Series)

컨템퍼러리 스무드 재즈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 5월부터 재즈 페스티벌 및 콘서트를 유난히 많이 개최하는 뉴포트 비치의 여름을 마감하는 재즈 시리즈다. 올해도 예년과 다름없이 부드러운 스무드 재즈 연주자들로 꾸며진다.
7월 28일에는 팝, R&B, 펑크(funk), 빅밴드, 뉴올리언스 재즈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컨템퍼러리 재즈 색서포니스트 데이빗 샌본(David Sanborn).
8월4일에는 70년대 초 조지 벤슨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던 얼 클루(Earl Klugh)의 드문 솔로 무대.
8월11일에는 R&B, 어번 클래식, 팝 등으로도 평가되는 재즈 그룹 유지 그루브(Euge Groove).
8월18일에는 스무드 재즈 트럼피터 릭 브라운(Rick Braun).
8월25일에는 색서포니스트 워렌 힐(Warren Hill)과 기타리스트 제프 골러브(Jeff Golub).
9월1일에는 비밥, 레게, 어번 뮤직, 클래식 등을 접목한 연주로 그래미상을 수상한 바 있는 기타리스트 리 릿트너(Lee Ritenour)와 영화 ‘졸업’ ‘하바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패뷸러스 배이커 보이스’ 등의 사운드 트랙과 무수한 TV 쇼 음악을 담당했고 앤디 윌리엄스의 뮤직 디렉터를 지낸 바 있는 베테런 피아니스트, 제작자, 작곡가 겸 편곡가 데이브 그루신(Dave Grusin).
9월8일에는 LA 출신 밴드 히로시마(Hiroshima).
9월15일에는 재즈, 팝, 리듬 앤드 브루스, 월드 뮤직, 라틴 음악을 한데 모으는 그룹 리핑턴스 (The Rippingtons)와 러스 프리맨(Russ Freeman).
9월22일에는 그루브 재즈로 유명한 색서포니스트 리차드 엘리엇(Richard Elliot).
9월29일에는 무수한 컨템퍼러리 재즈 앨범 세션맨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온 기타리스트 피터 와이트(Peter White).
10월6일에는 NBA 농구선수에서 스무드 재즈 뮤지션으로 다시 태어나 두번째 앨범을 낸 웨이맨 티스대일(Wayman Tisdale).
▲일시:10월6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장소: 뉴포트비치 하이야트 리전시(Hyatt Regency Newport Beach), 1107 Jamboree Rd., Newport Beach, CA 92660
▲티켓: 50달러부터 85달러
▲문의: (949)729-6400,
summerjazzser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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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일렉트릭 호스맨’ ‘졸업’ ‘패뷸러스 배이커 보이스’ 등의 사운드 트랙을 담당했던 피아니스트 대이브 그루신은 올해 하이야트 리전시 뉴포트비치 서머 재즈 시리즈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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