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석이야기 진주

2006-07-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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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문명의 때를 씻고 태고의 색과 형상을 찾아 나선 폴 고갱!
“나는 평화롭게 살기 위해 문명의 껍질을 벗겨내기 위해 떠나려는 것입니다. 나는 그저 소박한 아주 소박한 예술을 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오염되지 않은 자연에서 나를 새롭게 바꾸고 오직 야성적인 것만을 보고 원주민들이 사는 대로 살면서, 마음에 떠오른 것을 마치 어린아이처럼 전달하겠다는 관심사 말고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문명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예술 혼을 불태웠던 곳, 타이티… 타이티 섬은 6월의 탄생석 ‘진주’의 영원한 모태이자 고향이다. 남태평양의 그 원시적인 건강함이 고갱의 천재성을 발휘하게 한 모태가 됐듯 천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진주를 키워냈다.
모델 나오미 캠벨이 ‘흑진주’ 란 애칭으로 불리는 것은 그녀의 매혹적인 몸매와 까무잡잡한 피부 때문이겠지만 고갱의 ‘타이티의 여인들’ 속에 등장하는 타이티의 여인들이야말로 원시적인 관능미를 물씬 풍기는 천연미인들이다. 가공되지 않은 흑진주의 오묘한 아름다운…
진주 중에서도 최고의 권위를 상징하는 ‘흑진주’의 그 검은색은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비밀은 양식되는 모패의 검은색에 있다. 흑진주는 전세계 생산량의 90%가 타이티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Black Tahati Pearl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흑진주는 양식되는 많은 진주들 중에서도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진주. 색이 좋지 않은 흑진주는 은염 처리하거나 근래엔 아예 방사선 처리를 해 논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흑진주는 가공하지 않은 자연의 상태가 가장 좋다. 컬러는 그린색이 도는 검은색이 상품이다. 흑진주 외에도 ‘미키모토 진주’ ‘남양진주’ 등이 일반인에게 친숙한 양식진주.
사람의 손으로 보다 많이, 크게, 아름답게 진주를 만들 수는 없을까? 이 꿈이 현재는 이루어져 진주를 생산하는 모든 과정이 사람의 손을 거친다.
‘미키모토 진주’ 라고 더 잘 알려져 있는 ‘아코야 진주’는 대표적인 양식진주. 사이즈는 보통 2~10mm에 해당되는데 대략 10mm 이하로 보면 된다. 남양진주(South Sea Pearl)가 아코야 진주와 다른 점은 바로 양식된 진주의 크기가 월등히 크다는 것. 보통 12mm 이상인데, 호주에서는 최근 19~20mm 이상의 남양진주도 생산된다. 이렇게 남양진주가 아코야 진주보다 큰 것은 바로 모패의 크기가 아코야 진주보다 3배 이상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양진주는 바닷물이 따뜻한 호주의 북서부 해안에 집중적으로 서식하는데 풍부한 영양과 높은 수온으로 아코야 진주보다 10배나 진주층이 두터운 양질의 진주를 생산해 낸다. 마치 폴 고갱의 깊은 원색의 유화처럼 진주는 그렇게 오랜 세월, 깊은 고독 속에서 여물어 탄생을 하게 된 것이다.

메이 김
<젠 보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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