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엄마표 밥’

2006-07-12 (수)
크게 작게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엄마표 밥’

지난해 11월 6가와 베렌도에 문을 연 한식전문식당 성북동.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엄마표 밥’

묵은지 김치를 넣고 조린 고등어조림. 성북동의 명물이다.

매콤한 고등어조림·살살 녹는 갈비찜·정성 가득한 깊은 맛

한식 전문 ‘성북동’

지구촌 곳곳의 기발한 음식과 퓨전 요리까지 수천 수만 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세상이 됐지만 언제 먹어도 맛있고 질리지 않는 음식은 뭐니뭐니해도 어머니가 차려 주시는 ‘집에서 먹는 밥’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새로 지은 밥, 속을 편안하게 풀어주는 구수한 장국, 지글지글 구운 생선 혹은 고기, 이것저것 다양한 종류의 밑반찬 등 어머니의 손맛과 정성이 가득한 집에서 먹는 밥은 특별하거나 으리으리한 요리는 아니지만 편안하면서도 친근한 요리이기 때문에 아무리 유명한 세계 진미라 해도 비교가 안 되는 것이다.


HSPACE=5

성북동의 주인이자 주방장인 손영희 사장.

지난해 11월 한인타운 6가와 베렌도에 문을 연 한식전문 식당 ‘성북동’은 이처럼 집에서 먹는 밥에 대한 향수를 지닌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 그리운 어머니의 손맛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입소문이 나면서 점심, 저녁 시간을 가리지 않고 손님들이 북적인다.
‘어머니 손맛’의 주인공은 손영희(53) 사장. 손 사장이 자신있게 소개하는 성북동의 대표메뉴는 묵은지 김치와 함께 매콤한 국물에 조려서 양은 그릇에 먹음직스럽게 서브되는 ‘고등어 조림’. 성북동의 명물로 자리잡은 고등어 조림은 뉴욕과 보스턴등 타주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데, 감칠맛 나는 김치와 함께 쫄깃한 고등어 살을 발라먹으면 밥 한 그릇은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다.
또 다른 인기메뉴인 ‘성북동 국밥’은 한국 경북 김천에서 유명한 국밥집을 운영하던 손 사장 어머니의 비밀 레서피를 그대로 이어받아 만든 메뉴로,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또한 기름기 없이 연한 살코기가 매콤한 국물과 함께 어우러져 살살 녹는 갈비찜도 빼 놓을 수 없는 인기 메뉴인데 모두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그 맛이다.
여기에는 물론 김치 담그는 것에서부터 다양한 종류의 밑반찬 준비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지휘하는 손 사장의 비법이 숨어 있다. 모든 요리에 생수를 사용하고 조미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는데 양념이 많이 들어가는 고등어 조림이나 국밥은 조미료 없이 어떻게 이 같은 맛을 낼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가족을 위해 준비하듯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드는 것이 가장 맛의 비결입니다. 때문에 제 손과 정성을 거치지 않은 음식은 절대로 내놓지 않지요”
손 사장이 털어놓는 ‘조미료 없이 맛내기’의 비결은 그야말로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것이다. 고등어조림은 두 번 이상 발효해 그윽한 향이 나는 특수(?)간장을 사용하는데 이 간장을 사용해야만 특유의 깊은 맛을 낼 수 있단다. 여기에 6개월간 잘 숙성한 ‘묵은지’ 김치를 함께 서브해 감칠맛을 연출하며 역시 손 사장만의 비법으로 만든 다대기로 칼칼한 맛을 완성하는 것.
연한 살코기 맛이 일품인 갈비찜은 하루 전 요리한 뒤 기름기를 걷어내는 과정을 여러 번 거친 뒤 양념국물에 할라피뇨를 넣어 톡 쏘는 맛을 가미한다. 성북동 국밥도 무와 토란대, 대파와 안심을 넣고 세 번 끓이는 등 여러 과정을 통해 깊고 구수한 맛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모든 음식이 조리과정에서 일반 레서피보다 한두 번 더 손을 들이기 때문에 주방 아주머니 3명, 멕시칸 직원 3명, 웨이트리스 3명이 일한다. 4인용 테이블 6개, 2인용 테이블 3개 들어가는 아담한 규모에 상당히 많은 직원수인데 이렇게 해야 음식을 천천히 정성 들여 만들 수 있으며 그만큼 맛있는 맛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손 사장은 특히 재료 선별에 까다로운데, 모든 고기는 초이스 등급, 야채도 가장 신선한 최상의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또 다른 맛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성북동에서는 이 외에도 갈비탕과 비빔밥, 낙지 돌솥비빔밥, 갈비와 불고기, 조기구이, 대구매운탕 등 집에서 만든 것 같은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손 사장은 앞으로 체인점을 통해 한국의 맛을 미 전국 곳곳에 전하고 싶다고 전하는데 묵은지 고등어조림을 전국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그날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고등어조림 12.99달러, 갈비찜 18.99달러, 성북동 국밥 8.99달러, 불고기와 된장찌개, 돼지 불고기와 된장찌개 콤보 12.99달러, 갈비탕과 돌솥비빔밥, 낙지 돌솥비빔밥, 전복죽, 칼국수 등은 6.99~8.99달러. 주 7일 오전 10시~오후 10시. (213)738-8977
<글·사진 홍지은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