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목자 생각 가스펠과 유행가

2006-06-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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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가는 어느 기간동안 유행하는 단순한 노래입니다. 이는 대중음악이라고도 하는데, 각 시대의 민중의 호기심이나 관심을 나타내는 테마(제목이 붙는)라는 음악적 요소에 그 시대의 양상이 뚜렷이 나타나는 특성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장기간 불려질 경우 유행가라 할 수 없는데, 아리랑처럼 유행가로 시작되었으나 오랫동안 애창되는 가운데 민요화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에서도 ‘놀라운 은혜’(Amazing Grace)란 노래가 교회적 유행가로서 오랫동안 애창돼 복음 찬송이라 불려집니다.
그런데 유행가는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는데, 인간이 언제나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심성에 맞아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가스펠은 기독교 유행가라 할 수 있는 단순한 노래입니다. 이는 복음가라고도 하는데, ‘어느 누구나 오라’는 찬송을 부르는 영국의 웨슬리언들에게 복음주의자라 부쳐진 것에서 복음 찬송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소위 텐트 집회에서는 부흥 설교의 정서적 열기 속에서 대중에 익숙한 유행가의 가사와 민요조의 노래가 혼합하여 복음 성가로 변하게 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복음가의 아버지 셍키는 ‘한때 아프리카를 선교 여행하다가 원주민이 부르는 노래가 복음가와 같았다’고 보고하였는데, 분명 아프리카 부두 종교의 율동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율동 노래는 전투와 성욕을 부추기는 황홀경(?)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복음가의 인기는 결국 상업적 대량생산으로 기독교 집단 복음주의와 호흡을 같이 하며 오늘까지 왔습니다.
결론은 내가 LA에 와서 가장 성장하고 있다는 몇 교회를 방문하고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기독교의 현대 선교에서 우리 청소년들은 큰 자원입니다. 그런데 이 청소년들이 ‘밥 없이는 살아도, 음악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열기를 교회가 성장의 도구로 사용하였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여기에 유행가의 특성상 ‘새로운 것’ ‘새 것’ 하다 보면 결국 어떤 힘(사탄 ?)이 움직이는 록, 그리고 뒤집기까지 하는 랩 가스펠까지 데리고 간다는 상황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밝혀둡니다.
그러나 ‘새 노래는 반드시 새로 지은 노래가 아니라 야훼의 존엄성의 경험, 즉 찬송의 현재 충동을 갱신하는 익숙한 노래’라는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분명 유행가는 익숙한 새 노래가 아닙니다.
끝으로 성 바울이 우리에게 준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엡 5:19)를 차자 예배에 효조할 수 있도록 봉사하는 사명이 우리에게 주어졌다는 것을 생각하며 이 칼럼을 내놓습니다.

김 경 덕 신부
<성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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