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리스 페이머스 델리(Jerry’s Famous Deli)

2006-06-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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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스 페이머스 델리(Jerry’s Famous Deli)

3년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더 좋은 모습으로 거듭난 식당 내부.

제리스 페이머스 델리(Jerry’s Famous Deli)

먹음직스러운 여러 종류의 케이크가 항상 준비되어 있다.

“집에서 먹는 듯 편안해”

홈메이드식 600가지 넘는 메뉴 놀라워
출출할 때 부담없이 찾아가 즐기기 그만

스튜디오 시티의 ‘제리스 페이머스 델리’는 개인적인 추억이 많이 담긴 곳이다.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새벽 2-3시를 넘겨 버리고 따뜻한 수프 한 그릇에 막 썰어낸 따끈한 패스트라미를 먹으러 달려갔던 곳, 송구영신 예배 후 그냥 집에 가기 서운해서 일곱 레이어의 초컬릿 케이크를 먹으며 가족들과 새해를 맞이했던 곳, 눈만 뜨면 허기짐에 힘들었던 임신기간 중 내일 아침 눈뜨자마자 그곳으로 달려가야지 하는 안도감에 설레는 마음으로 잠들 수 있었던 곳, 몸이 아파 꼼짝할 수 없을 때 치킨누들 수프나 스테이크까지 배달시켜 먹었던 곳, 주말 늦잠에서 깨자마자 모자하나 눌러쓰고 가족과 주말 브런치를 즐기러 가는 곳, 아이들에게 친절해서 마음 편히 외식할 수 있는 곳, 손으로 집어먹어도 흉이 되지 않는 커다란 오이피클이 생각나서 찾게되는 곳…
누군가 비유했듯 톨스토이의 소설만큼이나 길고 긴, 정말 이런 음식이 다 있긴 한 걸까, 의심까지 들게 만드는 600가지가 넘는 메뉴가 트레이드 마크인 제리스 페이머스 델리는 젊은이들이 클럽에서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찾기도 하고, 동네사람들이 내 집 식당처럼 들러 식사하고 가는 정겨운 곳이기도 하지만, 평상복 차림의 연예인들이 식사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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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즐길 수 있는 아침메뉴. 베리안 와플과 과일.

무엇보다 24시간 달콤하고 푸짐한 브렉퍼스트를 먹을 수 있어서 좋은 데다 풀 바(full bar)와 레스토랑 델리를 한꺼번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장차림의 비즈니스맨이나 반바지에 탱크탑을 입은 사람이 어색하지 않게 어우러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요소들이 제리스 페이머스 델리를 수많은 미국 레스토랑의 대열에서 단연 두드러지는 레스토랑으로 만들어 주었다.
1978년 아이크 스타크맨(Ike Starkman)은 방송국, 영화 스튜디오들이 밀집해 있으면서 고급 동네로 꼽히는 스튜디오 시티에 그의 첫 제리스 식당을 오픈했다. 그의 예상대로 좋은 로케이션은 저절로 좋은 이미지의 마케팅을 해나갔고, 연예인들과 영화업계, 방송인들과 지역 주민들을 단골손님으로 만들어 나갔으며 LA를 방문한 여행객들에게도 마치 관광지라도 되는 듯 한번쯤 들러야 할 장소로서 인기를 끌었다.
지난 십수년간 꾸준히 LA지역을 본점으로 좋은 로케이션만을 찾아 하나씩 레스토랑을 오픈한 제리스 델리는 현재 LA에만 7개, 마이애미에 3개 식당을 열고 있으며 스튜디오 시티 본점은 3년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로 거듭났다.
그렇다면 600가지가 넘는다는 메뉴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가장 중요한 맛은 어떨까. 먼저 이 많은 모든 종류의 메뉴를 홈메이드 형식으로 자체적으로 만든다는 점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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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로 맛있다고 자랑하는 패스트라미 샌드위치.

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는 다양한 아침식사, 피자, 유대인의 음식인 마초 볼(matzo ball) 금방 썰어내 뜨거운 패스트라미 샌드위치, 훈제 연어(lox)를 얹은 피자나 샌드위치, 양이 많기로 유명한 신선한 샐러드 등이 있고 ‘악’ 소리가 날 정도로 큰 케이크 종류 등 팬시하진 않지만 마치 집에서 만들어 먹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 이곳을 찾게 만드는 이유이다.
먼저 메뉴판을 들여다보면 도무지 무엇으로 결정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생소한 메뉴를 무작정 시도해 보기에는 대부분 10달러가 훌쩍 넘는 가격이 부담스럽고 다른 곳에서도 매일 먹는 종류는 재미가 없다. 샌드위치만 해도 거의 100가지가 넘어보여서 메뉴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이 깨알같은 글씨가 방대하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 입맛에 잘 맞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메뉴들을 골라본다면 다음과 같다.
햄, 터키, 계란, 베이컨, 아보카도 등이 들어간 콤브샐러드(11.95달러), 캘리포니아 샐러드(10.95달러), 진한 토마토 맛의 스위트 앤 사워 캐비지 수프(6.95달러), 피타 브레드 속에 케이전 스타일의 매콤한 터키 버거가 들어있는 케이전 인 피타 터키 버거(10.95달러), 라이스와 피타 브레드와 함께 서브되는 케밥 치킨 브로셰뜨(15.25달러), 함께 서브되는 베이크 빈이나 감자 샐러드와 아주 잘 어울리는 패스트라미 샌드위치(12.95달러), 칠리 소스가 들어간 칠리 버거(10.95달러), 작은 양으로 간식(nosh) 정도의 요기만 하고 싶을 때는 베이글이나 구운 빵 위에 오이와 토마토를 곁들인 찹드 치킨 리버 앤 어니언(7.50달러), 토마토 소스 없이 소시지, 칠리, 양파, 시금치, 할라피뇨, 모자렐라, 체다 치즈, 실란트로가 들어간 멕시칸 피자(11.25달러), 공짜 윕크림을 주문해서 같이 먹으면 더 맛있는 여러가지 신선한 과일과 벨지언 와플 2조각(7.25달러), 베지터블 오믈렛 (9.50달러), 단 것이 땡기는 한밤중에 먹으면 더 맛있는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초컬릿 퍼지, 윕크림과 넛트가 함께 서브되는 미드나잇 매드니스(8.25달러) 등이 있다.
정식 식사를 하러 가기보다는 평범스럽지 않은 이른 아침이나 새벽 또는 늦거나 이른 점심에 출출함을 달래고 싶을 때는 부담없이 찾아가 약간의 일탈에서 나오는 즐거움을 경험해 보자.
제리스 페이머스 델리는 스튜디오 시티(12655 Ventura Boulevard. Studio City, CA 91604, 818-980-4245)와 우들랜드 힐스, 웨스트우드, 웨스트 LA, 엔시노, 코스타메사에 레스토랑이 있으며 대부분 24시간 오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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