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포츠 바로 월드컵 축구 보러갈까

2006-06-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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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바로 월드컵 축구 보러갈까

바니스 비너리는 남가주 최고로 꼽히는 스포츠 바. 1920년대 할리웃 로드 하우스 중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곳이다.

스포츠 바로 월드컵 축구 보러갈까

최근 스포츠 바에서는 대형 평면 TV를 통해 운동경기를 즐기는 이외에 텍사스 홀덤 같은 카드놀이도 진행된다.

월드컵에서부터 수퍼보울까지, 윔블던에서부터 NBA까지, 이천수와 코비 브라이언트와 배리 본즈와 미셸 위를 모두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 21세기 하이텍과 운동경기가 만나는 스포츠 바는 스포츠 매니아들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에 부족함 없는 공간이다. 실제 경기장보다 더 사실적인 중계를 보면서 친구들과 목청 높여 응원이나 야유를 던져도 무관하고, 한 스포츠에 만족하지 못하면 의자를 젖히고 반대편 벽에서 진행되는 다른 경기에 몰두 할 수 있으며, 게임이 지루해지면 당구나 텍사스 홀덤 포커게임을 잠시 기웃거릴 수 있고, 그것마저 시들해지면 카운터 옆에 기대서 데이트 상대를 찾아볼 수도 있다. 대형 평면 TV와 다양한 운동경기의 위성중계가 유행하면서 지난 10여년간 급부상한 스포츠 바는 과거 대학가 맥주 집을 연상시키던 소박한 분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 최첨단 시설과 인테리어로 무장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놀이 장소로 재탄생했다. 금요일 퇴근 후, 혹은 집에 많은 사람이 모여서 운동중계를 관람하기 어려운 여건에 놓인 주말, 혼자 TV 앞에 앉기보다는 가까운 스포츠 바에서 조금 색다른 경험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 그런 의미에서 월드컵과 미 프로농구 결승전이 진행되고 있는 요즘 유난히 상승세를 타는 남가주 유명 스포츠 바들을 찾아보았다.

스포츠 매니아들의 ‘열린 광장’

30대 이상 점잖은 부류


▲그랜드 애비뉴 스포츠 바
(Grand Avenue Sports Bar, Biltmore Hotel)
506 S. Grand Ave., LA., CA 90071, 213-612-1532
LA 다운타운 빌트모어 호텔에 위치한 만큼 차분함과 나름대로 기품을 갖추었다. 푹신한 버건디색 카펫과 부담 없는 인테리어 사이에 다양한 스포츠 기념품이 진열되어 있어, 마치 프라이빗 남성 사교클럽에 들어서는 기분을 받게 된다. 양복차림의 비즈니스맨이나 호텔 투숙객 중 유별난 스포츠 광을 쉽게 볼 수 있다.
간혹 중요한 게임 포인트에서 탄성이나 짧은 함성을 들을 수 있지만, 손님 대부분이 응원하는 재미보다는 비교적 조용히 경기 자체에 빠져들기 때문에 30대 이상 점잖은 부류에게 어울린다.
3개의 대형 프로젝션 스크린과 17개의 평면 모니터, 당구대, 푸스볼, 비디오게임 등 기본적인 것은 모두 갖춘 편이다.
테이블마다 맥주에 곁들일 수 있는 팝콘이 서비스로 나오고, 하프타임에 먹는 필라델피아 치즈 스테이크 샌드위치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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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운타운 빌트모어 호텔에 자리한 그랜드 애비뉴 스포츠 바.

DJ 나오는 댄스플로어

▲버스비즈 (Busby’s)
3110 Santa Monica Bl., Santa Monica, CA 90404, 310-828-4567
영국식 가구와 진한 가죽의자, 벽돌로 장식된 벽과 아치, 각종 수입 맥주와 말끔한 손님들이 유럽풍 맨션을 연상케 한다. 샌타모니카의 또 다른 명물 큐스(Q’s)에서 일했던 경력을 가진 주인들이기 때문에 센스 있게 스포츠 바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맞춰두었다.
무수한 플래스마 TV 사이로 당구대와 각종 놀이기구가 라운지 스타일로 각 방마다 꾸며져 있다. 가격이 다소 높은 음식은 일반 바와 달리 필레 미뇽, 로스티드 랍스터 등 그릴 레스토랑 수준에서부터 샌드위치까지 있다.
운동중계가 끝난 뒤에는 새벽 1시반까지 DJ가 나오는 댄스플로어가 열리기 때문에 미혼자들이 많이 몰린다.

성인 남성들의 천국

▲할리웃 빌리아즈(Hollywood Billiards)
5750 Hollywood Bl., LA, CA 90028, 323-465-0115
1916년 할리웃과 웨스턴에 문을 열면서부터 LA에서 가장 유명한 당구장으로 부각된 곳인데, 노스리지 지진으로 건물이 헐리자 현재 장소로 옮겨 4년에 걸친 공사 끝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98년 다시 문을 열었다.
스포츠 바와 당구장이 구분되어 있으며, 피자에서부터 스테이크까지 완전한 메뉴를 갖춘 식당, 가라오케 룸, 아케이드 게임 룸, 그리고 널찍한 야외 패티오와 프라이빗 VIP 룸까지 갖추었다.
워낙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성인 남성들에게는 천국 같은 놀이터다. 주말에는 스포츠 팬, 당구 팬뿐 아니라 미혼자들이 많이 모여들며, 그룹파티 장소로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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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웃 빌리아즈는 90년의 역사를 가진 당구장 겸 스포츠 바로서 온갖 게임기와 놀거리를 갖추어서 남성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장소다.


대학생 등 젊은 열기

▲양키 두들스(Yankee Doodles, Santa Monica)
1410 Third St. Promenade, Santa Monica, CA 90401, 310-394-4632
스포츠 관람보다 사람 구경을 즐기는 인파가 주말마다 모여드는 곳이다. 외부에서부터 패티오에 넘쳐나는 젊은이들이 눈에 띄고, 이층으로 된 내부는 40개에 달하는 TV 스크린과 20여개의 당구대가 네온사인과 더불어 현란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UCLA 학생들이 많이 찾아서 유독 대학교 남학생들 클럽 기분을 느낄 수도 있는데, 막상 운동경기가 시작되면 빅스크린 주변에는 진정한 스포츠팬들이 모여 열중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에어 하키, 푸스볼, 아케이드 배스킷볼, 다양한 비디오게임 등 놀거리가 많다.
음식은 햄버거, 샌드위치와 더불어 버펄로 윙, 케사디아 같은 에피타이저가 먹을 만하다. 알콜 음료로는 34온스 머그에 나오는 드래프트 비어와 마이타이가 인상적이다.

응원, 야유… 지루하면 포커게임

전세계 맥주 230종

▲야드 하우스(Yard House, Long Beach)
401 E. Shoreline Dr., Long Beach, CA 90802,
562-628-0455
전형적인 바닷가 식당 겸 스포츠 바 스타일이어서 주말마다 붐비고 소란스럽지만 큰 경기가 있을 때 모든 손님이 같은 팀을 응원하면서 구경하면 절로 흥이 나고 재미가 더하다.
전국 7개 주에 분점이 있으며 남가주에만 여덟 군데가 있는데 롱비치 만한 명성과 분위기는 찾기 힘들다.
야드 하우스는 드래프트 비어 시스템으로도 유명한데, 케그 하우스가 따로 있어서 600개 배럴 안에 1,000갤런에 달하는 맥주가 준비되어 있고, 지붕을 통해 연결된 튜브를 타고 바의 200여개 탭에서 직접 따를 수 있게 되어 있다는 것.
전 세계에서 수입된 다양한 맥주 종류만 230가지에 달한다. 음식은 피자, 샌드위치, 해산물, 스테이크 등 해안 식당의 전형적인 메뉴다.

주류 6달러·스포츠퀴즈

▲챔프스 스포츠 퍼브(Champs Sports Pub)
4103 Burbank Bl., Burbank, CA 91505,
818-840-9493
바닷가나 할리웃에 자리한 스포츠 바의 화려함 대신 편안함과 친절함이 있어서 중서부나 북동부 소도시 출신들이 고향 생각을 하면서 들를 만한 평범함이 바로 이 곳의 특징이다.
유별난 하이텍 인테리어나 기기는 없지만 경기를 보는데 불편하지 않을 만큼 TV 스크린을 갖추었고, 당구대, 푸스볼, 다츠, 셔플보즈 등 놀거리도 충분하다. 스포츠에 모든 것을 거는 해박한 팬들이 단골이어서 하프타임에 스포츠 퀴즈가 열리면 게임보다 더 열성적으로 문제를 맞춘다. 여러 가지 핑거푸드와 햄버거, 샌드위치 등과 음료수의 가격이 모두 6달러 이하로 저렴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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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과 친절함으로 승부하는 챔프스 스포츠 퍼브에는 스포츠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단골들이 항상 모여든다.

레이커스 경기 단골

▲폭스 스포츠 스카이 박스
(FOX Sports Sky Box)
1111 S. Figueroa, LA., CA 90015, 213-742-7345
레이커스 경기가 있을 때 반드시 가야 할 곳이다. 스테이플스 센터 스포츠 바인 만큼 레이커스의 원정경기 때나 홈게임 티켓이 없을 때 찾는 광팬들이 많다. 티켓 가진 사람들이 만남의 장소로도 많이 쓰기 때문에 경기 전후로 유난히 소란스럽다.
54개에 달하는 빅스크린을 통해 진행중인 경기뿐 아니라, 그 날 하루 있었던 모든 운동경기의 기록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음식은 나초, 햄버거, 샌드위치, 샐러드 등에서 고를 수 있는데, 주말에 중요한 경기가 있는 날은 서비스를 제대로 받기 어려울 만큼 붐비는 점을 고려해서 식사를 미리 하고 가는 게 좋다.
뜨거운 스파이스드 사이더에 바닐라와 시트러스 향이 든 투아카를 섞고 윕크림을 얹은 파이터스 사이더(Fighter’s Cider), 아마레토나 배일리스를 넣은 커피 등이 독특하다.

테이블마다 낙서 가득

▲바니스 비너리(Barney’s Beanery)
8447 Santa Monica Blvd., West Hollywood, CA 90069, 323-654-2287
재니스 조플린과 지미 핸드릭스가 맥주와 햄버거를 즐겼다는 할리웃의 마지막 로드하우스다. 1920년 루트 66 도로변에 문을 연 길거리 식당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역사적인 곳으로, 여전히 200여가지의 맥주와 함께 햄버거 150종류, 핫덕 20종류, 샌드위치 50종류, 오믈릿 90종류, 칠리 65종류 등의 화려한 메뉴를 유지하고 있다.
사방에 걸린 TV 스크린 이외에도 당구대와 비디오게임이 마련되어 있고, 큰 경기가 중계되지 않는 날에는 유명 DJ가 댄스 플로어를 이끈다. 허름해 보이는 외관과 부스 테이블마다 낙서가 가득한 것도 이 집만의 독특한 개성이다. 레스토랑 리뷰나 소비자 선정 리스트에서 매년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남가주 스포츠 바의 대명사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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