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을 안주삼아 막걸리 한 잔 “캬~”

2006-06-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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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주점 ‘천태만상’

한국 옛날 시골 장터 그대로 옮겨온듯
보쌈·묵은지 찜·황태구이 ‘감칠 맛’

뻔한 주머니 사정과는 달리 유난히 자주 술이 고팠던 학창시절, 선후배들이 함께 우르르 몰려 달려가던 곳은 다름 아닌 인심 넉넉한 아주머니가 반겨주시던 학교 앞 민속주점. 바쁜 일상으로 인생이 조금 버거울 때, 옛 추억을 떠올리며 힘을 얻고 싶다면 학창시절 민속 주점의 정겨움이 느껴지는 3가와 세라노에 위치한 ‘천태만상’에 들러보자.
문을 열고 들어서면 벽면이 온통 옛날 시골장터 풍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독특한 모습이 그 옛날 학교 앞 민속 주점 느낌 그대로다. 정겨움을 안겨주는 실내 분위기 못지 않게 이곳의 자랑거리는 단연 맛깔스런 안주와 민속 주점의 트레이드마크인 막걸리다.
마시고 나면 머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한때 싸구려 술대접을 받았던 막걸리지만 한국 음식 먹을 때는 뭐니뭐니해도 구수하고 달달해 술술 잘 넘어가는 시원한 막걸리가 최고다. 천태만상은 민속주점답게 막걸리만도 네 종류나 구비하고 있는데, 최근 새로 나온 생 막걸리도 맛볼 수 있다. 생 막걸리는 전통 탁주의 감칠맛에 톡 쏘는 듯한 청량감이 더해져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고품격 막걸리다. 살아있는 효모균이 들어있어 기존 막걸리에 비해 맛도 좋을 뿐 아니라 트림과 숙취도 거의 없는 것이 특징.
입에 착착 붙는 막걸리와 잘 어울리는 인기 안주로는 단연 천태만상 보쌈. 커다란 접시에 돼지 족발, 삶은 삼겹살, 배추가 기본적으로 서브되며 여기에 매콤한 양념에 무친 무와 간장에 절인 할라피뇨 고추가 곁들여 나온다. 배추에 족발이나 삼겹살을 올리고 무, 할라피뇨, 마늘을 얹은 다음 감칠맛 나는 쌈장을 듬뿍 올려 싸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또한 천태만상 보쌈에는 기본적으로 된장찌개, 김치전, 밥이 서브되므로 술 먹기 전 밥을 꼭 먹어야 한다면 식사로 손색없다. 중 사이즈는 23.99달러, 대 사이즈는 29.99달러.
국물 자작한 안주거리가 필요하다면 돌솥 묵은지 찜을 시켜본다. 커다랗고 두툼한 돌솥에 돼지고기, 묵은 김치, 두부, 떡 등을 넣고 푹 끓여 나오는데 이곳에서 직접 담근 김치를 익혀 만들어 그 맛이 깔끔하다. 푹 익은 김치에 돼지고기와 두부 하나 올려 국물과 함께 떠먹으면 밥 한 공기가 금세 뚝딱인 데다, 막걸리도 술술 잘 넘어간다.
다음으로 먹어볼 만한 메뉴는 황태구이.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온 질 좋은 황태에 매콤하면서도 맛깔스런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워 나오는데 한번 맛본 사람들은 황태구이의 맛을 못 잊어 다시 찾을 정도로 손님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안주는 물론 밥반찬으로도 그만인데 큼직한 황태구이를 한입 베어 물면 부드럽게 씹히는 황태 살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감칠맛이 퍼진다.
이렇게 맛있는 안주를 주당들만 맛보게 할 수는 없는 법. 식사 메뉴로 다양하게 구비된 정식 메뉴를 시키면 인기 안주인 보쌈과 황태구이를 반찬으로 즐길 수 있다. 모두 공기밥과 된장찌개가 함께 서브되는데 보쌈 정식은 9.99달러, 황태구이 정식은 11.99달러. 이밖에도 불고기와 생선구이가 정식도 있으니 입맛에 따라 골라 먹으면 된다.
물론 커다란 TV도 마련되어 있으므로 맛있는 막걸리와 맛깔스런 안주와 함께 색다른 월드컵 응원 전을 준비해 보는 것도 좋겠다. 주소는 4251 W. 3rd st. LA. 전화는 (213)384-7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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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칠맛 나는 국물 맛이 일품인 돌솥 묵은지 찜. 점심 메뉴로 인기인 황태구이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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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천태만상의 실내 모습. 막걸리는 물론 다른 술안주로도 인기 만점인 천태만상 보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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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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