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연의 축복-오개닉 꿀

2006-06-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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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은 자연 그대로의 선물이며, 화학제품이나 항생제 같은 단어는 허니와는 전혀 무관한 말이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대량으로 생산되는 일반적인 꿀에는 알게 모르게 화학제품들이 섞여 있다고 한다. 오개닉 허니는 화학제품이나 항생제가 전혀 사용되지 않은 벌들에게서 나오는 자연 그대로의 꿀이다. 농무부(USDA)가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화학제품이나 항생제가 조금이라도 꿀의 채집 과정 또는 벌에게라도 사용되었다면 오개닉 허니가 아니다. 응용곤충학자 파라(C.L. Farrar)에 따르면 유기농의 꿀을 사용하는 것은 단지 우리 몸에 이로울 뿐 아니라 자연의 생태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http://www.beesource .com) 그런데 자연 그대로의 벌들에게서 생산된 허니에도 일반적인 허니 만큼이나 다양한 종류들이 있다. 우리 나라의 유채 꽃에서 생산되는 제주도의 허니도 훌륭하지만 미국의 작은 벌 농장에서 채취되어 생산되는 다양한 종류의 꿀들은 나름대로의 향과 색깔에 있는데 이에 따라 음식이나 차에 사용하는 법을 알아둔다면 더욱 특색 있게 꿀을 음미할 수 있다. 다양한 꿀의 종류와 맛, 응용법에 대해 소개한다.

맛과 향 무궁무진
어떤 음식과도
환상의 궁합 이뤄

▲블루베리 허니(Blueberry Honey)-농도가 진하면서 강한 맛이 특징이다. 부드러운 버터 같은 달콤한 향이 난다. 트러플 오일과 섞어서 사용하면 맛이 서로 잘 어울리며 팬케이크나 머핀, 넛이 들어간 빵에 잘 어울린다.
▲버크윗 허니(Buckwheat Honey)-진한 밤색의 색깔을 지니며 몰라세(molasse)에 가까울 정도로 맛과 향이 비슷해 몰라세 대신에 베이킹에 많이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색이나 강한 향에 비해서 그다지 달지는 않다. 어떤 이들은 짚풀 향이 나는 허니라고도 한다. 뜨거운 우유나 치커리 커피 등에 잘 맞는다.
▲크랜베리 허니(Cranberry Honey)-보통 옅은 밤색을 지니며 잔잔한 크랜베리 향이 난다. 부드러우면서도 살짝 과일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어서 많은 셰프들의 사랑을 받는 꿀이다. 초컬릿과 잘 어울리며 물론 크랜베리 소스에 넣으면 적격이다. 그리고 거의 모든 과일 잼에 설탕 대신 사용하면 무리 없이 맛과 향이 잘 어울린다. 음료는 크랜베리 티나 카모밀 티가 좋다.
▲사막의 야생꽃 허니(Desert Wildflower Honey)-옅은 황금색이 나며 애리조나에서 많이 생산된다. 사막의 여러 야생꽃에서 채집된다. 맛은 살짝 릴리 향이 나며 혀에서 짜릿하면서 깨끗한 달콤함이 특징이다. 스푼으로 그냥 이 허니 자체를 먹는 것이 최고의 음미법. 하지만 발사믹 비네그렛을 만들 때 넣어도 그 맛이 잘 어울린다. 또한 바삭한 프렌치 바게뜨에 찍어 먹으면 별미다.
▲오렌지 블러섬 허니(Orange Blossom Honey)-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지고 마켓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전통적인 미국 허니의 한 종류이다. 황금빛을 띠며 풍성한 단맛, 짙은 농도와 함께 살짝 레몬 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대중적인 꿀인 만큼 어느 음식과도 무리 없이 궁합이 잘 맞는다. 샐러드 드레싱이나 브리 치즈, 아이스크림 그리고 과일 샐러드 등, 그리고 잉글리시 블랙 티나 세일론 티, 차이티, 레모네이드 등 활용범위가 넓다.
▲라즈베리 허니(Raspberry Honey)-노란빛이 특징이며 코코아버터와 프렌치 향수의 향이 느껴진다. 이 허니의 향이 살아나는 래즈베리 허니와 월넛을 섞은 비네그렛을 만들 수 있고 디저트용 허니로 최고다. 특히 패스트리에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세이지 허니(Sage Honey)-아주 밝은 노란빛을 띠며 아주 살짝 페퍼 맛이 느껴진다. 그리고 깨끗한 끝 맛이 특징이다. 강한 맛이 없는 특징 때문에 어떤 레서피에 사용해도 다른 음식과 어울려 맛이 잘 혼합된다. 닭고기를 잴 때 사용해도 되고 만챙고 치즈(manchango cheese)와 잘 어울린다. 그린 티에 넣어먹어도 좋다.


#꿀을 이용한 비네그렛 만드는 법

여러 음식에 사용하는 레서피중 간단한 비네그렛은 소 파멜토 허니와 레드와인 발사믹 비네거로 만든 비네그렛을 만들어볼 수 있다.
2큰술의 발사믹 비네거와 같은 양의 레드와인 비네거, 4큰술의 양질의 올리브오일, 마늘 다진 것 1작은술, 그리고 소 파멜토 허니를 조금씩 섞어가며 맛을 보면서 가감을 결정한다. 여기에 1작은술의 디종 머스타드와 소금, 후추를 아주 조금 섞으면 완성된다.
또 사워크림(sour cream)에 와일드 라즈베리 허니를 조금 섞어서 빵에 찍어먹는 딥으로 사용하면 색다른 맛을 빵과 함께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오개닉 허니는 잘 굳어지는데 이러한 경우 뜨거운 물에 꿀을 병 채 반정도 넣고 놓아두면 부드러워진다.

<글·사진 정은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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