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분노 없이 자녀 키우기

2006-06-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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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자 <상담심리학 박사>

“많이 무서워요. 사람이 어떻게 하면 자식을 죽이기까지 갈 수 있나요? 남의 일 같지 않아요. 내 자식이 그러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어디 있나요?” 많은 부모님들이 염려와 고민이 생겼다. 어떻게 해야하나? 어떻게 키워야 분노없이 자녀들을 키울 수 있나?

우리 모두는 분노가 전혀없이 성장하는 사람은 없다. 한번도 화나는 경험을 당하지 않고 크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분노는 자연스럽게 생기는 인간의 감정들 중 참으로 심각한 경험을 말해주는 감성이다. 불공평 한일을 자주 당한다든지, 억울하게 야단맞고 매를 많이 맞는다든지, 억울하게 속임을 당하든지 누명을 쓴다든지, 사랑의 배반을 당한다든지 하는 등등의 가슴 아픈 경험을 할 때 우리 모두는 분노를 느끼게 되어있다.
우리가 성인이 된 후에 이런 경험을 해도 화가 나고 울기도 하고 누구에겐가 털어놓기도 하고 기도도하고 여러 방법을 동원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애를 쓰지만 얼마나 견디기 힘들고 생각할 때마다 화가 나는지는 경험해본 사람은 다 알고 있다. 더구나 이런 비슷한 경험들을 아직 생각하고 판단하는 방법을 고안해내는 전두엽이 충분히 개발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많이 하게되면 개발진행중인 뇌에 비정상적인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심리과학자들의 연구조사에 의하면 1. 좌측두엽의 과소 내지는 과다 활동을 뇌 MRI 를 통해서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분노의 생각이 정착되는 부분이다. 2. 감정뇌의 가장 윗부분(Anterior Cingulate Gyrus)의 과다 활동. 생각의 유연성을 유지해주는 부분으로 과다 활동을 보일 때는 한가지 생각에 고착되어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경험을 하게되는데 분노의 감정에 사로잡혀 헤어 나오지 못하는 증상이 일어나곤 한다. 3. 전두엽(Frontal Lobe) 개발 부족: 뇌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자기개념이 부족하고, 문제의 원인에 대한 이해 부족(무조건 “너 땜에”라고 생각), 자신과 남의 감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정서가 불안하고, 충동을 조절하는 힘이 부족하고, 모든 감정을 분노로 표현하는 습관이 생기며, 협박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한다.
이런 현상들은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클 때 스트레스 홀몬중 하나인 코르티솔(cortisol)이 너무 많이 생산되고 과다 코르티솔 양은 뇌세포 연결 매개체의 분비를 방지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뇌 개발을 중지시킨다. 자녀의 뇌 개발에 지장을 주는 스트레스를 가장 심한 순서대로 나열을 하면 1. 신체학대, 2. 성학대, 3. 심한 가정불화, 4. 깨진 가정 5. 고아원/양부모, 6. 범죄부모 밑에서 성장하는 일들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분노가 쌓이지 않게 키울 수 있을까? 첫째, 부부 문제가 있을 때는 싸우거나, 욕하거나 때리지 말고 부부가 함께 의논하고 해결 방법을 찾고 필요시엔 전문가의 도움을 속히 받도록 한다. 둘째, 스트레스가 있을 때는 7-8세가 넘은 아이들에겐 간단히 설명해주고 “엄마 아빠 약간 스트레스가 있지만 잘 해결할거니까 넌 염려하지마” 하고 부드럽게 말해준다.
셋째, 훈육할 때 때리고 소리지르는 방법을 쓰지 말고 더 효과있는 방법들을 배워서 교육한다. 넷째, 자녀들이 화를 낼 때 격한 표현을 멈추게 하고 “화날 때 화가 난다고 말하는 것은 괜찮아. 화도 느낌이니까. 그러나 화났다고 네 몸이나 다른 사람 마음이나 몸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안 돼” 하고 가르치고 “왜 화가 났지?” 하고 물어서 대답을 들어줘서 마음을 풀어준다. 들은 후에는 “그까짓거 가지고 화내냐?” 하며 야단치지 말고 “그래서 그렇게 힘들었구나” 하고 이해해준다. 다섯째,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는 가족시간을 갖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감정 표현하는 시간을 갖는다.
여섯째, 부모가 실수로 화를 냈으면 사과하고 “마음이 아팠어?” 물어서 분노를 풀어준다. 일곱째, 다른 사람의 느낌을 함께 느껴주는 연습을 한다. 힘든다고 말할 때 “너 정말 힘든 사람들을 못 봐서 그래. 아프리카 홈리스들 봐라” 하고 말하지 말고 아이들의 감정에 동참해서 마음의 위로를 받는 경험을 많이 하도록 해서 다른 사람의 느낌에 동참하는 것을 어려서부터 훈련을 받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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