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포근하게 입안 감싸는 환상의 맛

2006-05-3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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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안 식당에서 뜨겁게 데워진 깊숙한 볼에 담겨나온 뇨키(Gnocchi)를 처음 먹어보았을 때의 그 느낌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웃음 짓게 만드는 동글동글 귀여운 모양에 따뜻하고 포근하게 입안을 감싸는 그 부드러움이 바로 감자에서 나왔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탈리안 별미 ‘뇨키’ (gnocchi)

감자와 밀가루·계란 반죽의 절묘한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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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아낸 뇨키는 찬물에 헹구지 않고 뜨거울 때 바로 소스를 뿌려 먹는다.

듀럼 밀·리코타치즈에
시금치 넣어 만들기도

뇨키에는 두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이탈리아의 투스카니 지방에서 시금치와 리코타로 만든 뇨키는 질식사를 가장 많이 유발하는 음식으로 불린다. 너무 맛있어서 사람들이 숨도 쉬지 않고 빨리 먹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과 같이 이탈리안 음식이 특별히 인기 있고 유명한 나라에서는 월급날의 하루 전인 매달 29일에 뇨키를 먹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월급 하루 전날은 누구나 가장 돈이 없을 때로 값은 싸지만 맛있고 영양 좋은 뇨키로 삼삼오오 모여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다. 요즘도 아르헨티나 이민자들은 매달 29일을 뇨키의 날로 알고 모인다고 한다.
독일어에서 유래하여 이탈리아어로 작은 경단이란 뜻의 뇨키는 뇨코(gnocco)의 복수형이다. 주 재료인 감자를 삶거나 오븐에 구워 익혀서 곱게 으깬 것에 밀가루와 계란을 섞어 반죽하여 만드는 것이 가장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방법이고, 스파게티의 원료로 쓰이는 듀럼 밀, 보통 밀가루, 빵가루, 리코타 치즈와 시금치를 넣어 만드는 방법도 알려져 있다.
감자에 밀가루를 섞어주는 양은 감자 자체의 수분함량에 따라 조절되고, 계란을 섞지 않기도 하지만 너무 끈적거리는 반죽보다 만들기 쉽도록 계란을 함께 넣는 경우가 많다.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서 냉동해 보관하면 언제나 막 만들어낸 듯 맛있는 뇨키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시중에는 이미 만들어져 삶기만 하면 되는 뇨키가 드라이나 말랑한 상태로 진공 포장되어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감자를 익히고 갈아 반죽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도 있다. 다른 파스타 종류와 함께 분류되어 판매되고있지만 물에 삶아낼 때 파스타보다 훨씬 짧은 시간 내에 익기때문에 오버쿡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감자 뇨키 만드는 법

감자에 포크를 찔러 몇 개의 구멍을 낸다. 예열된 화씨 400도 오븐에 한 시간 정도 감자를 구워 포크가 부드럽게 들어갈 정도로 읽힌다. 손으로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식었을 때 껍질을 벗긴 후 라이서를 통해 눌러서 고운 입자를 만든다.
큰 보울에 소금, 베이킹 파우더 그리고 계란 흰자와 함께 곱게 으깨진 감자를 넣는다.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재빨리 밀가루를 조금씩 섞어 가면서 반죽을 만든다. 반죽을 밀가루가 표면에 뿌려진 반죽 트레이로 옮긴다. 조심스럽게 1-2분 정도 부드러워질 때까지 주무르고 반죽이 질 때는 밀가루를 추가한다. 반죽을 조금씩 잘라 밀어서 엄지나 검지 손가락 정도의 두께로 길게 만들어 1인치 정도의 길이로 자른다.
홈이 나있는 나무로 만든 뇨키 보드위에 반죽 조각을 굴려 뇨키 표면에 홈을 내준다. 보드가 없다면 홈이 있는 강판을 대신 사용해도 된다, 뇨키는 살짝 구부러진 모양에 홈이 제대로 파져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소스를 골고루 배어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양의 소금물에 뇨키를 조심해서 넣고 삶아낸다. 뇨키가 수면으로 떠오르고 약 90초 후면 완성된다. 냉동 뇨키의 경우에는 떠오른 후 2분 정도면 알맞게 익는다. 삶을 때 반죽의 부분이 일어나 깃털처럼 물 속에서 흩어지면 밀가루를 적게 넣은 것이고, 2분 안에 익지 않으면 밀가루를 너무 많이 넣은 것이다.
삶아놓고 지금 바로 뇨키를 요리할 계획이 아니라면 한 겹으로 접시에 깔아서 밀가루를 뿌린 후 냉장고에 넣어두면 12시간정도 보관이 가능하고 반죽만을 보관하고 싶을 때는 냉동상태에서한달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삶아낸 뇨키는 찬물에 헹구지않고 바로 먹는데 따뜻하게 데워진 접시위에 담고 파머잔 치즈나 올리브 오일만을 뿌려 먹어도 맛이 좋다. 맛을 더하고 싶다면 토마토 소스, 치즈 소스, 세이지 향의 버터 소스등이 두루 쓰이고, 익혀 잘게 자른 시금치나 데쳐서 곱게 간 스위트 피와 함께 곁들여도 아주 맛있다.

▲재료 : 러셋 포테이토 2파운드(중간크기 4개 정도), 1 1/2컵 밀가루, 계란 노른자 3개, 소금 1작은술, 베이킹파우더 1/2작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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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뇨키를 만들때 필요한 도구와 재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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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에서 뇨키를 만드는 과정. 뇨키 보드가 없다면 강판을 사용해 홈을 내주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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