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더 높고… 더 편하게…

2006-05-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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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고… 더 편하게…

아카데미 오브 쿠튀르 재학생 지나 최(왼쪽)양이 올 여름 핫 아이템인 웨지힐을, 미셀 신 양은 은색 스틸레토 힐을 신고 포즈를 취했다.

변형 하이힐 속속 등장

르네상스시대 목욕탕서 신던
귀부인들의‘초핀’서 유래


곧 쓰러질 듯 휘청휘청 보기에도 불안하지만, 하이힐의 유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세대를 불문하고 하이힐이 인기인 것은 하이힐을 신으면 가슴이 앞으로 나오고, 엉덩이가 두드러져 날씬해 보이는 데다 종아리가 가늘어 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
하이힐의 기원은 확실치 않지만 르네상스 시대 귀부인들이 신던 ‘초핀’이 시초라는 견해도 있다. 초핀은 목욕탕 안을 돌아다니며 발이 물에 젖지 않도록 바닥을 높이 잡은 신발을 본떠 만든 것인데 어떤 것은 굽이 50㎝가 넘었다고 한다. 18세기에는 하이힐의 선이 각선미를 살려주자, 다리를 드러내는 짧은 옷이 함께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의사들이 “하이힐은 다리 건강에 해롭다”고 경고하지만 하이힐의 장점을 간파한 여성들은 좀처럼 높은 굽에서 내려오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높고, 더 편하게’를 외치는 여성들을 위해 플랫폼 슈즈처럼 하이힐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발을 편하게 하는 ‘변형’ 하이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확실한 유행, 플랫폼 슈즈

플랫폼 슈즈는 웨지힐 슈즈의 변형 디자인이다. 둘다 통굽이기는 하지만 웨지와 플랫폼 슈즈는 앞굽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스타일이 나뉜다. 웨지는 앞굽이 없는 반면 플랫폼 슈즈는 최하 1인치 정도 앞굽이 있다. 따라서 플랫폼 슈즈는 그만큼 뒷굽도 높다. 3인치는 보통이고 4인치까지 되는 것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그러나 플랫폼 슈즈라고 반드시 웨지힐일 필요는 없다. 뒷굽은 일반 하이힐처럼 생겼는데 스틸레토 힐보다는 훨씬 두툼한 굽도 플랫폼 슈즈의 반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플랫폼 슈즈가 현재 트렌드 세터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얼굴을 반이나 가리는 큰 선글라스와 다리 전체를 감싸듯 딱 달라붙는 스키니진 등 복고 바람이 구두에서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패션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에나멜 슈즈를 주목하라
에나멜 슈즈는 사실 봄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올 여름을 겨냥해 출시된 에나멜 슈즈의 특징은 색상이 훨씬 컬러풀해졌다는데 있다. 빨강과 파랑은 물론, 핫핑크, 노랑, 그린 등 캔디컬러 등이 강세다. 또 디자인도 앞코가 뾰족하거나 둥근 것, 굽이 높은 것과 낮은 것 등 다양하게 나와 있다.
정장 슈즈의 대명사 찰스 데이빗은 다양한 색상의 에나멜 소재 스틸레토 힐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불기 시작한 스키니진의 열풍으로 원색의 스틸레토 힐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올 여름 웨지힐의 열풍에 원색 스틸레토 힐을 찾아보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약 스키니진을 장만했는데 도대체 어떤 신발을 신어야 좋을 지 모르는 이들이라면 찰스 데이빗 매장을 한번 방문해 보길. 화이트와 블랙은 물론 레드, 옐로, 골드, 실버 등 다양한 색상이 나와 있다.

◇반짝이 슈즈

사실 반짝이 슈즈 역시 봄/여름 시즌마다 트렌디한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인기 아이템중 하나다. 그러나 올 여름 반짝이 슈즈의 진화는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시다. 예전엔 반짝이라 하면 금색과 은색 정도의 펄감있는 패브릭이 전부였다면 올해 쇼 윈도에 장식된 ‘반짝이’는 말 그대로 반짝이다.
귀걸이나 목걸이에나 쓰일 법한 작은 큐빅을 촘촘히 이어 붙여 조명을 받으면 발만 동동 뜰 것처럼 화려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 반짝이 슈즈는 하이힐 디자인으로 나와 있지만 발레 슈즈나 메리제인(mary jane ·발등에 끈이 착용된 것) 슈즈처럼 소녀취향의 귀여운 디자인이 많다.
<글 이주현 기자·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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