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영중인 영화프로

2006-04-14 (금)
크게 작게
‘내형의 아내’ (My Brother’s Wife)★★★(5개 만점)

시동생과 불륜 즐기다 임신까지

멕시코판 소프오페라 멜로드라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남편과의 불만족스런 섹스에 스트레스가 잔뜩 쌓인 여자가 야수 같은 시동생과 성애를 즐기면서 난리법석이 일어나는 멕시코판 소프오페라 멜로 드라마다.
대낮 주부들을 위한 TV 드라마 수준이지만 간통, 근친상간, 동성애 및 임신중절에 적당한 섹스 신과 남녀의 나신 그리고 감정과 욕정의 지스러기들이 많아 싸구려 재미가 있다.
멕시코시티의 부유한 사장 이그나시오와 그의 팔등신 미녀인 아내 소에(바바라 모리)는 결혼생활 10년이 지나면서 정열 없는 삶을 산다.
양말을 한꺼번에 두 켤레 신고 바하만 듣는 이그나시오는 토요일에만 아내와 섹스를 한다. 그러면서도 아내를 사랑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질식할 것 같은 삶을 동성애자인 친구 보리스에게 고백하는 소에는 화가로 형 이그나시오와 관계가 나쁜 곤살로와 접촉을 하게 되면서 결국 그와 호텔을 전전하며 화끈한 섹스를 즐긴다.
소에와 이그나시오의 결혼생활을 더욱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이그나시오가 아기를 가질 수 없는 남자라는 점. 그런데 곤살로가 소에에게 형이 동성애자가 분명하다고 일러바치면서 소에는 남편을 더 멀리하게 되고 마침내 가출을 한다.
소에가 곤살로의 아기를 임신하면서 이 가정의 복잡한 인간관계와 불화가 잘 해결되는데 철저한 소프오페라여서 얘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빤히 들여다보인다.
우루과이 태생의 모리가 육감적인데 말끔한 차림의 이그나시오역의 크리스찬 아이어와 수염이 텁수룩하게 난 곤살로역의 마놀로 카르도나 등의 연기는 무난한 편. 특히 여자들이 즐길 영화로 모양은 말쑥하고 음악과 촬영도 좋다. 리처드 기어와 다이앤 레인이 나온 간통영화 ‘부정’을 연상케 하나 그것에 비하면 심리적 깊이가 없이 얄팍하다. R. 버뱅크 16 등 일부 지역.

‘우리의 상표는 위기’(Our Brand Is Crisis) ★★★½

클린턴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로 이끄는데 1등 공신 노릇을 한 정치자문 제임스 카빌과 그의 팀이 이번에는 2002년 볼리비아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곤살레스 산체스 데 로사다(일명 고니)에게 고용돼 여론조사서 꼴찌인 그를 대통령에 당선케 만드는 과정을 담은 흥미진진한 기록영화.
카빌 등은 11명의 대통령 선거 출마후보 중 3인 선두그룹에서 2위인 중도파 지도자 만프레드 레이에스 비야에게 10포인트 이상으로 뒤지고 있는 부르주아 출신의 고니를 위해 라파스로 내려간다.
카빌 등은 상대방에 대한 비방선전과 함께 국민들에게는 공포 전략을 사용 3인중 꼴찌인 고니를 당선시킨다.
그런데 고니는 대통령이 된지 얼마 안돼 국민의 시위로 쫓겨나 현재 워싱턴 DC에서 살고 있다. 볼리비아의 현 대통령은 당시 선거서 3위를 차지한 노동자 출신의 에보 모랄레스다. 일부 지역.

‘자매들’(The Sisters) ★★½

체홉의 ‘세 자매’를 원작으로 한 연극을 영화로 만든 죽은 아버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해 만나기만 하면 사사건건 대결하는 세 자매와 그들 주변 사람들의 드라마. 연기력이 좋은 배우들이 나오는 앙상블 캐스트의 영화지만 영화라기보다 무대극이라고 해야 좋다.
뉴욕의 한 대학교 교수회관을 무대로 이 학교의 총장이었던 아버지의 세 딸과 외아들이 한데 모여 자신들의 과거와 허위와 위선 그리고 사랑과 자기 기만과 삶의 총체적 위기에 관해 끊임없이 논쟁을 벌인다. 이 논쟁을 심판처럼 곁에서 관찰하는 노 교수와 세 자매 중 막내를 놓고 벌이는 젊은 두 교수의 라이벌 의식 그리고 외아들의 ‘무식’한 약혼녀 및 유부녀인 2녀와 유부남과의 격정적인 사랑 등이 그려진다. 철저히 무대극 팬용. R. 뮤직홀(베벌리힐스)과 원 콜로라도(패사디나).

‘에로틱한 부츠’ (Kinky Boots)★★★

위기의 구두공장 회생시킨 여장 남자


흑인 치웨텔 에지오포르 열연

런던의 후진 클럽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여장 남자가 영국 중부 도시의 공장 근로자들과 호흡이 맞아 편견을 극복하고 서로를 존경하게 되고 또 공장도 잘 돌아가게 된다는 이색적인 영국산 코미디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는데 망해 가는 구두공장을 신제품 개발로 회생시키는데 1등 공신 노릇을 하는 흑인 여장 남자역의 치웨텔 에지오포르가 진짜로 노래하고 춤추며 열연을 한다.
영국 중부도시 노샘턴에서 구식 구두를 제조하는 공장의 사장이 급사하면서 그의 아들 찰리가 공장을 물려받는다. 바가지 긁는 약혼자가 있는 찰리는 공장이 파산 직전에 이른 것을 알고 직원을 해고하는데 찰리는 그 중 한 명인 여직원 로렌의 해고 대신 신제품 개발에 머리를 돌려보라는 제의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찰리는 신제품의 아이디어를 얻으러 런던으로 갔다가 술에 취한 어느 날 밤 뒷거리에서 깡패들에게 당하는 여장남자 롤라를 목격하게 된다. 롤라를 돕던 찰리는 오히려 롤라의 도움을 받게되고 그녀(?)가 일하는 클럽의 드레싱 룸으로 업혀간다. 그리고 찰리는 롤라가 쇼를 하면서 신은 섹시한 빨간 부츠에 눈이 간다. 롤라가 클럽에서 노래하는 장면들이 일품인데 특히 ‘롤라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던지’와 ‘예 서 아이 캔 부기’가 흥겹고 화려하다(굵은 음성에 근육질의 에지오포르가 볼만하다).
찰리의 인간성에 반한 롤라는 노샘턴에 올라가 괴상야릇할 정도로 야단스럽고 에로틱한 부츠를 디자인해 제품을 생산하다.
이 과정에서 여장남자인 롤라와 보수적인 노동자들간의 편견과 갈등이 묘사되나 영화는 무해한 작품이어서 모든 것이 잘 된다(단조로운 얘기에 각양각색의 근로자들이 변화를 준다). 찰리와 롤라의 궁극적 목표는 롤라의 신제품을 밀라노의 구두 전시회에 출품해 구매자를 찾는 것. 찰리는 밀라노에서 약간 위기를 맞으나 만사형통으로 끝난다. 여성 팬들이 즐길 만하다. PG. 아크라이트(323-464-4226) 센추리15(310-289-4AMC) 그로브 (323-692-0829) 모니카(310-394-9741) 사우스코스트 빌리지(800-FAN DANGO #162)

‘허비 행콕: 가능성’(Herbie Hancock: Possibilities) ★★★

현대 재즈음악의 살아 있는 전설인 허비 행콕과 그의 스튜디오에서의 10여명의 유명 팝 레코딩 가수 및 연주자들과의 공동작업을 담은 기록영화. 재즈 팬들에게 권할 만하다.
행콕과 다른 음악인들과의 녹음과정을 통해 재즈의 즉흥성을 보여주는데 행콕은 음악을 인간성을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영화는 행콕의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주면서 음악가들은 ‘안락지대’에서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행콕과 칼로스 산타나, 스팅, 애니 레녹스, 폴 사이몬,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유명 가수들과의 공동 작업과 함께 행콕의 세계 순회연주 모습 등이 담겨 있다.
행콕이 1962년 마일스 데이비스 5중주단과 연주한 희귀 필름도 소개된다.
PG. 그랜드(213-617-2681)

‘워터 프론트’(On the Waterfront·1954)

전직 권투선수로 뉴저지 항구를 팔아먹는 갱 보스의 주먹노릇을 하는 보잘것없는 깡패의 자기 구원과 인간다운 삶을 위한 몸부림을 그린 강렬한 흑백 드라마. 깡패 테리역의 말론 브랜도를 정상급 배우로 올려놓은 불후의 명작으로 감독 엘리아 카잔은 브랜도를 천재라 불렀다. 리 J. 캅, 로드 스타이거, 칼 말덴 및 에바 마리 세인트가 공연하는 사실적이요 치열한 영화로 음악은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했다. (사진)

‘비바 사파타’(Viva Zapata!·1952)

정부군에게 살해당한 멕시코의 혁명아 에밀리아노오 사바타(1879~1919)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흥미만점 흑백 명화로 역시 카잔이 감독했다. 사파타역은 말론 브랜도가 맡았다. 앤소니 퀸과 진 피터스 공연. 각본은 존 스타인벡. 15일 하오 7시 30분부터 LA카운티 뮤지엄 극장(5905 윌셔) 동시 상영.

‘악명 높은 베티 페이지’
(The Notorious Bettie Page) ★★½

1950년대 미국 남자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나체 모델 베티 페이지의 삶을 다룬 자전적 영화. 핀-업으로 유명했던 페이지(그녀는 아직 생존해 있다)의 성장배경과 남자관계 그리고 뉴욕으로 진출해 인기 누드모델이 됐다가 기독교로 돌아가기까지의 그녀의 삶이 교과서적으로 특색 없이 그려졌다.
흑백 화면 중간중간 컬러 화면으로 변하고 과거의 뉴스필름을 사용해 현실감을 살리고 있지만 페이지의 감정묘사와 내면묘사가 전무하다시피 해 그녀가 마치 로봇 같다. 페이지역으로 예쁜 그레첸 몰이 완전 나체로 나와 열연을 하지만 전연 섹시하지 않은데 영화가 갑자기 끝나면서 그 후 페이지의 삶을 궁금하게 만든다. R. 선셋(323-848-3500) 뉴윌셔(310-281-8223) 등.

‘강’(The River)

프랑스 인상파화가 오귀스트 르느와르의 둘째 아들로 ‘암캐’와 ‘위대한 환상’ 등 걸작을 만든 장 르느와르 감독의 안팎이 모두 아름답고 심오한 명화로 1951년작. 이번에 새 프린트로 떠져 상영되는데 특히 컬러 화면이 눈을 멀게 만든다. 감독의 첫 컬러 영화로 인도서 올 로케이션 촬영한 경치가 아름답다. 이 영화는 르느와르가 평생 매달렸던 생명력과 미의 근원으로서의 물에 대한 미적 명상이라고 하겠다.
인도 벵갈 지역에 사는 세 소녀 해리엣과 발레리와 멜라니는 친구. 이들이 사는 곳에 부상을 입은 미군 대위 존이 나타나면서 세 소녀는 이 남자의 마음을 사려고 서로 겨룬다.
이와 함께 인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사람들의 일상이 자세히 묘사된다. 감동적이요 서정적인 작품으로 자녀동반으로 꼭 보시도록. 19일 하오 8시 아카데미 본부 새뮤얼 골드윈 극장(310-247-3600). 입장료 5달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