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과 인종 차별

2006-03-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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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과 인종 차별

정학정 <상업용 전문 Charles Dunn Co.>

몇 주 전 열렸던 오스카상 시상식에서는 ‘크래쉬’라는 작품이 올해의 대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다인종이 모여 사는 LA를 배경으로 우리 사회에 내재된 인종 차별을 솔직하고, 과감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종 차별에 대해 이 영화는 백인이 소수계를 차별하는 것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백인과 흑인, 흑인과 아시안, 그리고 같은 인종 안에서도 나타나는 갈등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모두는 아마도 인종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자신은 인종 차별에 절대적으로 반대한다고 믿고 싶겠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다른 인종에 대한 선입관과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생각이 발전되고 표출되면 그게 바로 인종 차별인 것이다.
백인 남성이 대부분인 산업용 부동산 중개업의 경우 간혹 혹은 은연중에 나타나는 그들의 인종 편견을 보게 된다.
내가 리스팅을 갖고 있는 한 상가에 한인 스킨케어 업소가 입주를 희망했다.
꽤 유명한 회사에서 준비하는 전문 샵으로 모든 조건이 충족됐지만 백인 랜드로드는 망설였다.
특히 이 스킨케어샵이 변칙적인 마사지팔러가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얼도 당도한 생각까지 하는 것이 아닌가.
어쨌든 그의 우려를 들었을 때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아가 일어 났다.
잘 설명해 좋은 방향으로 해결됐지만 일부 한인의 잘못으로 전체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특히 LA같은 멜팅팟에서 살려면 그동안의 부정적 이미지를 복구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인종 차별이라 부를 수는 없겠지만 같은 민족사이의 편견도 사라져야 할 것 같다.
상업용 건물을 많이 소유한 한 한인은 내가 백인들이 많은 회사에 근무한다는 사실을 알고 한인 에이전트들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토로했다.
그의 얘기를 들으며 나를 믿고 이야기 해준 것에 대한 감사보다는 그가 가지고 있는 한인 에이전트에 대한 이미지에 큰 슬픔을 느꼈다.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으면 그런 불신이 생겼는가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모든 한인 에이전트들을 불신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그가 전에 같이 일했던 에이전트들이 자신들의 전문 분야가 아닌 매물을 다루다가 실수를 했기 때문에 불신을 얻었던 것 같다.
이것은 인종적인 것과는 무관하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한인 에이전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전문적인 지식으로 프로페셔널하게 일하는 사람들이다.
주택을 하는 에이전트들 보다는 소수이지만 산업용 부동산시장에서 활약하는, 능력 있는 한인 에이전트들을 알고 있다.
어느 인종이나 좋은 사람들이 있고, 좋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마찬 가지로 좋은 백인 에이전트들과 한인 에이전트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에이전트들이 있다.
우리는 인종에 대한 선입관과 편견을 버리고 모든 사람을 동일하게 대해야 하겠다.
이 일은 나 자신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인종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것은 우리와 같은 한인들에 대한 편견도 마찬가지다.


(213)534-3243
www.charlesdu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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