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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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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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는 복수의 첫글자’(V for Vendetta)

‘메이트릭스’를 만든 와초우스키 형제가 각본을 쓰고 제작한 공상과학 액션영화로 동명의 그래픽 소설이 원작. 2020년. 세계가 분쟁을 겪은 뒤 어수선한 판국에 영국에 정체를 모를 질병이 번지면서 공포에 질린 국민들은 선동가인 애담 서틀러(존 허트)를 수상으로 뽑고 파쇼정권을 인정한다.
11월5일 자정에 정체불명의 가면을 쓰고 케이프를 걸친 V(휴고 위빙)가 런던 중앙 형사법원을 폭파한다. 그리고 V는 이전에 사이비 경찰들인 갱에 의해 겁탈을 당할 뻔한 TV 방송국 직원 이비(나탈리 포트만)를 구해준다.
한편 V는 이비가 일하는 방송국에 침입, 1년 후 의회를 폭파하겠다고 방송으로 선언한다. 여기서 그는 경찰이 체포하려는 이비를 또 구해준다. 얘기는 V가 자신의 적을 차례로 살해하고 두 경찰이 V를 쫓는 것으로 이어진다. R. 전지역.


‘질르의 아내’(Gille’s Wife)★★★½


1930년대 벨기에의 작은 광산촌에 사는 부부간의 관계의 문제와 부인의 병적으로 절대적인 남편사랑을 뛰어난 영상미와 절제된 대사 그리고 배우들의 절묘한 표정 연기로 그린 고급 예술영화.
벨기에 프랑스 합작품. 공장 노동자인 질르의 아내 엘리사(에마뉘엘 드보)는 남편을 극진히 사랑하면서 어린 쌍둥이 딸을 키우고 집안 돌보는 일에 열심이다. 자기 삶에 만족하는 그녀는 세 번째 아기를 임신중인데 어느 날 남편이 외도를 한다고 의심하면서 다시 한번 질르의 진짜 아내가 되기 위해 자기를 포기하듯 하는 피나는 노력을 한다.
남편의 사랑을 잃을 것이 두려운 아내의 감정적 격랑을 절묘하게 표현한 영화로 드보가 고요하나 강렬한 연기를 찬탄스럽게 해낸다. 촬영과 화면구조가 마치 그림을 보는 듯한 영화로 라스트 신이 눈물나게 충격적이다. 성인용. 페어팩스(베벌리와 페어팩스)와 원콜로라도(패사디나).


‘마라톤 맨’(Marathon Man)

고 존 슐레신저 감독의 1976년작 스릴러로 영국의 명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악역을 맡았다. 대학원생인 더스틴 호프만이 전 나치들이 빼돌린 다이아몬드를 차지하려는 극악무도한 올리비에 때문에 죽을 고생을 치른다.
나이 먹은 올리비에가 젊은 호프만을 붙잡아놓고 호프만의 생이빨을 뽑는 것을 비롯해 끔찍하게 잔인한 장면이 많다. 로이 샤이더, 마르테 켈러 공연.


‘검은 일요일’(Black Sunday)

존 프랑켄하이머 감독의 1977년작 테러리스트 영화로 흥미만점. 국제 테러조직이 수퍼보울이 열리는 경기장을 폭파할 계획을 짠다.
이 들을 돕는 자가 베트남전에 참전 포로가 됐다 풀려나 약간 머리가 돌아버린 군인. 이 군인이 광고용 블림프를 점령해 몰며 경기장 폭파를 시도한다.
브루스 던, 로버트 쇼, 마르테 켈러 공연. 19~20일. 뉴베벌리 시네마(323-938-4038).


‘보스턴 교살자’
(The Boston Strangler)

토니 커티스가 병적인 연쇄 살인범으로 나와 명연기를 하는 이 영화는 실화다. 1960년대 초 보스턴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여인들만 교살해 죽인 사건. 커티스가 블루컬러 교살자 알버트 디살보로 나와 살인본능을 못 참고 범행하는 연기를 겁나게 해낸다. 그의 최고의 연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살인자를 끈질기게 추적하는 수사반장으로 헨리 폰다가 나온다. 획기적인 영화로 1968년작. 리처드 플라이셔 감독. 의식의 흐름 수법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다큐 스타일의 훌륭한 드라마다.



‘10 릴링턴 플레이스’
(10 Rillington Place)

역시 리처드 플라이셔 감독의 1971년작 영국영화로 소심한 섹스 킬러의 이야기를 극적 과장 없이 사실적으로 그렸다. 실화. 1940년대 런던을 뒤흔들어 놓았던 살인사건으로 이 사건 때문에 영국서 사형제가 폐지됐다. 18일 하오 7시30분 에어로 극장(1328 몬태나. 샌타모니카).


‘조디액’(Zodiac) ★★★

1968년부터 몇 년간에 걸쳐 북가주의 발레호에서 발생했던 연쇄 살인사건의 실화다. ‘조디액’이라는 별명의 킬러는 1968년 데이트중이던 10대 남녀를 사살한다.
이 사건은 이 마을의 특종 욕망에 몸이 단 한 기자에 의해 센세이셔널하게 다뤄지면서 온 마을이 공포의 도가니화 한다. 사건을 맡은 수사관은 사랑하는 아내와 12세난 영리한 아들 자니(로리 컬킨)를 둔 매트(저스틴 제임버스).
첫 사건 후 6개월만에 다시 젊은 남녀 한 쌍이 살해된다. 매트는 사건 해결의 압력과 함께 마을을 떠나려는 아내와의 가정문제에 시달린다.
조디액은 또 다른 젊은 커플을 살해한 뒤 살인을 멈췄는데 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아있다. 군더더기 없이 긴장과 스릴을 갖췄다. R. 선셋 5.


‘사랑 없는 해’(A Year without Love) ★★★

동성애를 적나라하게 다룬 아르헨티나 영화로 작년에 베를린 영화제 수상작. 온갖 행위의 섹스와 새도매조키스틱한 변태행위 그리고 노골적인 남자 성기노출 등이 있어 아무나 볼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단순한 섹스영화가 아니다. 에이즈에 걸린 젊은 남자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위무시켜 주는 길과 참사랑을 찾으면서 아울러 작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글로 써 가는 과정을 치열하고 진지하게 다루었다.
에이즈에 걸린 젊은 작가 파블로는 자신의 고통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글로 쓴다.
파블로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달래줄 것들을 찾아 밤새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게이 지역을 돌아다닌다. 그리고 그는 온갖 종류의 게이들을 만나 다양한 섹스의 세상을 경험한다. 절대 성인용. 선셋 5.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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