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 ‘타락한 천사’

2006-03-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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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적인 사랑의 파괴성 그려
흑백촬영 뛰어난 필름 느와르

1944년 필름 느와르 걸작 ‘로라’(Laura)를 감독한 오토 프레민저의 1945년작. 이 필름 느와르에서도 프레민저는 ‘로라’에 주연한 데이나 앤드루스와 흑백 촬영의 귀재 조셉 라쉘 그리고 ‘로라’의 끈적거리는 주제음악을 작곡한 데이빗 락신을 다시 사용했다. ‘로라’의 안을 뒤집어놓은 듯한 이 영화는 특히 빛과 그림자를 절묘하게 대비시킨 촬영이 뛰어나다.
샌프란시스코 근처 한 작은 마을에 정차한 버스에서 무일푼의 미남 야바위꾼 에릭(앤드루스)이 내린다. 돈이 없어 더 이상 버스를 타고 갈 수가 없다. 그가 자기도 모르게 찾아 들어간 곳은 팝스 이츠라는 해변의 낡아빠진 식당. 그는 여기서 일하는 섹시한 웨이트리스 스텔라(린다 다넬)에게 반한다. 그런데 성적 기운을 화끈하게 발하는 스텔라를 좋아하는 남자들은 식당 주인과 전직 뉴욕 형사 마크(찰스 빅포드) 등 한두 명이 아니다.
에릭은 자기를 못 본 척하는 스텔라를 아내로 삼기 위해 먼저 자기를 좋아하는 사망한 마을 전직 시장의 소심한 딸 준(앨리스 페이)에게 접근한다. 준은 에릭의 구혼을 받아들이는데 결혼일 밤 에릭은 아내를 두고 스텔라를 찾아간다. 그런데 스텔라가 의문사 하면서 에릭이 혐의자로 몰리자 에릭은 자기를 극진히 사랑하는 준과 함께 샌프란시스코로 도주한다. 그러나 에릭은 준의 사랑에 감동돼 다시 마을로 내려온다. 진범은 누구일까. 집념적인 사랑의 파괴성을 다룬 영화다. FOX 비디오는 ‘폭스 필름 느와르’라는 제하에 이 영화 외에 2편을 최근 출시했다.
▲‘탈출구는 없다’(No Way Out·1950)-병원에 입원한 증오로 가득 찬 백인 인종차별주의자(리처드 위드마크)가 흑인 인턴(시드니 포이티에 데뷔작)이 고의로 자기형을 죽였다고 비난하면서 인종폭등이 일어난다. 대담한 사회문제 멜로 드라마. ▲‘텔리그래프힐 위의 집’(House on Telegraph Hill·9151)-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뒤 죽은 친구의 신원을 도용한 여인이 친구의 고향인 샌프란시스코에 도착, 살인사건에 휘말려든다. 개당 15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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