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기차익 노리던 바이어들 “빠지자

2006-03-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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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차익 노리던 바이어들 “빠지자

신축 주택을 주문했다 취소하는 경우가 최근 급증하고 있어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가격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신축 주택에 대한 주문 취소가 증가하고 있어 주택 시장 둔화가 가속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새로 짓는 주택에 대해 주문을 냈던 바이어들이 구매 예치금을 포기하면서 까지 예약을 취소하는 것은 주택을 거주하기 위해서 보다는 투기목적으로 매입하려던 주택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빠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경고 사인. 집을 단기간에 사고 팔아 이익을 챙기던 때는 끝났다고 발빠른 투자자들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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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주택 구매 예약 취소 최근 급증
투기성 바이어들 시장 이탈이 주원인
“예치금 잃더라고 해약이 낫다” 판단
전반적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까 우려

전문가들은 그동안 엄청 높게 형성돼 있는 일부 시장의 주택 가격이 얼마나 허약한 기반에 근거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며 가격 거품이 실제로 빠지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징후라고 입을 모았다.
전국건축업협회(NAHB)가 실시한 최근 조사에 의하면 회원업체 다섯 중 하나는 주택 주문 취소가 6개월전에 비해 늘어났다. 더욱이 4%의 업체들은 취소 증가가 ‘심각한 수준’이라고호소했다. “주문 취소가 일어나기 시작했을 때는 사태가 심히 우려되는 것”이라고 이 협회 수석경제분석가 데이빗 사이더스는 지적했다.
최근의 주문 취소는 여느 때와는 달리 투기성 주택 구입 취소가 주류를 이룬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보통의 경우는 지역 경제 하강과 고용시장 악화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신축주택에 대한 주문 취소로 이어지지만, 협회 조사에 의하면 최근의 사태는 이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직업 상실로 인한 주문 취소는 15%에 불과하며 바이어가 기존의 집을 팔지 못해 신축주택 주문을 취소한다는 경우가 45%에 달했고, 모기지 이자율 증가로 융자를 얻지못해 주문을 취소한 경우가 3분의 1에 달했다. 하지만 사이더스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진실로 우려라는 것은 이번 조사에서 거론되지 않은 요인들이다. 취소 사태가 바로 투기성 투자자들에 의해 촉발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두렵게하는 것이다. 달아오른 부동산 시장 경기를 틈 타 빠른 기간내에 이익을 취하기 위해 신축주택 주문을 냈던 투기성 투자자들이 시장 둔화 기미를 알아채고 퇴출로 태도를 돌변하고 있다는 사실. 취소의 주된 이유가 이런 것이라면 눈사태처럼 사태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더스에 따르면 취소 증가를 보고한 업체의 72%는 이미 이런 사태를 심히 우려하고있다.
본인이 살기 위해 집을 사는 바이어들은 비록 주택시장이 약화되더라고 취소하길 꺼리지만 투자목적의 바이어들은 예치금을 상실하면서까지 주문 취소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예치금을 잃지만 그것이 지역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집을 사서 되파는 경우보다 비용 경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투기 내지 투자성 바이어들의 시장 탈출과 증가하는 주문 취소는 주택 시장의 전반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주택이 과하게 건설돼 공급과잉에 이르고 판매 해약까지 발생한다면 지은 집을 처리하기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 최근 주택 건설 업체들이 각종 인센티브를 늘리고 있는 것도 신축주택 판매 가격을 지원하고 해약을 줄이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고 사이더스는 말했다.
한편 럭서리 주택 건설업체인 톨 브라더스는 최근 투자자들이 일부 시장에서 빠지고 있으며해약 증가 뿐 아니라 신규 계약이 일년전에 비해 21%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톨 브라더스에 따르면 투기성 수요가 뚝 끊겼으며 투기꾼들은 보유하고 있는 집을 시장에 내놓기에 바쁘다. 그 결과 일부 시장에서는 수요를 넘는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워싱턴 DC 메트로 지역을 비롯한 많은 시장에서 지역경제와 고용성장이 건실함에도 불구하고 주택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과잉 공급된 주택 물량이 해소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톨 브라더스 측은 가장 최근 분기의 계약 취소가 8.8%에 달했다고 밝히고 지금까지 가장높았던 때가 5~6% 선으로 앞으로의 추이를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톨 브라더스의 취소율은 업계 전반적인 수준에 비하면 낮은 편. 일반 군소업체들의 경우 이보다 취소 비율은 더 높다고 JP모건의 분석가 알렉스 배런은 지적한다. 예치금이 높을수록취소하기 어려워지는데 톨 브라더스와 같은 명문 업체는 높은 예치금을 요구한다. 예치금수준은 업계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규정은 없으나 판매가의 25%를 요구하는 것이 보통이다.
군소업체의 경우 주택 판매를 위해 예치금 비율을 낮게 책정, 최근 시장 둔화로 인한 계약취소는 더 많은 실정이다.
투기성 바이어들의 시장 탈출은 신규 주택 시장 뿐 아니라 전체 주택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월스트릿의 한 분석가는 상장된 주택 건설업체의 경우 계약 취소중10%내지 15%가 투기성 투자자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과잉물량이 해소되고 시장이안정되려면 앞으로 2~3 분기는 지나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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