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잘 고른 오일 ‘건강의 윤활유’

2006-03-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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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이 무조건 나쁘다는 건 옛말
고급오일 한두방울만 떨어뜨려도
건강 챙기고 맛의 품격 업그레이드
적당량 사용·타지않게 조리도 중요

고맙게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당연히 저지방의 위주의 음식에 대한 관심 또한 같이 높아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저지방의 음식과 심장에 좋은 음식,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 도움이 되는 음식을 구체적으로 말한다.
‘기름은 일단 몸에 다 나쁘다’라고 생각했던 예전과는 달리 많은 연구 결과에 의해 몸에 좋은 기름들이 속속 알려져 건강유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자연에서 나오는 많은 기름들은 잘만 알고 먹는다면 건강 유지에 좋은 효과를 내므로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고급 오일이라고 불리는 키친의 럭서리 오일들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아주 최고급의 올리브 오일이나 아래에 소개할 다양한 종류의 오일들은 우리 어머니 세대에서는 사용해볼 꿈도 못 꿔본 제품이지만 이제는 너무나 다양해져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어디서든 쉽게 구입하거나 만들어서도 사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오일은 오개닉 올리브 오일, 콜드 프레스드(cold pressed) 헤이즐넛 오일, 그레이프 시드 오일, 해바라기씨(sunflower seed) 오일, 그리고 양질의 참기름 정도를 구비하고 있다면 어느 정도 고급 오일을 키친에 구비하고 있는 우수한 주부에 속한다. 여기에 아주 최상급 오일을 더한다면 트러플 오일(truffle oil), 각종 넛을 함유한 마카다미아 넛 오일, 월넛 오일, 호박씨 오일(pumpkin seed oil), 아보카도 오일 등까지 알고 있다거나 이 중의 한 가지라도 가지고 있는 주부라면 상당히 달인의 경지에 오른 오일 매니아라고 해도 될 것이다.

▲트러플 오일: 유럽인들이나 맛에 있어서 달인의 경지에 오른 이들이 좋아하는 기름으로 트러플이라는 버섯을 최고급의 올리브 오일 또는 해바라기씨 오일에 넣어 향을 자연스레 우려낸 오일이다. 흰색의 트러플 오일과 검은색의 트러플 오일 두 종류가 있는데 특히 흰 트러플 오일은 향이 강하여 한두 방울로도 최상의 효과를 음식에 낼 수가 있다. 간단히 파스타 요리에 한두 방울 떨어뜨려도 되고, 각종 샐러드나 특히 계란요리에는 환상의 궁합이라고 불린다. 오개닉으로 키운 붉은 감자를 익힌 뒤 포크로 큼직하게 으깬 후 소금, 후추를 넣고 버터 대신 올리브 오일을 살짝 드리운다. 그리고 먹기 직전 화이트 트러플 오일 한 방울을 첨가하면 음~ 최고의 감자샐러드가 된다. 가격이 보통 20~40달러 정도 하니 기함할 노릇이지만 한두 방울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헤이즐넛 오일, 월넛 오일: 최상품 넛으로 만들어 그 향과 질에 있어서 아주 우수하여 어떤 이들은 좋은 식사를 할 때 고급 월넛 오일 한 방울은 좋은 와인 한잔과 맞먹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러한 고급 오일 한 방울은 맛의 품격을 한 단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요리의 과정을 간단하게 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격은 7~9달러 가량으로 중간 정도의 가격이다. 각종 샐러드 디시, 닭, 생선요리에 적당하다. 하지만 스모킹 포인트가 낮으므로 튀김요리에는 적당하지 않다.

▲호박씨 오일: 진한 초록빛에서 밤색을 내는데 버터넛 스쿼시 요리에 잘 어울린다, 반면 땅콩 오일 또는 하와이산의 마카다미아 넛 오일은 넛으로 만든 오일 중에서도 스모킹 포인트가 높기 때문에 튀기거나 볶는 요리에도 사용할 수 있다.

▲아보카도 오일: 몸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주는 좋은 지방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춰주고 좋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모킹 포인트도 255도로 높아 음식을 요리할 때 타지 않게 도와주는 아주 착한 기름이다.

▲홍화씨 오일(safflower oil): 가격 면에서나 사용범위 그리고 건강 면에서 아주 훌륭한 기름이다. 우리 한인들에게는 홍화씨는 많이 알고 먹는 이들이 있지만 이것을 기름으로 짜서 만든 홍화씨 기름은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주는 역할뿐 아니라 몸에 꼭 필요한 오메가6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그리고 비교적 스모킹 포인트도 높아 각종 요리에 사용해도 좋다.
아무리 몸에 좋은 기름도 적당히 타지 않는 온도에 맞추어 요리하거나 섞어서 음식에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약도 과하면 해가 되듯 몸에 좋은 기름도 적당히 최소한의 양을 사용해야 하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 어떤 종류의 기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고 질문할 때 난 항상 이렇게 대답한다. “최고급의 기름으로 아주 조금만, 하지만 지혜롭게 그리고 보관도 철저하게“ 이것이 바로 기름을 사용하는 레서피이다.

<글·사진 정은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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