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꽃으로 봄 식탁 풍성하게

2006-03-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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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꽃

꽃집·길거리 채취 살충제등 사용 조심
암·수술 제거한 후 흐르는 물에 씻고
페이퍼타월로 물기 제거 빨리 말려야
얼음물에 잠깐 담가놓으면 싱싱해져

바야흐로 춘삼월, ‘꽃피는 봄’이 왔다.
작고 수줍은 들꽃부터 화려하게 꽃다발로 변신한 꽃까지 모두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겨우내 기다리던 새 생명이 빛을 발하는 봄기운을 받아 우리 몸에도 건강한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이렇게 새로운 기운으로 충만한 계절에 우리의 식탁도 무심히 지나치기에는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을까? 봄기운을 가득 느낄 수 있는 예쁜 꽃을 이용하여 식탁에도 봄이 왔음을 알리고 그 좋은 기운을 받아들여보자.
꽃 중에는 꽃병에 꽂아두고 감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먹을 수 있는 꽃(edible flower)들이 있다. 모든 식물은 개화시기에 가장 많은 양분을 저장해 번식에 대비하기 때문에 영양학적 가치 또한 매우 높다. 장미, 팬지, 국화 등 우리 흔히 보는 꽃들도 식용이 가능한데 이런 관상용 꽃들은 사용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식용이 가능한지 확실한 지식이 있을 때 사용한다. 정보가 없을 때는 인터넷이나 식용꽃 참고서 등을 찾아본다. 철쭉과에 속한 봉선화, 베고니아 등은 독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확신이 없을 때는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둘째, 꽃집, 너서리, 가든센터 등에서 구입한 꽃은 식용용이 아닌 일반 살충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먹어서는 안 된다.
셋째, 길거리에서 채집한 꽃에는 제초제가 뿌려진 경우가 많으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넷째, 거의 대부분의 꽃은 암술과 수술을 제거하고 꽃잎만을 먹도록 한다. 꽃가루에 앨러지를 유발하는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처음 식용 꽃을 접할 때는 적은 양으로 한 종류씩만 먹어보기를 권한다. 개인의 체질에 따라 심각한 앨러지를 유발할 경우에 대비하여 많은 종류를 한꺼번에 먹는 것은 피한다.
그렇다면 꽃은 어떻게 구하며 어떤 방법으로 보관할까.
일반 마켓에서도 식용 꽃을 판매하고 있는데 허브나 유기농 야채가 진열된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집 뜰에서 딸 경우 꽃 자체에 수분 함량이 가장 높은 아침시간에 채집하는 것이 좋다.
꽃을 씻을 때는 살살 털어 잎사귀 사이에 숨어 있는 작은 벌레들을 제거하고 암술과 수술을 제거한 후 흐르는 물에 씻어낸다. 페이퍼타월로 물기를 제거하는데 빠른 시간 내에 씻어내고 말려야 고유의 향기와 색상이 그대로 유지되며 건조시킬 때는 직사광선을 피한다.
냉장고에 보관할 때는 젖은 타월에 싸서 밀봉하여 보관하면 10일 정도 유지가 가능하다. 꽃이 시든 경우 얼음물에 잠깐 담가놓으면 싱싱하게 살아나지만 오랫동안 담글 경우 완전히 시들어 버린다. 하루 밤 정도 보관할 때는 물 담은 컵에 넣어두면 된다.
요리에 사용할 때는 장식기능이 가장 크기 때문에 익히는 요리에는 마지막에 넣어 최대한 향기와 모양을 보존하도록 하고 꽃을 요리의 주제로서 살리고 싶을 경우에는 부재료를 강하지 않은 것으로 선택하여 섬세한 꽃향기와 맛을 해치지 않도록 한다.
그렇다면 꽃의 맛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알려진 몇 가지 꽃의 맛 평가와 이용법을 알아보자.


■ 꽃의 맛과 이용법

장미(Roses)

종류와 색깔 흙의 상태에 따라 차이가 많다. 딸기나 그린 애플 같은 향기가 나고 기본적인 단맛에 바탕은 과일 향에서부터 민트의 느낌까지 난다. 모든 종류의 장미는 식용이 가능하며, 작은 미니어처 장미는 그대로 디저트나 아이스크림의 장식으로 사용하고 큰 장미는 잎사귀를 떼어 샐러드에 뿌리거나 시럽, 젤리, 버터 등에 사용할 수 있다.


팬지(pan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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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지로 장식한 브리 치즈. 치즈와 같이 먹어도 치즈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특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아주 옅은 단맛이 느껴지는 풀 같은 맛이 난다. 두께 감이 느껴지는 잎사귀는 아삭 씹는 맛이 있다. 잎사귀만 먹을 때는 부드러운 맛이지만 꽃 전체를 먹었을 때 훨씬 강한 맛이 난다. 과일 샐러드, 그린샐러드, 디저트나 수프에 가니시로 많이 사용된다.


라벤더(Lavender)


달콤한 꽃의 느낌과 레몬과 감귤류의 맛이 어우러진다. 꽃이 너무나 예쁘기 때문에 우아한 샴페인 글래스에 넣을 수도 있고, 초컬릿 케익, 셔벗, 아이스크림에 가니시로 사용한다. 와인소스나 커스터드를 만들 때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향을 선사한다.


제비꽃(violets)

달고 향이 강하다. 제비꽃과 모양이 흡사하면서 크기가 1~1.5cm정도로 작은 것은 viola라고 하는데 강한 보라나 노란색에서부터 파스텔 등으로 색상이 뛰어나기 때문에 디저트나 시원한 음료수에 장식하기에 아주 좋다. 샐러드에 뿌려 먹어도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국화(chrysanthem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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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잎을 식물성 기름에 튀겨서 견과류를 섞은 주먹밥에 올린다.

약용으로도 쓰이는 국화는 혈압을 낮추고 소화기능을 돕는다. 백색, 노랑, 주황색 등의 색상에 따라 맛의 차이가 조금씩 있는데 향기로우면서도 약간의 쓴맛과 후추같이 톡 쏘는 맛, 부드러운 컬리플라워와 같은 맛이 난다. 잎사귀만 뜯어서 샐러드에 사용하고 또 식초에 맛을 더하는 용도로도 훌륭하다. 튀겨서 샐러드의 양념으로도 사용한다.


허브 꽃

모든 종류의 식용 허브에서 피는 꽃을 먹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요리에 사용하는 줄기의 이파리보다 강한 맛을 가지고 있다.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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