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스파라거스, 그 향긋한 끌림

2006-03-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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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라거스, 그 향긋한 끌림

싱싱한 아스파라거스

아스파라거스, 그 향긋한 끌림

아스파라거스 수프.

봄의 향기 듬뿍 머금은‘서양의 두릅’ 어떻게 요리할까

아삭아삭 씹히면서도 담백한 맛이 나는 아스파라거스는 봄의 향기가 담뿍 담긴 고급 야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는 백화점 특용 코너에나 가야 이 아스파라거스를 살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한국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아주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서양의 대표적인 봄 야채 아스파라거스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우리 식탁에 올릴 수 있는 색다른 식재료 중 하나다. 언뜻 보기에 딱딱한 식물 줄기처럼 생겨 무슨 맛이 있을까 싶지만 그건 아스파라거스의 제 맛을 모르는 소리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야채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낯설다고 아예 쳐다보지 않을게 아니라 한 주 혹은 한 달에 한가지씩 조금 낯선 야채들을 시도하다보면 매번 비슷한 것만 차려내는 상차림에서도 벗어날 수 있고, 다양한 야채를 섭취하는 가족들의 건강 역시 야채 가짓수만큼이나 좋아질 게 뻔하니 올 봄에는 당장 시도해봐도 좋을 듯 싶다.
특히 이 아스파라거스는 한국 식품 연구소에서 발표한 ‘우리가 먹어야할 16가지 수퍼 푸드’ 중 노화 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음식으로 꼽힐 정도로 좋은 음식인데다 비타민 C·B1·B2 등과 칼륨, 인, 칼슘 등의 무기질도 매우 풍부하다. 또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아스파라긴산의 함유량이 높아 이름도 거기서 유래되었을 정도다. 피로 회복, 신경통, 고혈압, 빈혈에도 효과적이어서 꾸준히 먹으면 탁월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스파라거스의 맛을 최대로 즐기려면 어떻게 요리하면 좋을까?
가장 손쉽게는 그냥 구워 먹는 방법이 있다. 혹시 주말에 바비큐 파티 계획이 있다면 아스파라거스를 깨끗이 씻어 딱딱한 밑동을 잘라낸 다음 고기 구울 때 한옆에 같이 구워 사이드 디시로 곁들여본다. 고소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해준다.
시간이 좀 더 있다면 아스파라거스를 미리 올리브오일, 소금, 후춧가루를 뿌려 잠시 재두었다가 구우면 더 맛있으며 마요네즈에 레몬 주스, 다진 양파와 각종 허브를 다져 넣고 딥을 만들어 찍어 먹어도 고소하다.
또 한가지 매우 쉽지만 ‘폼 나는’ 요리는 중간 정도 굵기의 아스파라거스를 베이컨으로 돌돌만 다음 오븐에 살짝 구워 내는 것인데 맥주나 칵테일 안주 혹은 코스 요리의 애피타이저로 그만이다.
이밖에도 살짝 데친 다음 새콤달콤한 드레싱에 버무려 내면 근사한 샐러드로도 손색없는데, 여기에 오렌지나 좋아하는 과일을 곁들이면 달콤하면서도 담백한 아스파라거스 샐러드가 된다. 또한 고소한 모자렐라 치즈를 듬뿍 얹어 오븐에 넣어 구우면 아스파라거스 그라탕으로 메인 요리로도 손색없을 만큼 든든하다.
이밖에 한국식 상차림에 아스파라거스를 활용하는 주부들의 아이디어도 참신한데, 콩나물국을 끓일 때나 오이 냉국 만들 때 아스파라거스를 살짝 데쳐 함께 넣거나, 아스파라거스를 어슷썰어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달 볶다가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 해 감자 채 볶음처럼 만들거나, 테리야키 소스나 간장 양념에 살짝 조려 밥반찬으로 먹는 방법도 눈길을 끈다.
서양의 두릅이라 불리는 봄 야채, 아스파라거스를 이용한 다양한 레서피를 소개한다.


굽고… 무치고… 볶으니 ‘화려한 변신’


1 아스파라거스 수프
▲재료: 아스파라거스 2파운드, 올리브오일 4큰술, 양파 다진 것 1 1/2컵 분량, 밀가루 3큰술, 치킨 브로스 1.5리터, 휘핑 크림 1/2컵, 테라곤 허브 다진 것 1큰술, 소금, 후춧가루 적당량
▲만들기: 아스파라거스의 싹 부분은 잘라 끓는 물에 5-6분 정도 데쳐 부드럽게 만든다. 물을 따라내고 식힌 다음 3등분 정도로 잘게 잘라 한쪽에 둔다. 아스파라거스 줄기의 딱딱한 부분은 잘라내고 1cm 정도 크기로 자른다. 적당한 냄비에 올리브 오일을 둘러 충분히 달군 다음 다진 양파를 넣고 볶다가 어느 정도 볶아지면 잘라둔 아스파라거스의 줄기 부분을 넣고 6-8분 정도 볶는다. 여기에 밀가루를 넣고 잘 저어 고루 섞이게 한 다음 치킨 브로스를 붓는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여 30분 정도 푹 끓이다 소금과 후춧가루를 넣어 간한다. 푸드 프로세서에 넣어 덩어리가 씹히지 않도록 곱게 간 다음 다시 냄비에 담고 데쳐서 익혀둔 아스파라거스 싹, 휘핑 크림, 다진 테라곤 허브를 넣고 고루 저어준 다음 차게 식혀서 서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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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스파라거스 시트러스 샐러드
▲재료: 다진 샬롯 양파 2큰술, 발사믹 비니거 1큰술, 셰리(sherry) 비니거 1작은술, 오렌지 3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2-3큰술, 손질한 아스파라거스 1 1/2파운드, 후춧가루 적당량
▲만들기: 적당한 볼에 잘게 다진 샬롯 양파를 넣고 발사믹 비니거와 셰리 비니거를 넣어 20분 정도 절인다. 오렌지를 깨끗이 씻어 껍질을 강판에 갈고 오렌지 한 개를 즙을 짜 절이는 양파에 넣고 올리브 오일을 천천히 부어 고루 섞어준다. 적당한 냄비에 소금물을 끓여 아스파라거스를 넣고 4분 정도 끓인 다음 아스파라거스를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남은 두 개의 오렌지는 껍질을 벗기고 가로로 얇게 썬다. 커다란 볼에 데쳐둔 아스파라거스, 오렌지, 비니거에 절인 양파를 고루 섞고 후춧가루를 뿌려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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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요네즈 딥을 곁들인 아스파라거스 구이
▲재료: 아스파라거스 1 1/2 파운드, 올리브오일 적당량, 마요네즈 1/2컵, 샬롯 양파 다진 것 2작은술, 파슬리 다진 것 2작은술, 테라곤 허브 다진 것 1작은술, 레몬주스 1 1/2작은술, 소금, 후춧가루 적당량
▲만들기: 마요네즈에 다져둔 샬롯 양파, 파슬리, 테라곤 허브를 넣고 잘 젓다 레몬주스, 소금, 후춧가루를 넣어 고루 섞어 딥을 만든다. 커다란 냄비에 소금물을 넣어 펄펄 끓이다 손질해둔 아스파라거스를 넣고 약 1분간 데친 후 찬물에 담갔다가 물기를 빼둔다. 적당한 용기에 아스파라거스를 담고 올리브오일, 소금, 후춧가루를 뿌려 손으로 뒤적여 골고루 무쳐둔다. 그릴에 불을 피운 다음 아스파라거스를 노릇하게 구워 접시에 담고 만들어둔 딥을 곁들여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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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스파라거스 볶음
▲재료: 아스파라거스 1 1/2파운드, 무염버터 3큰술, 소금 1/2작은술, 후춧가루 1/4작은술, 파슬리 다진 것 1큰술, 잘게 다진 파머산 치즈 1/4컵
▲만들기: 깨끗하게 손질한 아스파라거스는 끝의 딱딱한 부분은 잘라내고 1/2인치 두께로 어슷썬다. 커다란 프라이팬을 달궈 버터를 녹인 다음 썰어둔 아스파라거스를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린 다음 서서히 볶는다. 어느 정도 아스파라거스가 부드러워지면 불을 끄고 다진 파슬리와 파머산 치즈를 뿌려 한번 섞어준 다음 그릇에 담아 낸다.
▲TIP: 치즈와 버터의 느끼한 맛이 싫다면 버터 대신 올리브오일을 사용하고 치즈를 뿌리지 않고 소금간만 해서 볶으면 밥반찬으로도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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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스파라거스 그라탕
▲재료: 아스파라거스(중간크기) 12개, 슬라이스 치즈(흰색) 3장, 모자렐라 치즈 4큰술, 생크림 3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아스파라거스는 딱딱한 끝 부분을 조금 잘라 내고 겉껍질을 벗긴다. 슬라이스 치즈와 모자렐라 치즈는 잘게 자른다. 냄비에 물을 끓여 소금을 약간 넣고 아스파라거스를 줄기부터 데쳐 찬물에 헹군 뒤 물기를 닦는다. 오븐용 그릇에 데친 아스파라거스를 나란히 담고 생크림과 다진 마늘, 소금, 후춧가루를 섞어서 뿌린 후 잘게 잘라둔 치즈를 올린 다음 180℃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20분 정도 굽는다.

<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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