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독교 역사로 보는 오늘의 교회 ⑦

2006-02-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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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기, 중세 암흑기의 시작

■6세기의 주요 사건일지
▶ 526 안디옥 대지진
▶ 529 베네딕트 수도원 설립
▶ 530 유스티니안 황제
이교도 재산몰수, 핍박
▶ 532 성소피아 성당 건립
▶ 535 화산 대폭발
▶ 540 페르시아제국과 전쟁
▶ 552 중국에서 비단 도입
▶ 553 제5차 공회, 콘스탄티노플
▶ 579 이슬람창시자 마호메트출생
▶ 590 그레고리 교황

“예수님께서 어느 날 지상에 세워진 교회들을 한번 둘러보시기 위해 내려오셨다. 그런데 한 성직자가 예수님을 알아보고 기겁을 하고 놀라 예수님께 다가가 이렇게 말했다. 예수님! 이제 교회가 다 안정되고 모든 것이 잘 진행되고 있는데 이곳에 직접 나타나시면 어떻게 합니까. 예수님만 없으면 교회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이제 빨리 돌아가 주시면 좋겠습니다…”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가운데 중세시대 교회와 성직자들의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비꼬고있는 대목이다.
교회의 머리요 교회의 주인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인데 중세시대는 물론 오늘날 교회들도 아름답고 웅장한 건물과 형식, 전통, 많은 교인등 다른 것은 다 갖추고 있는데 오직 예수만 없는 교회들이 의외로 많다. 중세시대를 기독교 역사의 ‘암흑기’라고 부르는 것은 제도화된 교회의 부패와 세속지배에 혈안이 돼있던 교황과 성직자들의 타락으로 인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희생과 사랑, 섬기는 종의 도리를 교회 현실가운데 찾아보기 힘들었던 시기였기 때문이었다.
6세기는 중세시대(The Middle Ages)가 시작되는 시기다.
초대교회의 거룩한 헌신과 순교의 피를 바탕으로 4세기 기독교는 드디어 로마 제국의 국교로 인정되었지만 이때부터 기독교는 오히려 신앙의 순수함과 야성을 상실하게 되었다. 5세기 들어 교황의 권력이 황제의 권한을 능가하는 정도까지 확대되었으며, 6세기부터 르네상스가 발흥하고 종교개혁이 일어난 16세기까지 거의 1천여년 동안에 걸친 중세 시대는 종교적 절대 권위아래 인간의 귄리가 침해당하고, 교황의 세속지배로 대변되는 길고 어두운 터널과 같은 시기였다.
중세 ‘암흑기’의 시작을 알리기라도 하듯이 6세기에는 많은 천재지변이 꼬리를 물고 발생했다. 535년 지중해 인근 봄베우스 화산이 다시 한번 대폭발 하면서 엄청난 양의 화산재를 대기 중으로 뿜어냈는데 이로 인해 태양 광선이 장기간 차단돼 그 해는 겨울만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또한 지중해 항구 도시들을 중심으로 흑사병이 겉잡을 수 없이 번지기 시작해 수백만명이 사망했다.
안디옥과 라디기아등 소아시아 지역에는 대지진이 계속 발생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고대 문명 유적들이 훼손됐다. 이 시기 콘스탄티노플(현재 이스탄블)에 세워진 성 소피아 성당은 특별히 지진에 대비 벽돌사이에 공간을 조금씩 두고 쌓는 건습 공법을 사용해 이후 여러 차례 지진에도 무너지지 않고 오늘날까지 건재한 것으로 유명하다.
동로마제국의 유스티니안 황제(527~565)는 로마제국의 법령들을 종합해 유스티니안 법전으로 재편성했으며, 이교도의 재산을 몰수하고 개종하지 않는 이교도들은 산채로 바다에 던져 수장을 시키기도 했다.
590년 로마 교황자리에 오른 그레고리1세는 교권을 완벽하게 제도화시킴으로 향후 1천년 중세시기 동안 교회가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탄탄대로를 마련했다.

백 승 환 목사
(예찬출판기획 대표)
baekstephen@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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