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림프 토스트

짬뽕

요즘 들어 중국요리를 단 한번도 집에서 시도한 적이 없었는데 그 이유는 한인타운에 곳곳에 중식당이 많이 포진해있기 때문이다. 그냥 나가서 먹으면 간단히 해결되는데, 그다지 좋은 요리 실력도 아니면서 호들갑 떨 필요가 없다는 생각과 함께 중국요리는 왠지 ‘복잡하고 어려워 보여서 엄두가 나질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사실은 후자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한요리’하는 사람들은 중국요리만큼 쉽고, 간단하지만 푸짐하고 그럴듯해 보이는 메뉴가 없다는 것이 한결같은 반응이다. 더구나 웰빙과 오개닉을 외쳐대는 요즘 시대와는 조금 동떨어진 먹거리 중 하나가 중국요리로 꼽히고 있는데, 이는 맛을 내기 위해 화학조미료인 MSG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이쯤 되면 집에서도 한번쯤 푸짐한 중국요리를 시도해 볼만한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까.
라하브라에서 쿠킹 클래스를 운영하는 이인애씨가 손쉽게 만들지만 폼 나는 중국요리를 소개했다. 메뉴는 일명 멤보샤라고 불리는 슈림프 토스트와 고추잡채, 짬뽕 등 세 가지. 사실 쿠킹 클래스를 취재하기 전 ‘고추잡채나 짬뽕 같은 건 그냥 사 먹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이인애씨 말대로 ‘짬뽕이 뭐 별건가요. 해물이랑 야채 넣고 푹 끓이기만 하면 되요. 생각보다 아주 쉽답니다’하는 설명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복잡해 보이는 중국요리는 의외로 간단하게 완성되었다.
멤보샤라고 불리는 슈림프 토스트는 정통 중국 레스토랑에 가면 맛볼 수 있는데 주로 애피타이저로 서브된다. 50년대 후반에서 60년대 초에 태어난 어른(?)들에게는 추억의 간식이라고 하는데, 토스트기에 구워낸 식빵을 삼각형 모양으로 사등분하여 자른 다음 녹말 가루 뿌리고 갈아둔 새우를 올려 튀겨낸 것이다. 원래는 식빵 사이에 새우를 넣고 튀겨내는데 이씨는 식빵 위에 새우를 올려 튀긴다. 이유는 식빵이 기름을 너무 많이 흡수해 양쪽에 넣으면 느끼해지기 쉽기 때문.
삼각모양으로 자른 식빵 위에 새우를 올려 튀겨내는 이인애식 멤보샤는 식빵에 새우를 얹기 전 녹말 가루를 뿌려야 한다는 것과 튀길 때 새우 쪽이 기름에 닿게 하여 새우만 익으면 한번 뒤집었다 빨리 빼내야 하는 것이 포인트다. 또한 식빵을 구운 후 손으로 좀 눌러 얇게 만들면 기름이 덜 흡수되고 갓 만든 식빵보다는 좀 오래된 빵을 이용하는 것이 덜 느끼하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사항.
푸짐해 보여 손님 초대 메뉴로도 그만인 고추잡채는 쇠고기와 각종 야채를 먹기 좋게 채 썰어 놓기만 하면 매우 간단하게 완성되는 요리다. 매콤한 고추 잡채를 좋아하면 풋고추와 할라피뇨를 이용하면 되고 아이들이 함께 먹는다면 피망을 활용한다. 또한 고추대신 부추를 넣으면 향긋한 부추잡채가 된다.
맛있는 고추 잡채를 만드는 포인트는 다름 아닌 고추기름과 굴소스의 적절한 사용. 재료를 볶을 때 일반 기름 대신 고추 기름을 사용하면 한결 더 칼칼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나고, 굴소스로 마무리하면 맛깔스런 중국집 요리가 부럽지 않은 고추 잡채가 완성된다. 여기에 꽃빵을 곁들이면 다른 요리가 없어도 한끼 식사로 충분한데, 중국 마켓이나 한국 마켓에 가면 중국식 찐빵 혹은 꽃빵을 살 수 있어 데워서 곁들이기만 하면 된다.
짬뽕은 배추, 양파, 파 등의 향신 재료를 넣고 달달 볶다 고춧가루를 넣어 빨갛게 색을 낸 다음 두반장과 간장을 넣고 치킨 브로스를 넣고 푹 끓이면 의외로 쉽게 완성된다. 야채와 함께 김치를 넣으면 더욱 칼칼하고 시원한 짬뽕 국물이 된다. 얼큰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짬뽕 국물을 내기 위해선 중국 소스인 두반장을 꼭 넣어야 한다는 것. 짬뽕 국물과 가장 잘 어울리는 면발은 마켓에서 시판하는 풀무원 생면이 가장 잘 어울리며, 얼큰한 짬뽕국물에 국수 대신 밥을 곁들이면 짬뽕밥이 된다.



굴소스로 고추 잡채 소스를 만들고 있는 이인애씨.


이만큼 쉽고 푸짐한 요리 또 있나요?

◆ 슈림프 토스트(멤보샤)

▲재료: 식빵 4-5장, 새우 0.5파운드, 달걀 흰자 1개, 녹말 가루 1큰술, 다진 파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마요네즈 1작은술

▲만들기(사진)


1. 새우는 깨끗이 손질해 커터에 간 다음 파, 마늘, 후춧가루, 달걀 흰자, 녹말가루, 마요네즈를 넣어 잘 섞는다.



2. 식빵을 토스터에 살짝 구워 가장자리를 잘라내고 삼각형 모양으로 4등분 한 뒤 녹말가루를 뿌려둔다. 이때 식빵은 손바닥으로 지긋이 눌러 얇게 만든다.



3 녹말가루를 뿌려둔 식빵에 갈아둔 새우를 숟가락으로 떠 조금씩 얹는다.



4 끓는 기름에 새우를 얹은 쪽이 기름에 닿게 넣어 재빨리 튀겨낸다.


◆ 고추잡채

▲재료: 쇠고기 0.5-0.6파운드, 풋고추 4-5개, 붉은 피망 1/2개, 양파 1/2개, 고추기름 2-3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소금 약간, 고기양념(간장 2작은술, 청주 1큰술, 소금, 후춧가루, 생강 약간, 녹말가루 1큰술), 소스(굴소스 1큰술, 청주 1큰술, 간장 2큰술, 녹말가루 1/2작은술)
▲만들기: 쇠고기는 가늘게 채 썰어 고기양념에 재워둔다. 고추와 피망은 5cm 길이로 도톰하게 채 썰어 찬물에 잠시 담가 둔다. 양파도 얇게 채 썰어둔다. 소스 재료를 미리 섞어둔다. 팬에 고추기름을 두르고 먼저 마늘과 생강을 볶아 향을 낸 후 고기를 넣어 센 불에서 볶는다. 고기가 익으면 양파와 고추를 넣고 소금간을 약간 해서 좀더 볶는다. 야채의 숨이 어느 정도 죽으면 미리 섞어둔 소스를 붓고 재빨리 볶아낸다.


◆ 짬뽕

▲재료: 돼지고기 0.2파운드, 오징어 1-2마리, 새우 6마리, 홍합 1파운드, 배추 3-4잎, 양파 1개, 파 1대, 붉은 고추 1개, 생강 2작은술, 양념 소스(고춧가루 2큰술, 두반장 1작은술, 간장 2작은술,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육수 7-8컵)
▲만들기: 돼지고기는 채 썰고 오징어는 껍질을 벗겨 안쪽으로 가로, 세로 칼집을 넣어 2-3cm 크기로 썬다. 홍합은 해감하여 깨끗이 씻어놓고 새우는 머리와 꼬리를 떼어낸다. 양파, 파, 배추, 붉은 고추를 적당히 채 썰고 생강도 곱게 채 썬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파, 붉은 고추, 생강을 넣어 향을 낸 후 나머지 야채를 넣는다. 야채가 어느 정도 숨이 죽으면 고춧가루를 넣어 색을 낸 후 두반장, 간장,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돼지고기와 나머지 해물을 넣고 육수를 붓는다. 팔팔 끓으면 불을 줄여 푹 끓인다. 거품을 걷어내고 미리 삶아 놓은 국수에 국물을 부어 낸다.


“중국 음식에 우리 빠지면 섭섭하지”

제 맛 내는 소스 3가지


1. 칼칼한 매운 맛을 내는 고추 기름

중국식 볶음요리에 칼칼하고 매콤한 맛을 더하고 싶다면 고추 기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고추기름을 사용할 때는 냄비나 팬을 달군 다음 식용유 대신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너무 많이 넣으면 느끼해질 수 있으므로 적당한 양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고추기름은 집에서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데 끓는 기름에 고춧가루와 각종 향신 재료를 한번 걸러내면 손쉽게 완성된다. 한번 만들어 두고 사용하면 편리하다.
-재료: 식용유 1컵, 고춧가루 4큰술, 마늘, 생강 다진 것 1큰술, 커피 필터 종이 1장
-만들기: 식용유를 머그 컵에 넣어 전자레인지에 2분-2분30초 돌린다. 커다란 그릇 위에 체를 받치고 커피 필터용 종이를 올린 다음 분량의 고춧가루, 마늘, 생강 다진 것을 넣은 다음 끓는 기름을 부어 걸러낸다. 고추기름이 식으면 적당한 용기에 넣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사용한다.



2. 달착지근한 중국요리 특유의 맛이 나는 굴소스

중국요리의 기본이자 가장 많이 쓰이는 소스는 굴 소스. 생굴을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킨 다음 위의 맑은 물을 따라내고 간장처럼 만든 소스인데, 간장으로 양념하는 모든 요리에 간장 대신 혹은 간장과 함께 사용하면 요리의 향과 맛이 깊어진다. 간장 못지 않게 짠맛이 나므로 한꺼번에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주의한다. 고추잡채에 중국 요리 특유의 풍미를 더해주는 소스로 제격이다.



3.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을 더해주는 두반장 소스

두반장 소스는 삶은 흰콩에 고추를 잘게 갈아넣고 소금, 식용유 등을 넣어 발효시켜 만든 소스로 칠리빈 소스(chili bean sauce)라고 써있다. 고추장 비슷한 매운맛이 나는 소스로 향긋하게 톡 쏘는 맛이 있어 상해 요리나 사천 요리의 맛을 내는 양념이다. 특히 칼칼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짬뽕 국물을 만들 때 꼭 넣어야 하는 소스다.


글·사진 성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