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 옛날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우면~”

2006-02-2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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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우면~”

한식당 예예 전경

“그 옛날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우면~”

실내 모습.

한식당 ‘예예’

화려한 경력의 주방장 솜씨 단골 수두룩
질리지 않는 소박한 밑반찬도 입맛 돋워

부모님 없이 혼자 생활하는 싱글 족들이나 옛날 어머니 손맛이 그리운 남편들, 심지어는 매일 식구들 밥을 책임지는 주부들까지 가끔은 ‘집밥’이 그리울 때가 있다. 소박하고 평범하지만 오랜 세월 우러난 어머니의 손맛과 사랑이 그대로 담긴 밥상. 소박하고 정갈한 ‘집밥’이 그리울 때면 한식전문 ‘예예’에 들러보자.
웨스턴과 멜로즈를 지나 청운부페가 있는 몰에 자리잡고 있는 한식당 예예는 한인타운에서 많이 벗어나 있지만 한번 찾은 손님들은 꼭 다시 찾아 단골 손님이 된다. 또한 단골 손님들의 입소문 덕분에 이곳을 처음 찾는 손님들의 발길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사무실이 윌셔에 있는데 일부러 점심시간에 찾아주는 손님들이 정말 ‘눈물나게’ 고맙습니다. 빠듯한 시간인데도 멀리 찾아온 손님들을 그냥 대충 만들어 낼 순 없잖습니까. 더욱 신경써서 맛있게 만들기 위해 평소에도 연구 많이 합니다”
정갈한 맛을 책임지는 예예의 주방장 김기한 씨의 설명이다. 사실 그의 이력은 굉장히 특이하다. 베이커리 셰프로 처음 요리에 입문한 그는 한국의 워커힐호텔 주방장 출신인데 한식이 아닌 양식전문이다. 또한 한때 유명했던 퓨전 한식집 템플의 주방장도 역임했다. 현재 한식당 예예에서 손님들에게 선보이는 한식 메뉴는 주로 옛날 어머님이 해주시던 맛에 자신의 노하우를 담아 ‘연구’한 결과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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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은 물론 보양식으로 그만인 예예의 추어탕.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추어탕. 한국산 미꾸라지만을 고집하는 김기한 씨. 처음에는 수입처를 몰라 무척 고생했단다. 맛있는 추어탕을 만들기 위한 다음 관문은 미꾸라지 특유의 흙 냄새를 없애고 푹 끓인다.
특히 술 먹은 다음날, 으실으실 감기 기운이 있는 날 먹으면 해장식은 물론 보양음식으로도 그만이다. 김치에다 통조림 꽁치 넣고 자박자박 국물이 생기게 만든 시골 꽁치는 권했던 손님들마다 극찬을 하는 메뉴이고 여러 종류의 고등어 중 가장 비린내가 나지 않으면 맛있는 노르웨이산 고등어로 구워낸 푸짐한 고등어 구이도 인기다. 통통한 고등어에 너무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간을 한 다음 기름이 쫙 빠지게 그릴에 구워내 느끼하기 쉬운 고등어지만 그 맛이 담백한 것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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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릇하게 구워 기름을 쫙 빼 그 맛이 일품인 푸짐한 고등어 구이.

청국장도 한번 먹어 볼만하다. 웰빙에 어울리는 건강식이기도 하지만 주방장 김기현씨가 직접 콩을 띄워 만든 청국장이라 그 맛이 색다르기 때문이다.
“청국장 만드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한 스무 번 정도 만든 분량은 버렸을 거예요. 맛있는 청국장을 만들려면 온도는 40-43도를 유지하고 습도도 알맞아야 딱 그 맛이 나옵니다. 사실 빵 구울 때도 발효균으로 적당한 온도에서 부풀려야 하는데 그때의 노하우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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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스런 밑반찬도 이곳을 찾는 또 다른 기쁨이다

또 한가지 한식당 예예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은 바로 밑반찬. 달걀말이, 꽈리고추 멸치 볶음, 호박전, 젓갈, 겉절이, 고추 장아찌, 단호박 등 메인 요리 못지 않게 그 맛이 소박하고 계절마다 어머니가 해주시던 손맛이 느껴진다.특히 직접 담근 고추장아찌는 그 맛이 일품이며 두툼한 달걀말이는 밥맛을 더 돋워준다. 특히 푹 익어 곰삭은 맛이 나는 아삭한 총각무 김치는 운 좋으면 맛볼 수 있다. 또한 보리, 콩, 팥을 넣어 지은 잡곡밥이 함께 나와 더욱 풍성하다.
취재 차 방문한 날에도 맛있게 먹고 난 후 투고 박스에 한아름 음식을 싸가던 손님 한 분은 ‘저도 식당 주인인데요, 몸이 아프면 이 집 음식이 생각나서 꼭 오게 되요. 꼭 집에서 먹는 것 같다니 까요’ 하며 총총 사라졌다.
주소는 946 N. Western. LA. 전화는 (323)465-9090

<글·사진 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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