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프로 정신

2006-02-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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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로 다니는 미용실 원장님에게서 참 기분 좋은 얘기를 들었다
어떤 분야 건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볼 때 흐뭇하다. 손님의 머리를 만지는 순간, 또 이후 멋지게 변한 손님을 바라보면 가장 행복하다는 그녀. 자신의 본업인 머리 얘기를 할 때면 어떤 전문가보다도 진지하고 또한 기술면에서 한 치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철저함을 보이지만, 내게 부동산 분야 얘기를 들을 땐 마치 아이처럼 부러운 눈치를 보이지면서 자신의 미용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늘 공부하는 그야말로 프로이다.
프로페셔널리즘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에게서만 나온다는 말을 화두로 지나간 옛 이야기를 해주겠다며 나를 감동시켰다. 5년 전 LA에 처음 왔을 때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그 당시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고 그러던 중 늘 정류장에서 마주치는 얼굴이 있었는데 그것이 우리 회사의 광고였단다. 그 때는 무슨 광고였는지는 뒷전이었고 웃음을 띤 남자의 얼굴만 몇 달을 보고 다녔고, 나중에는 그 광고를 보고 희망을 갖게 되었단다.
저 사람은 과연 누구 길래 내 삶의 현장에 나와 있는 것일까? 얼마나 자신이 있으면 저렇게 얼굴을 내세우며 당당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하는 사이 그 광고를 통해 자신을 채찍하고 나도 저렇게 되어야지 하며 꿈을 키웠다고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1,000명이 넘는 에이전트와 직원을 거느린 부동산 회사 대표였다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비즈니스를 키우기 위해 당연히 열심히 일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의 삶을 책임지는 우두머리로서 그 큰 기업을 이끌어 가는데 ‘적당히’라는 단어는 없을 것이다. 프로로 무장한 카리스마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 또한 이제까지 그 누구도 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할 능력이 아무도 없었고, 앞으로도 따라갈 수 없다면 그 누구도 저 만큼 앞서가는 사람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특히 “앞으로 자신의 배만 채우려는 비즈니스 오너가 아닌, 많은 사람들을 위한 경영인이 한인사회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열변을 토하는 그녀에게 마음속으로 머리를 숙였다.
우리 회사의 경우 그동안 장족의 발전을 했다. 2005년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약 3,000개의 자회사를 갖고 있는 ERA 프랜차이즈 중 단일브로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우리를 지켜보는 그들의 눈초리가 녹녹하지 않다는 점에서 오늘도 우리 자신에게 더 강한 채찍을 들고자 한다.


린 최
<뉴스타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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