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활매너 이야기 계촌의 기본

2006-02-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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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문화권에나 고유의 가족제도가 있고 친척의 관계를 따지는 전통적인 체계가 확립되어 있습니다. 모두 고유한 문화의 산물이기 때문에, 친척의 범위도 다르고 호칭도 직역을 통해서는 알아보기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친척간의 관계를 따져보는 일을 계촌(計寸)이라고 합니다. 어의상으로 촌수를 계산한다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kinship calculation 또는 genealogy 라고 합니다. 통친 family tree라고 합니다. 우리의 계촌과 영어권의 family tree는 비슷하기는 하지만 표현상 전혀 다른 뜻의 낱말을 쓰기 때문에 미국서 오래 거주한 이들과 미국서 자란 젊은이들은 우리의 계촌법을 잘 모르고 지나기 쉽습니다.
‘친족’이란 촌수가 가까운 ‘겨레붙이’를 말합니다. ‘겨레’란 한 조상에서 태어난 자손을 뜻하며, ‘붙이’란 같은 겨레를 이루는 사람을 뜻합니다. 촌수란 친족간의 친소 관계(멀고 가까움을 나타내는 관계)를 나타내기 위해서 만들어진 체제입니다. 친족과 외척(외가와 외가의 친족)을 합쳐서 ‘친척’이라고 합니다.
‘존속’이란 부모와 같은 항렬이상의 친족, ‘비속’이란 자기보다 항렬이 아래인 친족을 뜻합니다. 남자 조상이 같은 겨레붙이를 ‘혈족’이라고 합니다. 직계 존속여자(어머니, 할머니, 증조할머니 등)와 비속 남자의 아내(며느리, 손자며느리 등)는 핏줄은 아니지만 핏줄과 다를 바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혈족범위에 들어가게 됩니다.
성이 다른 친척을 ‘척족’이라고 합니다. 외척, 내척, 인척을 뜻합니다. ‘외척’이란 직계 여자조상(할머니, 어머니)의 친정과 그 친족입니다. 외가를 뜻합니다. ‘내척’이란 직계 존속 남자의 자매(고모, 대고모)나 자기 자매(누이) 또는 딸이나 손녀가 시집가서 낳은 자손을 말합니다. 혈족인 여자가 시집가서 낳은 자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척’이란 혼인을 통해서 생긴 관계의 친척을 뜻합니다. 남자인 경우는 아내의 친정 가족, 여자인 경우는 남편의 직계가 아닌 친족을 뜻하는 것입니다.
친척이란 (한국)법률상 배우자와 8촌 이내의 부계 혈족(고조 할아버지 이하의 조상을 직계 할아버지로 하는 혈족), 4촌 이내의 모계 혈족을 뜻합니다. 남편의 8촌 이내의 혈족, 남편의 4촌 이내의 모계 혈족, 처의 부모를 뜻합니다.
아버지의 손 위의 형제를 ‘백부’ 또는 큰아버지, 손 아래 형제를 ‘숙부’ 또는 작은아버지, 여자 형제를 고모라고 합니다. 백부의 배우자를 백모 또는 큰어머니, 숙부의 배우자를 숙모 또는 작은어머니라고 하며, 고모의 배우자를 ‘고부’ 또는 고모부라고 합니다.
할아버지의 형제를 종조부 또는 큰, 작은할아버지라고 하며, 여자 형제를 대고모라 합니다. 종조부의 배우자는 종조모, 대고모의 배우자를 대고모부라고 합니다. 종조부의 아들 부부를 당숙부, 모라고 합니다.
형의 배우자를 ‘형수’, 남동생의 배우자를 ‘제수’, 손위 누이의 남편을 ‘자형’ 또는 ‘매형’, 누이동생의 배우자를 ‘매제’라고 합니다. 매부라는 말은 자형이나 매제 양쪽에 다 써도 됩니다. ‘매’(妹)자는 손아래누이를 뜻하지만 손위, 손아래를 가리지 않고 그냥 ‘누이’라는 뜻으로도 씁니다. 백, 숙부모의 아들과 딸로서, 나와 친사촌간을 종형제, 종매라고 합니다.
형제의 아들딸을 조카라고 하며 남자 조카를 ‘질’, 여자 조카를 ‘질녀’라고 합니다. 누이의 아들을 ‘생질’, 딸을 ‘생질녀’라고 합니다. 사촌형제의 아들을 ‘종질’ 또는 ‘당질’, 딸을 ‘종질녀’라고 합니다. 사촌누이의 아들은 ‘종생질’, 딸은 ‘종생질녀’입니다. 고모의 아들딸을 고종사촌이라고 하는데, ‘내종형제’ ‘내종매’라고도 합니다.

전유경<‘홈스위트홈 리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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