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알뜰여행 트렌드 가이드

2006-01-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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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여행 트렌드 가이드

최근 주류 항공사들이 기내식을 유료화 하는 등의 ‘엑스트라 서비스 차지’(extra service charge)라는 편법적인 방법을 사용해 항공료를 인상하고 있다.

무료 제공 항공서비스 대폭 축소·유료화 시대로

최근여행 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여행·항공업계는 최근 몇 년간의 업계의 동향을 ‘혁명’이라고 표현한다.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소비자들이 여행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항공권과 호텔 예약을 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테러 위협에 따른 관광지 및 공항 검사강화, 원유가격 폭등 등으로 급등하고 있는 경비 충당하기 위해 ‘서비스 차지’(service charge)라는 편법적인 방법을 사용해 항공료를 인상하고 있다.
기내식을 유료화 하는 항공사가 크게 늘어났으며 항공 서비스가 시작될 때부터 무료로 제공했던 음료수마저 돈을 받는 항공사들이 나오고 있다. 항공권을 전화로 구입할 경우 인터넷에 비해 10달러까지 추가 비용이 붙여지는 경우도 있으며 기내에서 베개와 담요를 돈을 받고 빌려주기도 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와 같이 이른바 ‘디스카운트 에어라인’의 등장으로 국내선의 항공료가 현저하게 낮아지면서 여기에 위기를 느낀 메이저 항공사들이 자체적으로 할인항공 라인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들 할인항공을 이용할 경우 항공티켓 가격 자체는 매우 저렴하게 보일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엑스트라 차지’(extra charge)가 곳곳에 숨어 있어 오히려 이들 항공을 이용할 경우 배보다 배꼽이 클 가능성도 있다.
최근 달라진 여행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알아보고 이와 관련해 소비자 입장에서 더욱 신경을 써야 할 내용들을 알아본다. 또한 성수기에 비해 20~50% 떨어진 비수기 여행상품에 구입 정보들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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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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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무료로 제공되었던 음료수와 스낵도 각각 1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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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항공사들은 커브 서비스를 이용해 짐을 부칠 경우 짐 하나당 2달러의 요금을 받는다.


’숨은’ 비용 점검...비수기 자신있게 떠나라

무료 제공서 돈내는 항공 서비스

음료수-땅콩 등 1달러씩 내야
베개·담요 빌리는 것도 5달러
전화로 항공권 살땐 추가요금

지금도 기성세대가 중심인 한인 여행 패턴의 주류는 가이드가 동반하는 단체여행 패턴인 패키지 여행이다. 하지만 신세대 젊은 층을 필두로 기존 여행경험이 있는 많은 이들이 새롭게 자신만의 여행 스타일을 만들 수 있는 자유여행이라는 새로운 여행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자유여행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항공기부터 호텔, 현지 가이드, 관광명소 입장권 그리고 렌터카까지 자신이 직접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마련한다.
인터넷 네트웍의 일반화와 함께 항공사와 여행사는 인터넷 게시판을 이용한 스페셜 세일과 ‘라스트 미닛 세일’(last minute sale) 마케팅으로 마지막까지 남은 자리를 판매하기에 여념이 없다.
인터넷의 확산은 자신의 여행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려는 많은 사용자들에 의해 넘쳐나게 되었고 초심자의 경우라도 따로 발품을 팔 필요 없이 몇번의 클릭만으로 지구 반대편 지중해의 선박시간과 유럽의 기차시간이라도 쉽게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매우 저렴한 가격에 항공 티켓을 구입하는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최근 원유가 급등 등의 이유로 늘어나고 있는 경비 충당을 위해 편법적이라고 할만큼 새로운 방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 차지를 소비자들에게 부담시키고 있는 것이 문제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할인 항공사인 아메리칸 이글(American Eagle)은 올해부터 기내에서 무료로 제공되었던 음료수와 땅콩을 1달러씩에 판매하고 있다. 베개와 담요를 빌리기 위해서는 5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델타와 노스웨스턴 항공사는 국내선의 경우 아예 베개와 담요 서비스 자체를 중단했다.
공항에서 여행가방 등 짐을 부칠 때 카운터보다 터미널 도로에 차를 세우고 바로 짐을 내려 부칠 수 있는 커브 서비스(curb service)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특히 최근에 들어 테러위협으로 인해 짐에 대한 수색이 많을 경우 커브 서비스는 줄서는 시간을 줄이는데 매우 좋은 방법 중 하나다.
그런데 올해부터 아메리카와 노스웨스트 등 대부분의 미국 주류 항공사들은 커브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짐 하나당 2달러의 요금을 받는다.
같은 티켓이라도 전화를 통해 구입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인터넷을 통해서보다 10달러 정도 비싸다. US에어 등 대부분의 주류 항공사는 항공사 직원을 통해 티켓 구입은 물론 티켓 교환, 행선지 변경, 환불 등의 서비스를 해줄 경우 여러 가지 요금을 추가로 붙인다.
미리 원하는 자리를 예약할 경우에도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자리를 공항에 가기 전에 미리 예약하는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알레지언트 항공사는 서비스당 10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버진 애틀랜틱 항공사는 미국~런던 노선에서 기내에서도 약간 넓은 자리를 선정해 75달러의 ‘엑스트라 차지’를 받고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 리포트’(Consumer Report)지는 1월호 여행 트렌드 기사를 통해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시카고~샌디에고 노선을 검증할 결과, 티켓의 가격은 283달러로 저렴한 편이였지만 여기에 전화 예약(10달러), 짐 체크인(6달러), 스낵 박스(10달러), 짐 무게 추가(50달러) 등을 합하면 76달러 정도의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의 리사 프리먼트 여행전문 기자는 “소비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가운데 항공료가 크게 인상되고 있다”며 “스마트한 여행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 차지를 잘 알아본 다음 여행상품을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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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경비를 아끼려면 대중교통을 자유로 사용할 수 있는 시티 패스 등을 구입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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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이용하면 색다른 느낌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알뜰 겨울철 해외여행 이렇게

해외여행의 최성수기는 여름이 아니라 겨울이다. 성수기엔 여행상품 가격도 올라가게 마련. 올 겨울 좀 더 싸고 실속 있게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해 보자.

△미리 공부하자
자유 여행은 물론, 가이드가 안내하는 패키지 여행이라도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 지갑에서 돈이 새는 것을 막기 힘들다. 물건을 하나 사더라도 그 지역의 특산품이 뭔지, 현지가 싼 곳인지 공부를 하고 가는 것이 좋다.

△여행사 패키지가 쌀 때가 많다
여행객의 대표적 오해는 ‘여행사를 이용하는 것보다 따로 항공권을 끊고 현지 호텔에 직접 예약하는 것이 싸다’는 생각.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항공+호텔’ 자유 여행 패키지는 단체 항공요금을 적용 받고, 호텔도 여행사가 거래하는 가격이 더 싸기 때문에 여행사를 이용하는 쪽이 저렴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미리 자신이 직접 예약할 때 가격과 여행사를 통해 구입할 때 가격을 비교하고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클릭! 초특가 상품
가끔 여행사 홈페이지에는 ‘5박 캐리비언 599달러’ 식의 초저가 상품이 뜰 때가 있다. 강제 샤핑이나 온갖 옵션을 강요하는 저질상품도 있지만 믿을 만한 여행사 상품은 싸다고 ‘비지떡’은 아니다.
여행사에서 미리 선금을 지급하고 사놓은 좌석을 채우지 못할 때 내놓는 ‘마이너스 행사’인 경우이기 때문이다. 이런 초저가 상품은 주로 인터넷에서 하루 이틀 새 마감되므로, 여행사 사이트를 자주 클릭하는 게 좋다.

△교통패스 활용은 기본
여행 경비를 아끼려고 자유 여행을 택했더라도 영국처럼 교통비가 비싼 곳에서는 자칫 교통비가 더 나갈 수도 있다. 나라마다 한 지역을 여행하는 데 유리한 ‘일일승차권’이나 관광지 입장료 할인혜택이 포함된 ‘무제한 교통패스’ 등이 있으니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대표적인 할인패스로는 파리의 유명 관광지 입장료와 대중교통비가 포함된 ‘파리 시티 패스’가 있다.

△야간열차로 이동을
여행에서 시간은 돈이다. 조금 긴 거리라면 밤 시간을 이용해 이동하면 숙박비까지 절약할 수 있다. 야간열차 중에는 미리 예약하면 편히 누워서 갈 수 있는 것도 있다.

△현지가 싼 것도 많다
중국이나 동남아 여행은 미리 물건을 준비해 가는 것보다 현지에서 사는 게 더 싼 경우가 많다. 유럽 역시 우산이나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컵라면, 술 등은 현지에서 사도 괜찮다.

△자전거 투어도 있다
베트남이나 캄보디아처럼 대중 교통이 발달되지 않은 곳에서는 택시를 타야 할 경우도 있다. 그러나 런던은 택시비가 너무 비싸고, 그 밖의 나라에서는 바가지 요금을 부담할 가능성도 크다. 관광지 중 상당수는 자전거 하루 대여가 가능한 곳이 많으므로 이를 이용한 자전거 투어도 이용해볼 만하다.

△아침은 푸짐하게
자유 여행이라도 호텔에 묵는다면 대부분 조식 부페가 제공된다. 별로 당기지 않더라도 아침 식사는 든든히 하는 게 좋다. 점심도 런치메뉴를 이용하면 실속 있다. 그러나 외국 관광지는 저녁이 비싼 경우가 많으므로, 저녁 식사는 가볍게 하는 게 좋다.

△샤핑은 귀국 전날에
여행 초반에 선물을 사면 짐도 무거워지고, 나중에 더 싸고 좋은 물건을 발견했을 때 아쉬워진다. 그렇다고 귀국하는 날 시간에 쫓겨 물건을 구입하는 것도 급한 마음에 바가지 쓸 확률이 높다. 샤핑은 귀국 하루 전쯤 하는 게 정석이다.

△경유지 여행
바겐 여행객들은 유럽을 여행할 경우 직항편보다는 한두 도시에서 쉬었다 가는 경유편을 선호한다.
이런 항공편을 이용하면 항공요금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 그러나 경유지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곤 대부분 공항 면세점을 잠깐 둘러보거나 공항 라운지에서 휴식을 취하는 정도다.
이런 점을 간파한 항공사들이 최근 목적지에서뿐만 아니라 경유지에서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예를 들어 서유럽 중심의 여행을 신청할 경우 뉴욕 등의 경유지에서 2~3일간 덤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게 한 것. 가격도 직항편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올 여름 알뜰 해외여행족으로부터 새로운 여행패턴으로 인기를 끌 전망이어서 가고자 하는 목적지뿐만 아니라 경유지까지 여행할 수 있는 이런 여행 프로그램들은 앞으로 배낭 여행객들에게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백두현 기자
doopae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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