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설화 만발 겨울산… 추위도 즐겁다

2006-01-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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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만발 겨울산… 추위도 즐겁다

윈터 원더랜드로 변한 앤젤레스 포레스트. 눈사람 만들기가 재미있다.

LA근교 눈놀이 명소

북가주로 올라가는 5번 골든 스테이트 프리웨이가 관통하는 테혼 패스(Tejon Pass)에서 샌버나디노 마운틴까지 지난 주말 내린 눈으로 산악지역이 온통 백설로 치장됐다. 남가주 고지대들이 근래에 보기 드문 최상 컨디션의 눈 놀이터로 변한 것이다. 자녀들과 흰눈 위를 미끄러지는 엉덩이썰매도 타고 넓은 눈밭에서 눈사람 만들기, 눈싸움을 즐길 수 있는 곳이 LA 근교에는 널려 있다. 이번 주말 겨울 산으로 눈꽃놀이를 떠나자. 설경을 보면서 새해 계획을 만들기도 너무 좋은 곳들이다. <백두현 기자>


프레지어팍


LA 근교에서 가장 먼저 겨울이 찾아오는 곳은 LA, 벤추라, 컨 카운티가 경계를 이루는 ‘프레지어팍’(Frazier Park) 지역이다. 남가주에서 가장 높은 산 중 하나인 해발 8,831피트의 마운트 파이노스(Mt. Pinos) 주변으로 잔잔한 설경이 평화스럽게 펼쳐진다.
프레지어팍의 눈풍경은 소담스럽다.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고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농가.
끝없이 이어진 올록볼록 언덕은 눈이불을 덮고 있어 마치 흰 물결처럼 보인다. 발자국 하나 없는 눈밭에 소나무 한 그루 서있는 농가의 풍광은 그림엽서 속의 모습과 똑같다.
겨울철 강설량이 6피트에 달하는 눈고장이기 때문에 마운트 파이노스 레크리에이션 지역의 맥길(McGill) 캠핑장과 출라비스타(Chula Vista) 파킹장 일대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장으로 변한다. 최근에는 스노모빌 타기가 유행이다.
산록의 마을 프레지어팍은 눈구경과 눈썰매 타기에 적합한 곳이 수두룩하다.
프레지어팍 타운에서 출라 비스타 파킹장까지의 약 7마일 구간이 특히 눈놀이에 좋은 지역인데 산이 험하지 않고 언덕도 경사가 완만해 어린이들과 즐기기 좋다.
눈 놀이를 위한 각종 렌탈 전문점들이 타운에 있으며 타운 입구 길목 커피샵에서는 차 한잔하고 겨울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다. 겨울에는 눈놀이 정보, 여름철에는 산행 안내 등의 유인물을 받을 수 있는 레인저 스테이션(661-245-3731)이 타운 록우드 밸리 로드(Lockwood Valley Rd.)상에 있다.
지난주부터 이 지역에는 무려 4피트 내외의 눈이 내렸는데 정확한 적설량과 날씨에 대한 정보는 프레지어팍 상공회의소(www.shopoutdoors. com)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노스로 1시간반 정도 가다가 테혼 패스의 고갯길을 내려서자마자 프레지어팍 출구로 내려서 좌회전, 서쪽으로 가면 타운에 도착한다. 타운에 도착하기 바로 전까지만 해도 전혀 눈 세상이 예상되지 않는다. 하지만 마을에서 쿠디 밸리 로드를 따라 서쪽 방향으로 가다가 마운트 파이노스 로드로 들어가면 환상의 설경을 보면서 산 위로 오르게 된다. 6마일 정도 산길을 오르면 출라비스타 주차장에 도달한다. 현재 출라비스타 주차장까지는 제설작업으로 눈이 말끔히 치워진 상태이지만 이 지역은 눈이 자주 내리기 때문에 스노체인을 준비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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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등산과 눈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마운틴 볼디 지역.

마운틴 발디(Mt. Baldy)

아무 것도 쓰여지지 않은 백짓장처럼 눈부신 설원. 나무마다 눈꽃이 만발하고, 곳곳에서 그 설경을 만끽하는 ‘겨울 나그네’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눈이 하얗게 덮인 산길을 오르며 마음을 하얗게 비울 수 있는 새해를 맞는 의식으로 제격인 곳이다. 뽀드득 소리를 내며 선명하게 등산화의 발자국을 남기며 겨울 추억을 만든다
눈놀이는 물론 수많은 주말 등산객들이 이 곳을 찾는다. 주변에는 소문난 폭포와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소나무 숲 속에는 눈이 많이 쌓여 경치 구경과 눈놀이에 아주 그만이다.
발디에는 가파른 스키장도 있어 어느 정도 수준을 갖춘 스키어들이 많이 몰려든다.
가는 길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 포모나시를 지나 마운틴 애비뉴(Mountain Ave.)에서 내려 좌회전, 북쪽 산길을 15마일 정도 오르면 눈꽃지역에 도착하게 된다.
문의: (909)982-2829


빅베어 마운틴
레이크 애로헤드

샌버나디노 마운틴의 유명한 리조트 타운 빅베어와 애로헤드는 겨울철이면 어김없이 백설로 뒤덮인다. 지붕에 눈을 잔뜩 이고 처마에는 고드름을 주렁주렁 매단 점포들은 마치 알프스의 마을처럼 운치가 있다. 식당에서 간간이 새어나오는 맛있는 음식 냄새는 때 없는 시장기를 불러일으킨다. 스키 리조트로 유명하지만 눈놀이장(Magic Mountain Snowplay)도 오픈 한다. 빅베어 블러버드상 모텔 6 인근에 있는 이 곳에서는 자녀들과 눈썰매를 타거나 눈싸움, 눈사람 만들기를 해보면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 입장료는 18달러인데 썰매로 사용하는 튜브와 언덕 위로 올라가는 리프트 티켓이 포함되어 있다.
문의: (909)585-0075
만일 눈이 내린다면 싱그러운 솔 냄새가 풍기는 소나무 숲속 길을 눈을 맞으며 걸어보는 것도 색다른 계절의 맛을 느끼는 한 방법이 된다.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면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치장된 별장들을 구경하게 된다. 이 곳은 붕어와 배스낚시가 유명하고, 가족들과 스케이팅, 볼링 등도 즐길 수 있다.
가는 길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 30번 노스로 갈아타고 330번 이스트를 타면 18번으로 바뀌면서 빅베어 지역에 도착하게 된다.



앤젤레스 국유림
크리스탈 호수

요세미티나 킹스캐년 쯤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 숲과 높은 바위 봉우리, 그 사이에 펼쳐진 눈밭이 겨울 산의 멋진 풍경을 선사하는 곳이다. 워낙 눈구경으로 유명해 주말이면 차량을 통제할 만큼 사람들의 행렬이 끊기지 않는다. 캠핑과 송어 낚시로도 유명한데 곳곳에 바비큐 시설을 갖춘 피크닉 장소가 있다.
가는 길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아주사 애비뉴(Azusa Ave.)에서 내려 좌회전, 북쪽으로 가다보면 길이 39번 도로로 바뀌며 산 속으로 이어진다. 산길을 따라 약 13마일 정도 올라가면 설원을 만난다.


■ 눈놀이 정보

◎썰매와 복장
눈놀이 썰매는 스포츠용품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대부분 플래스틱으로 만든 것으로 가격은 15달러 내외. 100달러 이상의 고가품도 있지만 1년에 1∼2번 눈놀이를 가는 사람들은 저렴한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옷차림은 기본적으로 보온이 좋고 방풍이 잘 되어야 한다.
여벌 옷가지와 양말들을 따로 준비하고 신발도 가급적 방한 효과가 좋은 등산화나 눈 장화를 신는 것이 좋다. 운동화에 물이 세면 여간 발이 시리지 않다.

◎국립산림국 어드벤처 패스
크리스탈 레이크, 마운트 발디 등 국립산림 지역에 주차하기 위해서는 1일 5달러의 입장권을 비지터센터나 레이저 스테이션에서 구입해야 한다.
어드벤처 패스는 일반 스포츠용품점이나 낚시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자주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30달러의 1년 시즌패스를 구입하는 것도 좋다.
어드벤처 패스에 대한 보다 자세한 문의는 국립산림청 LA지부 (818)790-1151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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