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해롤드 로이드 코미디 컬렉션’

2005-12-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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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arold Lloyd Comedy Collection)

찰리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에 이어 할리웃 무성영화 시대 ‘제3의 천재’라 불렸던 해롤드 로이드의 작품을 모은 7장의 DVD 박스세트. 15편의 장편영화와 13편의 단편 및 로이드의 홈무비 등이 담긴 보너스 디스크가 담겨 있다.
로이드는 1912부터 1947년까지 그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신입생’(The Freshman)과 ‘안전 꼴찌’(Safety Last!) 등을 포함해 200여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엑스트라로 시작한 그는 후에 채플린과 키튼을 능가하는 흥행배우가 됐는데도 늘 이 둘의 그림자에 덮여 살았다. 1917년 뿔테 안경을 쓰고 얼굴에 팬케이크 화장을 한 ‘안경잡이’로 나온 단편 ‘울타리 너머’로 팬들의 마음을 산 로이드는 1920년대 들어 수많은 장편영화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의 인기는 30년대 들면서 식기 시작했다.
로이드는 로맨틱 코미디와 위험한 액션이 있는 난장판 영화의 선조격으로 1919년 손에 들고 있던 소품용 폭탄이 터져 오른쪽 엄지와 집게손가락을 잃기도 했다. 그는 또 관객들이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인물을 묘사하는데 충실했는데 로이드의 손녀 수잰은 “할아버지는 요즘의 탐 행스 같은 배우”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로이드 하면 고층빌딩 밖 대형 벽시계의 바늘에 매달려 있는 장면으로 유명한 ‘안전 꼴찌!’(1923)로 밖에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채플린과 키튼과 달리 로이드는 광고가 얘기의 흐름을 끊는다고 자기 영화를 TV로 방영하는 것을 금지했던 것이 로이드가 요즘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90달러. New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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