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피라밋은 왜 불가사의인가

2005-11-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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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화강암을 처리한 4600년전의 작업과정은 영원한 수수께끼

이집트의 최고미녀는

피라밋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유적 중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건축물로 이집트 전국에 104개가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카이로 교외 기자(Giza)에 있는 3개의 피라밋으로 제일 큰 것이 4대 왕조의 파라오 쿠푸의 피라밋이다. 다른 피라밋은 규모가 작다. 따라서 ‘피라밋’하면 일반적으로 ‘기자의 피라밋’을 의미한다. 피라밋은 왜 신비한가. 사진으로 보면 별 것 아닌 건축물 같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엄청난 무게의 돌덩어리들이 쌓아 올려진 것에 놀라게 된다. 2톤에서부터 60톤에 이르는 돌 230만개를 40층의 높이로 쌓아 올린 것이 피라밋이다. 더구나 이 건축물이 지금으로부터 4600년 전(BC 2589) 매일 2만명이 동원되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왜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속하는지 이해가 간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파라오가 신이 보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파라오가 사망하면 신이 되며 자신들은 죽은 후에도 파라오의 지배를 받게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피라밋 노역을 납세 대신에 자진해서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인들은 죽은 후의 영혼 세계를 ‘KA’라고 불렀는데 이 ‘KA’문화 때문에 미라 만드는 기술이 어느 민족보다 뛰어났다. 특이한 것은 왕인 파라오가 살아생전에 자신의 무덤이 될 피라밋 건축을 직접 지휘한 점이다.
피라밋만 구경하고는 “이집트의 유적 별 것 아니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코끼리 다리만 만지고 코끼리의 생김새를 설명하는 것이나 비슷하다. 이는 한국인 여행사들의 관광코스가 카이로-마운트 사이나이-갈릴리 호수-예루살렘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에 쫓겨 이집트관광은 수박 겉 핥기 식으로 하는 데서 오는 현상이다. 이집트를 제대로 보려면 적어도 8~9일은 잡아야 하며 나일강 하류의 룩소와 왕의 계곡, 왕비의 계곡, 아부 심벨을 봐야 이집트 관광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룩소의 카르나크 신전과 아부 심벨의 람세스 2세 신전은 상상을 뛰어넘는 웅장함을 지니고 있다. 얼마 전 TV에서 룩소가 교육영화로 방영된 적이 있는데 지금의 유적을 3,000년 전의 것으로 재생시켜 비교한 장면은 그 웅장함과 화려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건축물의 대부분은 람세스 2세가 61년의 재위기간에 지은 것이다. ‘왕의 계곡’이 생긴 것은 피라밋의 도굴이 심해 이를 피할 목적으로 산을 파고 그 속에 왕의 무덤을 만들기 시작한 데서 비롯되었다. 투탕카멘의 무덤도 ‘왕의 계곡’에서 발견되었다.
소년왕 투탕카멘이 죽은후 후계자가 없어 재상인 호렘헵이 파라오가 되었다. 그러나 호렘헵도 자식이 없어 장군인 람세스 1세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는데 그의 아들이 바로 이집트 19대 왕조의 수퍼스타인 람세스 2세다. 클레오파트라는 람세스 2세보다 1153년 후의 왕이며 그녀가 이집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는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카이로의 관광 선물점에 가면 왕비 흉상을 파는데 이 여자가 바로 투탕카멘의 어머니이자 이집트 역사에서 최고의 미인으로 인정받는 네페르티티(사진)다. 람세스 2세의 왕비 네페르타리도 절세미인이었지만 네페르티티의 미모에는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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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ZA의 피라밋 - 카이로에서 1시간 떨어진 위성도시 ‘기자’에 있다. 처음에는 파라오들이 자신의 무덤으로 피라밋을 선택했으나 세월이 흐르는동안 도굴이 심해 유물이 전부 없어지자 ‘왕의 계곡’에 묻히는 것으로 장례전통이 바뀌었다. 사진에는 스핑크스가 작아보이지만 실제는 높이가 20m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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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밋 부근에 있는 잡상인들. 낙타 한번 타는데 1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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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촬영하는 한국인 부부. 피라밋 사진찍는 장소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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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소의 야경. 대부분 람세스의 건축물들로 카르나크 신전의 웅장함은 기이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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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계곡에 있는 핫셉수트 왕비 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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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탕카멘이 발굴된 ‘왕의 계곡’. (자료사진)


이 철 <이사>
c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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