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면의 기도, 몸으로 표현”

2005-11-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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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기도, 몸으로 표현”

메리놀수녀회 김유수 수녀는 ‘움직이는 기도’ 피정에서 전례무용을 선보인다. <진천규 기자>

‘춤추는 수녀’김유수씨 전례무용 피정

“내 속의 하느님 발견”
LA 첫‘움직이는 기도’
20일까지 성바실성당

“춤은 신앙을 끌어내기에 적합한 도구죠. 전통적인 전례도 중요하지만 깊은 의미를 되새기는 만큼 몸짓으로 표현하며 주님을 찬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춤추는 수녀’ 김유수 수녀(메리놀수녀회)가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간 성바실 중앙천주교회에서 ‘움직이는 기도’ 피정을 갖는다.
지난 20여년간 하와이에서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 수녀는 ‘몸으로 바치는 기도’라 불리는 전례무용 안무가 겸 무용가이다.
전례 중에 ‘춤’을 춘다고 하면 선입관을 갖는 신자들이 적지 않지만 김 수녀는 “기도의 종류와 형식이 다양하듯 전례무용은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을 하나로 하느님께 봉헌하는 기도”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함께 하는 신자들과 어우러져 하느님의 현존을 경험하며 전례 안에서 충만된 기쁨과 감사를 강렬하게 구체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일치와 치유의 은총을 경험할 수 있다”고 전례무용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다.
김 수녀가 말하는 전례무용이란 단순히 ‘하느님께 봉헌하고 싶은 마음을 몸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그녀는 “손으로 성호를 긋거나 사제가 두 팔을 벌려 감사기도를 바치는 것 등 선호나 전례 중의 모든 움직임들이 전례무용에 포함된다”고 설명하며 “즉 전례무용이란 특정 양식의 춤동작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기도를 밖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체계적인 무용이나 안무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김 수녀가 전례무용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색다르다. 1982년 메리놀 수녀회에 입회하고 낯선 환경과 언어장벽으로 힘겨워 했던 김 수녀는 어느 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움직여지는 신비로운 영적 체험 후 기도를 춤으로 표현하는 전례무용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수녀가 LA에서 처음으로 여는 이번 ‘움직이는 기도’ 피정은 전례의식 청원기도를 시작으로, 신성한 율동과 묵상, 기도 등을 진행한다. 특히 참가자들을 소그룹과 대그룹으로 나눠 즉흥적인 무용 작업을 실시해 이들이 공동체 안에서 일치와 활동성을 발휘하는 동시에 스스로 자연스럽게 내면을 표현하고 표출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김 수녀는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과정 안에서 각 개인은 자신 안에 하느님께서 주신 고유한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참가자들이 자신이 깨닫지 못했던 자아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정화되고 상처와 억압에서 해방돼 해탈을 경험하고 궁극적으로 하느님과의 조화를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수녀는 하와이 전례 예술 컨퍼런스와 다양한 전례무 웍샵에서 전례춤을 지도하고 초교파적인 모임인 세계성무용 축제에 참가하는 등 전례무용을 보급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해 왔다.
그녀는 “정의의 강물, 자비의 불, 지혜의 바람, 그리고 진실의 대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찬양하게 하고 춤추게 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피정에 관심을 갖고 참가하길 당부했다.
‘움직이는 기도’ 피정 일정은 15, 16일 오후 7시30분, 17일 오전 9시30분과 오후 7시30분, 18일 오후 7시30분, 그리고 20일 오후 1시30분이다.
성 바실 중앙천주교회 주소와 전화번호는 3535 W. 6th St. LA (213) 389-3142

<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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