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타가 되고 싶은 목사

2005-11-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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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현대인들은 스타가 되고 싶어한다. 대중이 있는 곳에는 스타가 있게 마련이지만 상업화된 자본주의 사회만큼 스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세상도 없다. 실상 스타는 현대 사회의 상업화가 만들어놓은 상품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기독교사회도 현대사회의 일부일진대 스타가 나타나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한국 교회의 상업주의화가 가속화되던 70년대와 80년대에 한국에서도 스타 목사들이 탄생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주로 한국의 중상류 계층이 사는 지역에서 목회를 시작하였고, 조금은 감각적인, 조금은 지적인 설교로 교육받은 중산층 이상의 마음에 파고들었고, 아름다운 교회당을 지어서 성도들의 편안한 신앙 생활을 인도하였고, 무엇보다도 추종자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에 민감하였다.
그러나 이 화려한 목회가 만들어 놓은 부작용도 결코 작지는 않다. 첫째 소시민 그것도 중상류층의 기호를 맞추다 보니 십자가의 신앙을 말랑 말랑하게 연성화 시켜버렸고, 둘째 윤리적인 엄격성을 상실해 버렸고, 셋째 교회의 화려함이 소외계층을 주눅들게 해 그들을 기독교에서 멀어지게 하는 역할까지 해 버렸다. 예수는 이 땅에 와서 치열하게 살았고, 모든 것을 버리고 십자가를 질 것을 요구 했고, 극단주의적 이타주의 윤리를 제시했고 가난한 자를 위해 가난하게 살다 죽었음을 생각하면, 이 스타 목사님들이 제시한 삶의 모습이 예수가 제시한 그것을 닮았다고 말하기는 힘든 것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가 우스갯소리로 스타를 스스로 타락한 자라고 했는데 그냥 농담으로 흘리기에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담고 있는 말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 스타 목사님들이 다른 목사님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고 특히 기독교의 미래를 짊어져야 할 젊은 교역자들의 롤 모델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어떤이들은 스타가 되는 지름길을 찾기 위함인지 이 스타 목사님들한테 가서 줄을 서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것 같아 안쓰럽기까지 한다.
스타가 되기를 원했다면 그들은 직업을 잘못 찾은 것이다. 그리고 이미 스타가 되어 있는 목사님들은 스스로의 스타 됨을 자랑스러워 할 일이 아니라 부끄러워할 일이다. 정말 그들이 닮아야 할 예수는 추종자들이 스타를 만들려고 했을때 숨어버렸던 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히 교역자들에게 말한다. 이제 스타가 되려는 꿈들을 접으시라고. 왜냐 하면 우리에게는 이미 예수 그리스도라는 수퍼스타가 있어서, 더 이상의 스타는 필요가 없다고. 그리고 우리의 수퍼스타인 예수는 세상의 화려함이나 교권 혹은 스포트라이트와는 아무런 상관 없는 분이라고. 당신들이 스타가 되려고 하면 할수록 기독교는 그 본질과 멀어져 간다고.


박 문 규
(캘리포니아 인터내쇼날 대학 학장)
(LA기윤실 공동대표. www.cemkl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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