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호젓한 유혹’ 사막으로? 산속으로?

2005-10-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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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젓한 유혹’ 사막으로? 산속으로?

‘프로 캠퍼’들은 가을철인 지금 캘리포니아의 산야로 캠핑을 떠난다. 가을 캠핑은 특히 밤하늘이 아름다운 사막지역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가을에 떠나는 캠핑여행

풍광이 멋들어진 산속, 텐트를 치고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을 이고 일렁이는 장작불 둘레로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앉으면 여유와 가족애가 새삼 소록소록 솟아난다. 각 지역의 비경을 배경으로 무려 2,500여개의 캠핑장이 있는 캘리포니아의 야영 성수기는 단연 여름철이지만 진정한 ‘프로 캠퍼’들은 가을철인 지금 캘리포니아의 산야로 캠핑을 떠난다.
캠핑장인지 도시 한가운데인지 모를 정도로 붐비던 유명 캠핑장들은 고스트 타운처럼 적막만이 남아있고 간혹 나무 사이로 날아다니는 새들만이 쓸쓸한 그라운드를 지키고 있다.
호텔 숙박비 대신 텐트와 버너를 사서 자동차 트렁크에 챙겨 넣고 아이들과 함께 별이 빛나는 밤하늘이 있는 곳으로 주말여행을 계획한다.
가을 캠핑은 날씨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비교적 온화한 지역으로 캠핑 코스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방문하기 힘든 사막 지역이나 산악지역이지만 가을에도 온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샌디에고 인근 국유림은 가을 캠핑 장소로 더없이 좋은 곳들이다. 가을이어서 더욱 좋은 캘리포니아 유명 캠프장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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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온화한 가을철에 사막을 방문하면 사이클링, 하이킹 등 각종 레포츠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가을 캠핑 명소

인적 뜸한 가을캠핑
“휴우~ 살 맛 나네”

황량함 사이로 ‘느긋한 낭만’
두런두런 별들의 사랑이야기

사막 캠핑의 절정 레드 락 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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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혹성 탈출’의 배경으로도 유명한 레드 락 주립공원.

사막 도시인 모하비를 지나서 395번 하이웨이로 약 40마일 정도 북상하면 유명한 서부 영화들의 배경이었던 레드 락 캐년(Red Rock Canyon) 주립공원을 만난다. 화산암과 퇴적암이 수백만년 동안의 풍화작용으로 붉은 색으로 바뀌면서 장관을 이루는 환상 속의 별천지로 영화 ‘혹성 탈출’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여름에는 무더위로 도저히 캠핑이 불가능한 곳이지만 가을인 지금 이 곳은 사막의 황량함을 즐기기 위한 캠퍼들이 텐트를 올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별을 관찰하기 좋은 곳으로 유명한데 캠핑장 레인저들이 그 날의 별자리 차트를 화장실에 걸어놓을 만큼 밤하늘이 아름답다.
리카르도 캠핑장이 있는 화이트 하우스 클립(White House Cliff)은 100피트 높이의 퇴적암 절벽들로 마치 악마가 만들어놓은 무대 커튼처럼 사막을 둘러싸고 있다. 절벽은 시간에 따라 그 색채가 돌변하는데 일출 때는 핑크색을 띠던 절벽이 오후의 햇살을 받으면 흙색으로 변했다가 저녁 일몰과 함께 피를 흘리듯 붉은 색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자연의 학습장으로 아이들과 함께 지질학, 고생물학, 화석학 등을 공부할 수 있으며 사진 작가들이 매시간 변하는 절벽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하루종일 캠핑장 주변을 서성거린다.
지난 1968년 컨(Kern) 카운티 최초의 주립공원으로 지정된 이 곳에는 10여개의 트레일이 있어 가을 바람을 등에 업고 가벼운 하이킹도 즐길 수 있다. 매주 금요일 아침과 토요일 저녁에는 레인저가 가이드로 나서는 하이킹 프로그램도 있다. 모두 50개의 캠프사이트가 있는데 예약은 필요 없고 선착순으로 텐트를 치게 된다. 사용료는 사이트당 10달러. 화장실과 식수는 있지만 샤워시설은 없다.
문의: (661)942-0662
www.desertusa.com/rrsp


■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노스→14번 노스를 타고 가다가 모하비를 지나서 나오는 395번 노스로 갈아타면 된다. 모하비시에서 북쪽으로 25마일 거리에 있으며 LA에서는 자동차로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팜스프링스 인근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솔튼시

8,000에이커에 달하는 방대한 고원에는 청명한 하늘과 깨끗하고 맑은 공기 그리고 완벽한 평화와 정적, 이로 인해 때묻지 않은 아름다움을 찾는 사람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른봄에는 사막이 아름다운 꽃으로 덮여 방문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캠핑 시설이 잘돼 있어 가을은 물론 겨울에도 야영객이 많은 곳이다. 벨(Belle), 코튼우드(Cottonwood), 블랙 락(Black Rock) 등 9개의 캠핑장이 있다. 화장실, 수도, 캠프파이어 등 모든 시설을 가장 잘 되어 있는 블랙 락의 경우 사용료는 10달러이다. 예약: 1-800-365-CAMP, reservations.nps.gov
유명 관광지로는 커다란 바위군들이 자리잡고 있는 히든 밸리(Hidden Valley), 옛 금광지인 로스트 호스 마인(Lost Horse Mine), 팜스프링스와 인디오시 전경을 내려다보는 키스 뷰(Keyes View), 희귀한 선인장 정원 촐라 칵투스 가든(Cholla Cactus Garden) 등이 꼽히고 있다.
암벽 등반, 승마, 자전거 타기, 하이킹, 사막 생태 학습 등 수많은 액티비티가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가는 길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약 100마일 정도 가면 유카밸리(Yucca Valley)로 빠지는 62번 하이웨이가 나온다. 62번을 따라 약 45마일 정도 북상하면 투엔티나인 팜스(29 Palms)를 지나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한다.
문의: (760)367-5500
역시 팜스프링스 인근에 있는 솔튼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소금호수 중 하나이다. 물놀이를 좋아하는 가을·겨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유명한 사막 관광지다. 360에이커의 호수에서 뱃놀이, 수영, 낚시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조류 관찰도 유명하다.
캠핑장이 많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사이트 수가 1,400개가 넘는다. 특히 가을과 겨울철에는 수 천명이 이 곳에 텐트를 세우고 사막의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가는 길 10번 이스트를 타고 가다 팜스프링스를 지나 86번 하이웨이가 나오면 사우스로 바꿔 타고 5마일 정도 가면 멀리 수평선이 보이는 솔튼시에 도달하게 된다.
문의: (760)393-3052
desertusa.com/salton/salton.html


미국 최대의 사막 국립공원 데스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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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보다는 가을과 겨울철에 더 많은 캠퍼들이 찾아오는 데스 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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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황량함을 그대로 만끽하면서 캠핑을 할 수 있는 데스 밸리 국립공원.

미국을 대표하는 사막 국립공원이다. 이름 그대로 여름철에는 화씨 125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더위가 계속되지만 지금은 80도 내외로 1년 중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다.
이미그랜트(Emigrant), 퍼니스 크릭(Furnace Creek), 모호개니 플랫(Mahogany Flat), 메스퀴트 스프링(Mesquite Spring) 등 크고 작은 10여개의 캠핑장이 있다. 이중 퍼니스 크릭만 예약이 가능하다. 퍼니스 크릭에서 136개의 사이트가 있는데 모든 사이트에는 수도, 테이블, 캠프파이어, 화장실 시설이 갖춰져 있다. 사용료는 사이트 당 16달러. 그룹 캠핑도 가능하다. 예약 및 문의: 1-800-365-CAMP, reservations.nps.gov
데스밸리의 유명 관광지로는 서반구에서 가장 고도가 낮은 지역인 ‘배드워터’(Badwater), 홍수와 풍화작용으로 깎인 크고 작은 산봉우리들이 모여 있는 ‘모자이크 캐년’(Mosaic Canyon), 14평방마일에 달하는 ‘샌드듄스’(Sand Dunes), 데스밸리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이 곳의 장관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단테스 뷰’(Dante’s View) 등이다.
데스밸리의 관광은 방문객 센터에서 시작하는 게 좋은데 퍼너스 크릭 지역 190번 하이웨이 옆에 있는 이 곳에서는 데스밸리에 대한 슬라이드를 상영하며 부속 박물관에서는 데스밸리의 역사와 현황이 소개된다.
가는 길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 15번 노스로 갈아탄다. 베이커(Baker)에서 127번이 나오면 북쪽 방향으로 갈아타고 데스밸리로 들어가는 190번 웨스트를 타면 된다. LA에서 총 거리는 300마일 정도.


쿠야마카 랜초 주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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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정취를 한껏 만끽할 수 있는 샌디에고 인근 쿠야마카 랜초 주립공원.

남가주에서 거의 유일하게 가을 단풍을 목격할 수 있는 곳이다.
일년 내내 푸르름을 유지하는 캘리포니아 파인트리 사이로 떡갈나무와 단풍나무 그리고 애스펜팬 트리가 가을의 정취를 한껏 뽐내고 있다.
사과의 고장인 줄리안에서 가까운 곳으로 텐트에 여장을 풀고 인근 과수원으로 사과따기 관광에 참가한다. 샌디에고에서 가장 높은 쿠야마카 픽(해발 6,512피트) 정상까지 이어지는 왕복 5.5마일 길이의 하이킹 트레일이 있어 줄리안에서 구입한 사과파이의 칼로리를 하이킹으로 날려버린다. 초심자들은 왕복 4마일 길이의 스톤웰 픽 트레일에서 하이킹을 시도한다.
모두 85개의 캠핑사이트가 있으며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다. 사용료는 사이트당 12달러. 그룹 캠핑장도 있으며 이 지역 인디언들을 삶을 조명한 박물관도 있다.
한편 줄리안에서는 매년 가을철 주말이면 다양하고 독특한 미술 공예품들이 전시 및 판매된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화가들과 장인들이 제작한 전시 작품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해 독특한 선물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행사는 10∼11월 토∼일요일 타운 홀에서 계속되며 개장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 예약: (800)444-7275, www.reserveamerica.com. 주소 및 문의: 12551 Highway 79 Descanso, CA, (760)765-0755

■가는 길

LA에서 S. 5번 Fwy 를 타고 샌디에고까지 간다. 다운타운에서 나오는 8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가 나오는 79번 하이웨이 노스로 갈아탄다. 산길을 따라 11마일 정도 가면 주립공원이 나온다. 샌디에고에서 동쪽으로 40마일 거리.
또는 LA에서 S. 5번 Fwy를 타고 가다 라호야까지 가면 52번 하이웨이를 만난다. 이 길을 동쪽으로 따라가다 보면 다시 산쪽으로 연결되는 78번 하이웨이를 따라 역시 동쪽으로 가다 보면 줄리안에서 79번 하이웨이가 나오고 이 길로 갈아타 남쪽으로 5마일 정도 내려가면 된다.

백두현 기자
doopae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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