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풍선에 말씀과 사랑을 싣고…

2005-10-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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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에 말씀과 사랑을 싣고…

탈북자 출신 이민복 선교사는 지난 3년 동안 국경지대에서 풍선에 성경책과 구제물자를 담은 비닐봉지를 매달아 날려 보내왔다.

탈북자 출신 이민복 선교사 성경책·구호품 달아 북한으로 날려

‘국경 너머 북으로 신앙의 공중 메시지를…’
기독탈북인연합회 이민복 대표는 지난 3년 동안 북풍이 부는 날 수백 개의 헬륨 풍선에 작은 성경책과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전단, 다양한 구제물자를 담은 비닐봉지를 매달아 날려 보내왔다.
이민복 선교사는 “역사이래 최고로 폐쇄된 사회인 암흑의 북한 땅에 유일하게 외부 소식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풍선’뿐”이라며 “북한의 동포들을 일깨우고 선교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풍선보내기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엔 탈북난민 1호’로 나라 안팎에서 화제를 모았던 이 선교사는 90년 북한을 탈출해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95년 한국에 입국했으며, 이후 모스크바와 서울에서 신학대학을 수료하고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북한선교 활동을 펼쳐와 한인들에게 친숙한 인물이다.
이 선교사에 따르면 북한정부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전단은 무조건 수거해 불태우도록 하고 있으며, 보는 것 자체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해 전단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풍선을 날려보내는 것이 기독교를 전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 주민들은 폐쇄적인 만큼 역설적이게도 외부세계를 알고자 하는 심리가 강해 외부 정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주민들이 전단지의 내용을 보면 북한 당국이 선전하던 것과는 다른 세상을 접하고 북한의 체제 선전에 의문을 갖게돼 자연스레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풍선선교가 쉬운 것만은 아니다. 이 선교사는 지난 9월 강화도에서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이란 제목의 전도지 수백장을 비닐풍선에 묶어 날려보냈다가 경찰과 국정원 직원들에 의해 한때 연행되기도 했으며, 이미 북한에서는 현상금이 나도는 위험인물로 분류됐다.
이 선교사는 풍선보내기운동 외에도 북한내 저항을 부추기기 위해 지하교회나 김정일 체제에 반대하는 지하 기독교인 조직에 성경과 식량, 의류, 라디오 등을 중국 국경을 통해 밀반입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미주 한인교회들이 북한선교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북한의 종교상황을 잘못 판단해 실수하는 것을 보면 북한에서 살다온 탈북자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북한의 실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탈북자로서 문서전도와 간증, 세미나와 선교학교 운영 등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북한선교 의지를 불태웠다.
이씨는 “탈북자 목회의 비결은 긍정적 사고의 배양이다”고 강조하며 “탈북자들이 부정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긍정과 기본이 배도록 교육하고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춰 비전을 심어주어야 한다”며 국내외 북한선교단체들이 힘을 모아 함께 교류하고 방향을 모색하길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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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이민복씨(왼쪽)가 북한 선교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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