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0.08이라고 다 음주운전 아니다”

2005-10-16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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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훼어팩스 판사 연이은 기각에 법조계 경악

훼어팩스 카운티의 한 판사가 음주운전 피의자에 대한 사건을 모두 기각처리하고 있어 검찰의 반발은 물론, 법조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훼어팩스 일반 지방법원 이안 M. 오플래허티 판사는 지난 7월 자신이 담당한 2건의 음주운전 사건을 기각 처리한 이후 검찰의 편법적인 기소도 모두 불허하고 있다.
당시 피의자의 변호인은 혈중 알콜농도 0.08 이상이면 운전에 영향을 주는 음주상태로 규정해 처벌하는 버지니아 주법이 1985년 대법원 판례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변론을 폈으며 오플래허티 판사는 이를 받아들였다.
오플래허티 판사는 음주운전에 관한 버지니아의 주법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개인적 소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월 기각사태 이후 검찰은 음주운전 관련 기소의 경우 오플래허티 판사를 기피하는 수단으로 음주관련 혐의를 일시적으로 누락시켜 지방법원을 거친 뒤 순회법원에 기소하는 편법을 썼으나, 오플래허티 판사는 최근 이 같은 편법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오플래허티 판사는 지난 12일에도 혈중알콜농도가 처벌기준의 거의 2배 반에 달하는 0.20인 피의자의 음주운전 사건을 역시 기각 처리했으며, 다음날인 13일 0.10인 피의자의 사건을 또다시 기각했다.
검찰은 버지니아 법률상 지방법원 판사가 특정 법률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하는 경우 기소해 유죄판결을 이끌어낼 방법이 없다며 난감한 입장을 호소하고 있다.
오플래허티 판사의 이 같은 법률해석에 동조하는 판사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그의 판결이 다른 사건에 영향을 미치는 판례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지방법원 판사의 경우 판결문 형태로 판결을 하지 않아 오플래허티 판사는 기각 이유를 공식적으로 설명한 적이 없다. 또 언론의 접촉도 피하고 있어 정확한 판결 이유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아직 순회법원에서 오플래허티 판사의 판결을 들어 음주운전 피의자를 변론한 케이스는 단 한 건에 불과하나 앞으로는 변호사들이 이를 고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혈중 알콜농도 0.08 이상이면 음주운전으로 간주하는 법률은 미국내 50개 주 전체에 채택돼 있고 합헌성이 인정돼 있다. 그러나 지난 1985년 대법원은 검찰이 범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추론 가능한 모든 요소를 모두 입증해야 한다는 모호한 판례를 남겨 이를 근거로 혈중 알콜농도 0.08이 곧 음주운전을 입증하지는 않는다는 법률적 주장이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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