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인근 가을을 찾아서 ‘데스칸소 가든’

2005-10-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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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인근 가을을 찾아서 ‘데스칸소 가든’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데스칸소 가든

고즈넉한 가을 숲서 차한잔의 낭만을...

165에이커에 달하는 이 거대한 정원은 대낮에도 햇빛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선 참나무 숲과 세계 각 국에서 수집한 10만여종의 식물로 뒤덮여 있다.
숲 사이로 꼬불꼬불 이어진 오솔길은 낙엽이 수북히 깔려 어디가 길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이며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나는 ‘사각사각’ 낙엽 스치는 소리와 발 밑으로 느껴지는 푹신한 감각은 신선한 자유와 안도감을 온몸 가득히 전해 준다.
‘졸졸졸’ 흐르는 개울을 지나쳐 조그만 연못가 벤치에 앉아 낙엽들이 물위에 동동 떠다니는 모양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다가 한가한 오후가 권태롭다는 듯 ‘풍덩’ 용트림을 치는 잉어의 몸짓에 흠칫 놀라 다시 가을꽃이 만발한 꽃밭 쪽으로 자리를 옮겨본다.
산책하다가 지치면 일본 정원에 차려진 아담한 찻집에 들러 쉬엄쉬엄 차 맛을 음미해 보는 것도 독특한 멋이 있다. 차 한잔을 사들고 정자 난간에 기대앉아 차가운 가을 대기와 함께 홀짝홀짝 마시면 이렇듯 고즈넉이 가을을 즐길 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을 듯 싶다는 한가로운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티 하우스 이외에도 동백 숲, 라일락 정원, 캘리포니아 식물원 등의 볼거리가 있으며 남가주 산악지대의 낮은 사면과 능선을 뒤덮은 떡갈나무의 생태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학습용 코스인 샤파럴 네이처 트레일, 새들의 생태를 관측하는 버드 옵저베이션 스테이션, 결혼식을 비롯해 각종 행사가 열리는 파빌리언,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인공폭포 페더폴스 등이 있다.
또한 전 주인 바디 부부가 거처하던 언덕 위의 저택에서는 연중 미술전시회가 열린다.
160에이커에 달하는 가든을 자세히 돌아보기 위해서는 트램(tram) 투어를 이용하면 좋다. 트램 투어는 매 주말 30분마다 출발한다. 요금은 1인당 3달러.
LA 카운티 소유 정원으로 산책로와 꽃길이 잘 정돈되어 가족동반으로 하루를 즐길 수 있는 시민의 휴식공간인 이 곳에서는 때때로 각종 행사가 열리는데 오늘 금요일(14일)에는 ‘가을철 캘리포니아 스타일 정원 가꾸기’ 행사가 열리고 이번 주말(15일, 16일)에는 장미 강연회도 열린다.
개장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30분이며 입장료는 성인 5달러, 노인과 학생은 3달러.


■가는 길


LA 한인타운에서 2번 프리웨이 노스로 가다가 2번 프리웨이가 끝나는 라카냐다에서 나오는 Verdugo Bl.에서 내려서 우회전, 3블럭 정도 가면 데스칸소 드라이브가 나오고 이 곳에서 우회전하면 가든에 도달한다.
주소: 1418 Descanso Dr. La Canada.
문의: (818)952-4400, www.descanso.com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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