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축제의 계절 호박따며 말 타며 다함께 차차차

2005-10-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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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계절 호박따며 말 타며 다함께 차차차

가을 축제가 한창인 무어팍 티에라 레하다 가족 농장.

가을 농장 축제

추수철 맞아
농장 페스티벌
지역마다 줄줄이

한해 동안의 결실을 앞에 대하고 이웃과 수확의 기쁨을 나누며 축제를 즐기는 계절 가을. 가을이 되면 캘리포니아는 알차게 여문 곡물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황금 들녘을 만들고 산기슭 과수원들의 과실수들은 주렁주렁 매달린 탐스러운 과일들로 치장된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남가주 곳곳에서는 옥토버 페스티벌, 하베스트 페스티벌 등 수확물을 주제로 한 축제가 한창이다.
들판에 탐스럽게 매달려 있는 호박을 주제로 열리는 축제도 여럿 된다. 특히 10월말 핼로윈을핼로윈 때 쓸 호박을 직접 고르는 펌킨 패치는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과수원이 즐비한 시골마을에서 사과의 수확을 기뻐하며 벌이는 사과축제도 가볼 만하다.
최근 무공해 야채와 과일들이 인기를 끌면서 방문객이 직접 농산물을 수확해 구입하는 농장과 과수원들이 늘고 있다. 가을을 맞아 계절의 독특한 정서와 분위기를 가족과 함께 만끽할 수 있는 수확 농장들과 과수원들을 소개하고 각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가을 축제들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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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따기 투어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농장 직원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아빠, 농장에 가서 핼로윈 호박 골라요”

티에라 레하다 가족 농장

LA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인 무어팍에 있는 티에라 레하다 가족 농장(Tierra Rejada Family Farm)은 평소에는 무공해 야채와 과일들을 방문객이 직접 수확해 구입하는 농장이지만 수확의 계절 10월에는 농장 전체가 호박, 허수아비, 볏짚들로 치장되면서 즐거운 테마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수천개의 크고 작은 오렌지색 호박(pumpkin)으로 농장은 뒤덮이고 말, 염소, 양, 소, 오리, 닭, 토끼 등 수십종의 동물들이 동물원을 방불케 한다. 무엇보다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이 좋아해 가족들의 하루 나들이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핼로윈을 앞두고 호박이 넝쿨째 굴러다니고 있는 농장에서는 10월 한달 동안 제8회 ‘가을 추수 페스티벌’(Fall Harvest Festival)을 마련하고 있다. 독특한 수공예품 장이 서 핼로윈과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을 구입할 수 있고 페이스페인팅, 그 밖의 다양한 게임도 마련돼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게 된다. 옥수수 구이를 비롯한 먹거리도 풍부하고 호박과 옥수수, 호박 조각과 장식에 필요한 도구도 판매하고 있다.
이번 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호박 투어에 참가하면 교육적이고 재미있는 농장 경험을 해 볼 수 있다. 먼저 호박 따기 투어(Pumpkin Pickin’ Tour)는 어린이들은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호박 재배에 관한 설명을 들은 후, 말이 끄는 왜건을 타고 펌킨 패치로 가 호박이 자라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집에 가져갈 호박을 따게 된다.
펌킨 패치와 헤이 라이드(Pumpkin Patch & Hay ride)는 농장 뒤쪽의 호박밭에서는 사람 좋은 농부, 릭(Rick)이 볏짚을 채운 왜건에 어린이들을 태우고 함께 호박을 따러 간다. 가는 길에 호두, 살구 등 과일나무가 자라는 것을 둘러보고 호두나무 아래서 피크닉도 즐긴다.
LA에서 약 55마일 거리에 있는 티에라 레하다 가족 농장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가는 길은 5번 N.→118번 W.→23번 S.→Tierra Rejada Rd.에서 내려 우회전→Moorpark Rd.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주소 3370 Moorpark Rd. Moorpark, CA 93021.
문의 전화 (805)529-3690
www.underwoodfamilyfar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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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티에라 레하다 가족 농장에서 열리고 있는 동물쇼.


오크 글렌 라일리스 농장

샌버나디노 유명한 사과 과수원의 도시 오크 글렌(Oak Glen)에서 일반에 개방하는 농장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으로 전형적인 미국 농가를 체험할 수 있음은 물론 시즌마다 독립전쟁이 재현되는(re-enactment) 곳이기도 하다.
사과를 따러 밭으로 들어갈 때 타는 포장마차가 인상적인데 사과의 가격은 파운드당 1달러 정도. 주말이면 음악과 바비큐가 나오는 각종 행사가 열리고 직접 짜서 만드는 사과주스가 유명하다.
그밖에도 농장에는 배, 래스베리 등의 과일과 옥수수, 토마토 등 야채도 무르익었고 핼로윈을 앞두고 호박도 넝쿨째 굴러다니고 있다. 말, 토끼, 양 등 가축도 있어 어린이들은 신기한 동물을 만져보느라 정신이 없다. 과수원 주인인 라일리 가족들은 마치 ‘초원의 집’의 주인공들처럼 소박한 옷과 모자를 쓰고 오랜 세월을 한결같이 정직한 땀을 흘리며 살아가고 있다
개장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오후 5시. 주소 및 문의: 12261 S. Oak Glen Road Oak Glen, (909)797-7534
꼬불꼬불한 산길 뒤에 나타나는 고산지대 오크 글렌 일대는 과수원 하기에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LA에서 약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뉴잉글랜드 스타일의 이 마을에는 약 12개 정도의 크고 작은 사과 과수원들이 밀집해 있는데 10월을 맞아 탐스러운 사과가 주렁주렁 열려 수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매년 노동절 연휴를 기준으로 시작되는 사과 시즌은 10월이면 피크를 이루고 11월말까지 계속된다.
오크 글렌에는 라일리스 농장 외에도 산딸기로 유명한 로스 리오스(Los Rios·909-797-1005) 과수원, 남가주에서 가장 오래된 110세난 커다란 밤나무가 있으며 피크닉 시설이 갖춰진 스노라인(Snowline·909-797-3415) 과수원 등도 있다.
가는 길은 10번 프리웨이 웨스트를 타고 가다 리버사이드를 지나 Beaumont Avenue가 나오면 좌회전해서 약 9마일을 북상하면 농장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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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리스 농장에서 중세기 전쟁 재현하는 병사들.


포크너 농장

10월이 되면 수천개의 크고 작은 오렌지색의 호박(pumpkin)으로 농장이 뒤덮인다.
포크너 농장(14292 W. Telegraph Road Santa Paula, CA 93060)은 샌타폴라 지역의 유명 명소로 가을철 주말이면 포크송을 연주하는 밴드가 등장하고 이 지역 유명 바비큐 식당에서 나온 요리사들이 통갈비를 굽는다.
옥수수, 호박 등 25여가지의 각종 채소와 농산물을 직접 수확, 구입할 수 있으며 대형 트럭터를 타고 농장을 돌아보는 행사도 마련된다.
돼지, 소, 말들에게 먹이를 건네주는 재미를 어린이들에게 제공하고 이번 주말(15~16일)에는 이 지역 상의가 주최하는 새끼 동물 만나기 행사가 열린다. 높은 키의 해바라기를 이용한 대형 미로가 만들어져 있다.
가는 길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가다 매직마운틴을 지나서 126번 웨스트로 갈아타 20분 정도 달리면 농장으로 들어가는 브릭스(Briggs) 로드를 만나게 된다. 개장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5시30분.
문의 : (805)525-2226
www.faulknerf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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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컨트리 음악의 라이브 밴드 무대가 매 주말 열린다.


지역별 가을축제

▲빅베어 옥토버 페스티벌
(Big Bear Oktoberfest)
가을철 결실의 축제 가운데 가장 광범위하게 열리는 옥토버 페스티벌(Oktoberfest). 1812년 독일의 뮌헨에서 훗날 바바리아 왕국의 왕이 된 루드비그 왕자와 테레사 공주의 결혼기념 축하연으로 시작된 옥토버 페스티벌은 남가주에서도 토랜스의 알파인 빌리지, 헌팅턴비치의 알파인 빌리지, 샌타모니카 등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특히 빅베어 호수 주변의 알파인 빌리지는 코너마다 바바리아 스타일의 산장이 들어서 있어 남가주에서 가장 바바리아의 분위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인데 매년 10월 주말이면 무려 2만여 인파가 단지 축제를 즐기고자 이 곳을 찾아온다.
축제는 10월29일까지 매 주말마다 열리는데 금요일은 오후 6시~자정, 토요일은 정오~자정, 일요일은 정오~오후 5시30분. 입장료는 어른은 8달러, 12세 이하의 어린이는 4달러. 행사 장소는 Big Bear Convention Center로 29707 Big Bear Blvd. Big Bear Lake, (909)584-3000.

▲헌팅턴비치 올드 월드
빌리지 옥토버 페스티벌
헌팅턴 빌리지의 올드 월드 빌리지(Old World Village) 역시 작은 독일이라 불릴 만큼 독일 분위기가 가득한 곳. 아기 천사가 조각된 분수, 깔끔하게 정돈된 화단, 고풍스러운 지붕과 처마 밑 간판, 꼭대기 풍향계, 창문 밖 테라스에는 색깔도 조화로운 꽃들이 화사하게 고개를 내밀고 건물 벽에는 18세기 독일 시골마을의 평화로운 일상을 그려놓은 벽화가 눈길을 끈다. 거리엔 갓 구운 빵의 구수한 향이 가득 차 있고 정겨운 독일 민요가 유성기를 통해 거리에 울려 퍼진다.
옥토버 페스티벌은 오는 10월29일까지 열린다. 수, 목요일은 오후 6시30분~오후 11시(21세 이상만 입장 가능하며 무료다), 금, 토요일은 오후 6시30분~새벽 1시까지(21세 이상만 입장 가능하고 입장료는 10달러), 일요일은 오후 2시~오후 7시30분까지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꾸며진다. 행사 장소는 올드 월드 저먼 레스토랑(Old World German Restaurant). 7561 Center Ave, Huntington Beach, (714)895-8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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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시골 마을의 정겨운 장터를 연상시키는 오리지널 추수 축제.

▲오리지널 추수 축제
19세기 시골 마을의 정겨운 장터를 연상시키는 이 축제는 전국 최대 규모의 이동 장터행사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시대 의상을 입은 200여명의 장인들이 보석, 가구 등 자신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부스에서는 가을 추수의 향기가 느껴지는 음식들도 맛볼 수 있다. 10월21일(금)부터 사흘간. 10월22일과 23일은 오전 10시~오후 7시, 23일은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입장료는 어른이 8달러50, 연장자는 7달러50. 6~12세의 어린이는 4달러50. 주소: Long Beach Convention Center 300 E. Ocean Bl. Long Beach. 롱비치 컨벤션센터

백두현 기자
doopae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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