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곰사냥 좋~지 법은 알고 가야지

2005-10-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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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사냥 좋~지 법은 알고 가야지

사냥을 떠나면 툭 트인 벌판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어서 좋고,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실컷 눈에 들여놓을 수 있어 더욱 좋다.

사냥시즌 본격
초보자를 위한 기초 정보

한인 ‘세코이야 헌팅 클럽’제공

미국 주류사회에서 보편화된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잡은 사냥. 연방정부 수렵국의 통계에 따르면 사냥은 매년 1,800만명이 라이선스를 획득하게나 갱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노소 누구나 연중 내내 미 전국 어디서나 즐길 수 있으며 사냥의 종류와 장비로 다양하다.
사냥을 떠나면 툭 트인 벌판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어서 좋고,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실컷 눈에 들여놓을 수 있어 더욱 좋다. 사냥은 또한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스포츠. 어린이들도 사냥을 하게 되면 대자연에 나가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고 집중력 향상은 물론, 체력단련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자세한 사냥법규는 각 주정부가 제정하여 각 주의 특성과 계절, 동물들을 고려하여 주마다 따로 시행하고 있으나 전체적인 맥락과 규정은 텍사스 사냥법을 기초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대동소이하다.
일부 사람들은 사냥이 자연과 환경보호에 어긋난다는 생각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생태계의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일조하는 것이 사냥이라고 전하다.
캘리포니아의 본격적인 곰 사냥철을 맞아 한인 사냥동우회인 ‘세코이야 헌팅클럽’(회장 이선) 이진택 총무와 함께 초보자들을 위한 사냥 기초 정보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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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이 자연보호에 어긋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생태계의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일조하는 것이 사냥이라고 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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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코이야 헌팅클럽의 변종팔 이사.


가주 사냥 정보

사냥은 12세부터… 매년 면허 갱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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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1인당 한마리만… 새끼동반 어미곰 못잡아

◆곰 사냥
많은 한인이 한번쯤 꿈꾸어보는 스릴 만점의 곰 사냥은 매년 가주에서는 9월 셋째주 토요일에 시작하여 12월25일까지 계속되며 1,700마리 곰이 다 잡힐 경우 예정보다 일찍 곰 사냥시즌이 끝날 수도 있다. 활을 사용하는 곰 사냥은 8월20일부터 시작하여 9월11일까지 계속된다. 또한 알래스카에서는 1년중 8월을 제외한 11개월 내내 곰 사냥이 가능하다.
귀한 웅담과 웅신 때문에 한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곰 사냥의 허가증은 32.30달러로 일반 사냥 라이선스 외에 따로 구입해야 한다. 가주에서는 1년에 1인당 곰 한 마리만 허용하나 캐나다에서는 매년 2마리까지 허용한다.
연방정부 수렵국의 통계에 따르면 50만마리의 흑곰과 5만마리의 갈색 불곰이 북미에 서식하고 있으며 매년 10%인 5만5,000마리를 사냥을 해야 동물간의 먹이사슬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으나 매년 이 수치가 턱없이 부족하여 곰의 숫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종종 신문지상이나 TV에서 보는 주택가에 출몰하는 곰은 왜 사냥이 자연계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가를 잘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장비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Big-5’ 같은 스포츠 용품점에서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300달러 상당의 30구경 소총이면 곰 사냥에 충분하다. 1년 미만, 50파운드 미만의 새끼 곰이나 새끼를 동반한 어미 곰은 사냥이 금지되어 있다.
2~3일 안에 곰을 거의 확실하게 잡기를 원하면 전문 곰 사냥 가이드를 고용하면 된다. 가이드는 5년 이상 잘 훈련된 사냥개를 풀어 곰을 가까운 나무 위에 올라가게 유도해서 사냥꾼이 비교적 수월하게 잡을 수 있게 해준다. 1마리당 1,200~1,500달러의 수고비를 가이드에게 지불해야 한다.
◆꿩
꿩은 한국과 중국에서는 흔한 조류지만 북미에서는 수세기 전만 하더라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중국에서 수입된 외래종 조류인 꿩은 사슴의 증가와 마찬가지로 경작지의 확대와 함께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남북 다코타주에는 유명한 꿩 사냥터가 많이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새크라멘토 부근에 소량의 야생 꿩이 있고 로스앤젤레스 근교에서는 대개 랜치에서 사육된 꿩으로 사냥한다.
캘리포니아 야생 꿩은 수컷만 4마리가 허용되며 랜치에서 사육된 꿩은 마리 수, 암수 제한이 없다.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유명한 꿩 사냥터로는 리버사이드에 소재한 포윈즈 꿩사냥클럽(Four Winds Pheasant club, 310-370-2238)이 있다.
비용은 1인당 65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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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무제한 포획… 마리당 허가증 16달러

◆멧돼지 사냥
주로 캘리포니아주에 집중 서식하고 있으며 1년 내내 사냥이 가능하고 마리 수에 제한이 없으며 1마리당 허가증(tag)은 16달러이다.
로스앤젤레스 북쪽 컨카운티부터 북가주까지 분포하고 있으나 주로 중가주 킹시티(King City)와 파소 로블레스(Paso Robles) 지역의 얕은 야산지역에 많이 서식한다. 주로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에 출몰하여 인근 농가의 농작물을 파헤쳐 농민들에게 많은 피해를 준다. 보리·밀밭이나 감자·고구마 밭을 좋아하므로 많은 농가에서 사냥꾼들에게 자기 농토를 개방하고 있다.
사냥꾼들은 맛있는 멧돼지 고기를 수확할 수 있고 농가에서는 돈도 지불하지 않고 야밤에 농작물을 마구 먹어대는 나쁜 짐승들을 제거할 수 있게 된다. 초보자의 경우 이런 좋은 커넥션이 없으므로 종종 사냥개를 동원하는 전문 멧돼지 가이드를 고용하곤 하는데 이럴 경우 하루 150~200달러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가이드들은 자기 집 뒷마당에서 멧돼지 몸통 전체에 진흙을 발라 구워주는 통멧돼지구이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멧돼지는 생긴 모습 그대로 대단히 흉폭하고 힘이 세기 때문에 한번에 급소를 맞춰야 한다. 대개의 동물이 그렇듯이 앞다리 바로 위 몸통부분에 심장, 허파, 간이 위치해 있으므로 이 급소 부분을 명중시켜야 한다.
대표적인 국유지 사냥터로는 중가주에 위치한 포트 헌터 리짓(Fort Hunter Liggett, 831-386-3310), 캠프 로버츠(Camp Roberts) 주방위군 훈련장(805-238-8167)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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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전체에 3,500만마리의 사슴이 서식하고 있고 매년 1,500명의 사냥꾼이 800만마리 정도의 사슴을 포획하고 있다.

◆사슴
미국 동부에서는 가을철 사슴 사냥철이 시작되면 많은 근로자가 사슴 사냥을 가기 위해 1주일씩 집단으로 휴가를 신청하기 때문에 일부 제조업체에서는 1주일 동안 공장 전체가 휴업을 하기도 할만큼 서부 개척시대부터 오랫동안 일상생활화 되어 있다
미시간, 위스콘신에서는 한때 사슴 숫자가 주민 수를 능가하기도 했다. 미국 남·동부에 비하면 서부는 비교적 사슴 분포가 적은 편이다. 북미 전체에 3,500만마리의 사슴이 서식하고 있고 매년 1,500명의 사슴 사냥꾼이 800만마리 정도의 사슴을 포획하고 있다. 1900년대 초기에는 미 전역에 불과 몇십 마리의 사슴만이 서식하였다고 하니 놀라운 증가치가 아닐 수 없다.
옥수수, 밀과 같은 작물 경작지가 늘어나면서 먹이가 풍부해지고 영양상태가 좋아지면서 사슴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이에 비례해 농부들의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년에 1인당 수컷 사슴 2마리만 사냥할 수 있으나 사슴 피해가 많은 텍사스 등 남부지역, 미시간, 위스콘신 같은 동부주에서는 암수 구별 없이 1인당 5마리에서 10마리까지 포획이 허용된다.
안전한 사냥을 위해서는 사슴 사냥꾼끼리 서로 식별이 용이한 오렌지색 사냥복을 착용하게 한다.


■사냥면허

대부분의 다른 주와 마찬가지로 캘리포니아에서 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사냥면허(hunting licence)를 받아야 한다.
수렵국 강사로부터 10시간의 사냥, 총기사용 안전수칙 교육을 이수한 후 교육 이수증을 발급 받고 스포츠용품 가게에 이를 제시하면 사냥면허를 살 수 있다.
가주 수렵국 안전교육 안내는 전화 (760)947-8859로 하면 되고 사설 교육업체로는 Turner’s outdoorsman(818-996-5033)이 있다.
또는 한국어 교육을 원하면 사냥친목단체인 세코이야 사냥클럽(회장 이선, 213-369-0467, 818-640-6494)으로 연락하면 된다.
교육비용은 30달러이며 매년 갱신하는 사냥면허 비용은 성인은 33.35달러, 16세 미만은 8.65달러 제대 상이군인은 5.25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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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사냥철을 맞아 매주 사냥을 계획하고 있는 세코이야 헌팅클럽의 이선 회장.


“10월부터 매주 사냥”

세코이야 헌팅클럽 이선씨 인터뷰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비영리 세코이야 헌팅클럽(Sequoia Hunting Club)의 이선씨는 17년 전에 위병으로 큰 수술을 받고 난 후 건강이 아주 좋지 않았지만 사냥을 시작한 후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 젊은 시절부터 육상을 비롯 만능 스포츠맨으로 많은 운동을 해 왔지만 사냥만큼 건강에 도움을 준 것은 없다는 것이다.
미 전역 캐나다, 멕시코를 두루 돌면서 사냥을 하기 때문에 여행을 즐기고 등산을 하면서 며칠씩 캠핑을 하며 귀가할 때는 저녁 반찬거리로 사냥한 수확물을 잔뜩 가져와 식단을 풍성하게 하니 아내에게도 많은 즐거움을 가져다준다고 전한다.
끝없이 트인 대자연에서 밤이면 밤마다 수 없는 별들을 바라보며 신의 위대함을 느끼고 낮에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천을 누빌 때면 그 기분은 인간의 언어로는 다 표현할 수가 없다고 한다. 현재 한달에 1~2회 정도 사냥을 즐기고 있으나 본격적인 사냥철인 10월부터는 매주 사냥을 계획하고 있다.
이씨는 “전세계 사냥 인구의 70% 이상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을 정도로 미국은 사냥의 천국이다. 유럽에서는 상류사회에서 주로 하는 비싼 사냥이 미국에서는 누구나 즐기는 대중 스포츠이다”며 “일본도 사냥총을 사기 위해서는 복잡한 구입 절차와 소총의 경우 10년의 구입대기 기간이 필요하고 미국보다 8배 이상의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30달러 사냥면허와 300달러 장비(총)만 있으면 일년 내내 넓은 대 자연을 만끽하면서 사냥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백두현 기자
doopae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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