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려의 살면서 필요한 에티켓/ 땡큐 카드 쓰기

2005-09-22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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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이지만 큰 효과를....

어느 나이 많은 멋쟁이 여성으로부터 생각지도 못한 땡큐 카드를 받았다. 며칠 전 그 집에 찾아가면서 자주빛 나리꽃 한 다발을 사갖고 갔었는데, 그 꽃이 거실에 품위를 더해주고 있으며 향기가 침실까지 은은히 뿜어온다면서 같이 만나 이야기한 일이 참 좋았다고 써있어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른다.

광고와 고지서들로 한 뭉치씩 오는 우편물 속에서 가끔씩 손으로 쓴 주소의 봉투를 발견하면 우선 가슴이 두근거린다. 누굴까? 열어보면 땡큐 카드(Thank You Card). 활짝 웃는 신랑신부 두 사람의 얼굴. 아하! 두어달 전에 다녀온 결혼식이 생각난다. “그래 잘들 살아야지” 속으로 생각한다.
결혼 땡큐 카드를 보내고 받는 일은 한국 사람들에게도 익숙해진 일이다. 한번 지나고 말 일을 이렇게 다시 환기시켜주는 Thank You Card야말로 미국인들의 좋은 습관 중에 하나다.


미국 엄마들은 아이가 말을 배우기도 전에 “땡큐”를 말하라고 가르치며, 아이가 글을 깨우치기도 전부터 “무엇이든지 선물을 받으면 꼭 땡큐 카드를 쓰도록 해라”고 가르친다고 한다. 태어나기 전 베이비 샤워로 시작해서 온갖 생일 파티, 그리고 졸업식, 결혼식, 은퇴식, 은혼식, 금혼식, 장례식...등등 온갖 모임 마다 참석했던 사람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낸다. 이처럼 대량으로 일률적으로 보내는 것 말고도, 흔히 일상생활의 자그마한 일에도 땡큐 카드를 보내곤 하는데, 이 작은 카드가 메마르기 쉬운 마음들을 푸근하게 해주는 큰 역할을 하곤 한다. 바쁜 생활 속에서 차 한 잔 옆에 두고 잠시 카드를 쓰는 여유를 가지는 것은 지혜로운 삶의 한 방식이라 여겨진다.

평소에 예쁜 카드나 자신의 이름을 인쇄해놓은 카드를 만들어 준비해 놓고 있으면, 언제 건 마음이 내킬 때 쉽게 쓸 수가 있다. 카드를 고르는 일은 자신의 스타일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러므로 본인의 개성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색이나 디자인에 신경 써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너무 요란하고 복잡한 카드보다는 한번 읽고 버릴 수 있을 정도로 캐주얼한 것이 좋고 너무 비싸게 보이는 카드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장례식이나 병문안 후에 보내는 카드는 물론 화려한 색깔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암만 대량으로 보내는 카드라 해도 일률적으로 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좋지 않다. 그 사람을 마주 보고 이야기 하듯, 그 사람이 보낸 선물에 대해 자세히 적는 것이 좋다. 혹시 선물이 맘에 안 들더라도 선물을 고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한 내용을 한자 적으면 된다. 그러나 보통 편지처럼 내용을 너무 길게 늘어놓으면 감사하는 마음의 초점이 없어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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