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즈니스 칼럼/ 사업가와의 대화

2005-09-2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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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호<공인회계사>

골프연습장에서 우연히 친구의 형인 K 사장을 만났다. K 사장은 의류업계에서만 30년동안 성공적으로 사업을 해왔다. “형, 오랜만이네요. 사업 잘 되세요?” “ 신회계사, 요사이 개스 값이 올라가면서 사업이 활
기가 떨어지는 것이 느껴지지만 난 크게 개의치는 않네.” “ 아무래도 소비심리가 위축되니 모든 면에서 경기가 둔화 될 수 밖에 없지요.” “ 신회계사, 누가 이렇게 개스값을 올리는 거지.” “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단기적으론 선물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서 가격
이 결정되지요. 시장경제는 자유경제인데 거기에서 생기는 공급과 수요라는 현상이 가격을 결정해요”

“형, 전반적으로 동포 비즈니스가 안된다고 아우성이네요.” “ 특히 중국이 영향을 준 면이 많은 것 같어. 중국이 노동력이 저렴하니 저가품은 전부 중국에서 들어오는 추세잖어. 예를 들면 옛날에 60 불에 팔던 신발을 40불에 내가 팔고 있으니 이익마진이 약해졌어. 그렇다고 수량
적으로 더 파는 것도 아닌데. 매년마다 올라가는 임대료, 전기료, 인건비를 감당하기가 힘들어.” “ 그렇지요,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처럼 중국에서 마구 밀려 들어오는 싸구려 물건들 때문에 시장에는 교란이 생긴 측면이 있고, 소매업자에겐 불리하게 작용을 하지요.” “ 그렇
지. 싸구려 물건에 이익을 붙여야 얼마를 붙치겠어.”
“한국분들이 하시던 봉제업과 의류업이 문을 많이 닫았는데 형님은 30년동안 의류 사업을 잘하시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 “ 신회계사 ! 나야 큰 사업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오늘까지 올수 있었던 것은 사업에 재투자를 한 것이 그 이유의 하나 일거야. 내가 사업하는 이 근처에도
한국분들이 하던 가게가 많이 있었어. 다 문 닫았지” “전 개인적으로 그로서리를 하시던 분들은 슈퍼마켓으로 봉제업을 하시던 분들은
Manufacturing 으로 상향적으로 사업이 연결되지 못한 것이 아쉬워요. 다시 말하면 어느 사업을 시작했던 상향적으로 뻣어 나갔어야 되는데 중간에서 짤린 것 같다는거죠.


물론 거기에는 이민자가 처한 외부적인 조건도 있지만 우리가 조정하고 관리할 수 있었던 내부적인 조건과 상황도 있지 않았나 싶어요.” “ 난 가게문을 한달 정도 닫고 수리도 하고 변신에 변신을 가한 것이 돌이켜 보니 생존에 큰 역활을 해준것 같아. 즉 사업에 재투자를 했다는 말이지 ” “ 그
렇지요 같은 커피를 마시더라도 내부시설이 잘 돼있고 질좋은 커피재료를 쓰는 Starbucks 에서는 비싸게 커피값을 내더라도 우리가 불평을 안하잖아요. 사실 재투자란 변화된 사업환경에 생존을 위한 적응적인 측면과 사업에 부가가치를 새롭게 창출하는 두가지 역활이 있지요.” “
신회계사, 바로 그 점이야, 우리는 결코 가격을 싸게 받지는 않아. 그러나 손님이 불평을 안하는 이유는 시설이 좋고 손님이 원하는 물건을 다양하게 구비해놓고 또한 서비스가 좋기 때문이지. 그것이 우리의 경쟁력이야. ” “형, 재투자는 외형에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잖아요,” “ 그렇지, 우리 가게는 종업원이 전부 오래 일한 사람이라 지방에서 고객이 오면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알고 챙겨주기 때문에 고객이 다 믿고 사지. 가격 가지고 문제를 삼는 경우는 거의 없어. 난 종업원에게 잘 해주는것도 재투자라고 생각해.”

“그래요, 우리는 사업에서 돈을 벌면 재투자보다는 좋은 집이나 좋은 차에 자금이 많이 쓰인 면이 있는 것 같아요.” “ 신회계사, 그 말 잘했네. 재투자가 없으니 사업체는 마치 비료 안주고 농사만 짓는격이고, 어떤 위기 상황이 오면 감당이 안돼. 그 뿐 아니라 우리는 자기가 하는
사업에 대해서 천직이라는 의식이 약해서 언젠가는 그만두어야 된다는 심리가 있어. 마치 못할 것을 하고 있기나 한듯한 어정쩡한 심리가 있지. 난 한국에서 무엇을 했던간에 미국에서 이것이 내가 하는 사업이라면 천직으로 알고 한 우물만 파야 된다고 생각해. 난 이 의류사업으로
은퇴할꺼야. ” “ 어느 사업이던 깊이 들어가면 무궁한 세계가 있는데 그 표피를 계속 뚫고 들어가기 위한 전략과 의지 그리고 정보가 부족해서 우리는 엄청난 노력과 고생에 비해서 집약적인 결과를 못 거둔 측면이 분명 있지요.”
사업의 이론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오랜기간 사업을 운영한 경험자의 체험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느끼며 그 형과 헤어졌다. (718)359-0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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