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해방 60돌’

2005-08-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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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본의 시마네현 의회가 매년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결정했다. 다케시마란 독도의 일본식 이름인데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현의회가 결정한 일이기에 정부도 번복할 의사가 없다” 고 분명히 밝혔다.
그 동안 일본이 우리 한국에 저지른 엄청난 살상과 만행 그리고 착취에 대한 보상은커녕 또 다른 차원의 침략이기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나섰다.
일본만 해도 엄청난 충격인데 중국도 덩달아서 난리다. 중국은 길림성에 있는 고구려 유적지 ‘용담산성’에 안내판을 새로 세우고 고구려는 한국 역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중국인들의 나라였다고 공식 발표했고, 아예 간판의 타이틀을 ‘高句麗人 幷非朝鮮人’이라고 적었다.
길림성의 고구려 유적지 ‘용담산성’이 지난해 7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자 중국은 아예 고구려가 자기들 나라였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래서 또 한번 우리 국민들은 흥분했고 우리는 이 소식을 이곳 미국에서 들었다.
더욱 우리의 마음에 아픔을 주는 것은 6자 회담 소식이다. 슬프게도 우리 조국이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가이긴 하지만 어째든 우리 민족의 문제를 스스로 풀지 못하고 주변의 강대국들에게 내 놓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 참담하다.
기가 막히는 것은 독도의 새로운 침략을 꿈꾸는 일본과 고구려 역사를 왜곡하고 나선 중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있고 초강대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동상이몽을 꿈꾸며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우리 조국의 통일과 번영을 위한 바른 결정이 내려질 수 있을까?
그런 가운데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일제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 난지 60년만에 조국 해방을 기념하는 광복절 행사가 올해 처음으로 남북 공동으로 열렸다. 북측 대표들이 국립 현충원을 참배했으며, 남북 축구시합이 축제처럼 열리기도 했다.
그러는 가운데 유독 나의 눈길을 끌은 것은 ‘남북 화상 상봉’이었다. 남북을 오가지 못하는 이산 가족들을 위해 커다란 모니터를 설치하고 모니터를 통해서 서로의 모습을 보며 대화할 수 있도록 적십자사가 주선한 것이다.
비록 모니터를 통한 만남이지만 헤어진 혈육을 서로 만나는 순간 사람들은 울부짖었고 때로는 모니터를 향해 큰절을 올리기로 했는데, 이 광경을 보면서 나는 마음으로 따라 울었다.
조국의 광복 60 주년은 이렇게 지나갔고 우리는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이곳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러나 타국에서 국무총리가 되어 바쁘게 살면서도 자기의 조국 예루살렘을 향해 창문을 열고 하루 세 번씩 기도했던 다니엘의 그 모습을 배우고 싶다. 부모의 은혜를 아는 것도 조상의 은혜를 아는 것도 특히 조국의 은혜를 아는 것도 모두 인간만이 가진 특권이지 않은가?


우광성 목 사
(은강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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