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4060 싱글들의 ‘화려한 만남’

2005-08-26 (금)
크게 작게
이런 주말 모임
창립 2주년 맞은 ‘목련회’

결혼해서 사는 사람들에게 주말은 너무 후딱 지나간다. 빨래하고 청소하고 마켓보고, 식구들과 밥 한 끼 해 먹은 후 치우고 나면 벌써 일요일 밤.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주말이 홀로 있는 이들에겐 엿가락처럼 늘인 것도 아닌데 어째서 그토록 길어지는 걸까.
에릭 카멘의 노래 ‘All by Myself’처럼,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도 받는 이 하나도 없는 주말 저녁, 몸서리쳐질 만큼 지독한 고독은 꽃이 만발한 세상을 봐도 더 이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게 만든다.
혼자가 되는 이유는 참 여러 가지다. 애초에 바쁘게 살다 보니 혼인할 기회를 놓치기도 하며, 배우자를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고 어쩔 수 없는 이유들로 헤어지는 편을 선택하기도 한다.
목련회는 40-60대의 싱글들을 위한 모임. 재작년 이맘때부터 시작, 이번 주말이면 창립 2주년을 맞는다. 매주 약 40여명의 회원들이 모임에 나오고 있으며 뉴 페이스들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회원들은 주말 저녁이면 한인타운 내의 모임방에서 케이터링 해온 식사를 함께 나누고 재미있는 게임과 넌센스 퀴즈, 신나는 라인댄스와 노래자랑 등 여흥 시간을 갖는다.
2년 사이에 결혼으로 골인한 커플도 탄생했다. 사실 철없을 때 만난 것도 아니고 알 것 다 알게 된 나이에 만나 결혼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여러 회원들과 함께 만남을 거듭하며 상대방의 장단점을 오랜 시간 지켜보는 사이 읽혀지는, 다른 사람에 대한 아름다운 배려의 마음은 분칠한 얼굴보다 더 오래도록 이성을 매혹시키는 이유가 된다.
먼저 탈 싱글해 결혼하는 커플을 목련회 회원들은 마치 자기의 행운인양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해준다. 현재 목련회에서 만나 목하 데이트 중인 커플은 5쌍. 이 가운데 두 쌍은 곧 결혼할 예정이라고 하니 홀로 되신 부모님이 계시면 모임에 나가시라고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어진다.
목련회의 주말 모임은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6시30분-11시까지. 회비는 남성이 15달러, 여성은 10달러.
8월27일은 창립 2주년 기념행사로 노래 자랑 대회, 댄스 경연 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며 식사와 음료, 여흥 순서가 모두 무료로 준비된다.
모임방의 주소는 3550 W. 6th St. #322. Los Angeles, CA 90020.
문의 (213)284-5307 송문희 회장, (213)268-1783 하중원 총무.

<박지윤 객원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