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앙인은 행복 전파자 돼야”

2005-08-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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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은 행복 전파자 돼야”

서울대교구 김운회 주교가 신앙의 기본자세와 행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가주 성령쇄신대회’ 참가 LA 온 김운회 주교
“세상이 삭막한 것은 불량 신자가 많기 때문”

“신앙의 기본은 스스로 행복해지도록 노력하는 자세입니다. 이 작은 시작이 주변 사람들은 물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큰 힘이 되지요.”
남가주 한인 가톨릭신자들의 연중 최대 성령운동인 ‘남가주성령쇄신대회’가 13일~14일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테크니컬 칼리지 그랜드 극장에서 3,000여명의 신자가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네, 믿습니다. 주님!’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 초청강사로 나선 서울대교구 김운회 주교(62)는 신앙의 기본적 자세와 삶의 궁극적인 목적인 행복에 대해 강론했다.
김 주교는 특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종하면서 남긴 ‘나는 행복합니다. 그대들도 행복하시오’를 언급하며 “신앙의 기본 핵심은 사랑을 나누는 삶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우선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김 주교가 말하는 행복하기 위한 조건은 결코 실현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신앙의 삶 속에서 배어나온 마음 어린 관심, 긍정적인 말 한마디, 타인을 위한 배려를 포함한 작은 실천의 시작을 의미한다.
김 주교는 사회가 갈수록 서로를 믿지 못하며 삭막해지는 것은 양보, 이해, 사랑이 기본인 예수의 삶을 본받지 못하고 입으로만 외치는 이른바 ‘불량’ 신앙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주교는 “주말마다 교회 다니며 기도하면서도 우울하고 찡그린 얼굴로 사람들을 대하고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파 하는 못된 심보를 가진 엉터리 신자들이 수두룩하지요”라며 “신앙인이 신앙인답지 못하고 비신자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주교에 따르면 신앙인은 하느님으로부터 행복 전파자의 역할을 명받은 하수인이며 성경에 나타나듯 내가 원하는 것을 남이 대신 해주길 바라지만 말고 먼저 자신을 굽혀 상대에게 베풀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이것은 머리로 이해하기는 쉽지만 몸으로 행동하기는 힘든 것”이라며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믿음이 생각과 행동으로 이어져 삶 속에 일치된 모습을 보일 때 비로소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랄 수 있으며 어려운 일이 닥친 사람들에게 힘과 위안을 줄 수 있다”며 모든 이가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김 주교는 또한 미국 내 한인 사제지망생 부족 문제를 염려하면서 “한국에서 파견된 신부는 현지 상황에 익숙지 않아 적응하고 효율적인 활동을 펼치는데 시간이 걸린다. 이민가정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1.5세, 2세와의 융합을 시도할 수 있는 현지 사제자가 많이 양육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제18회를 맞은 남가주성령쇄신대회에서는 서울 대교구 김운회 주교를 비롯해 문다캇 신부(인도 케랄라 빈첸시아), 김영진 신부(한국 청주교구 남천동성당), 박상대 신부(남가주 백삼위성당)이 강의했으며, 찬미, 율동, 치유예절, 성령세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또한 행사장 밖 캠퍼스에서는 각 수도회와 수녀원 및 봉사단체들이 부스를 설치해 각자 활동을 소개하고 각종 성물 판매소도 마련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한껏 북돋웠다.
남가주 평신도사도직 봉사회 박철희 회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미지근했던 신앙심을 재충전 받고 끊임없는 기도 안에서 주님을 바라보며 ‘예 믿습니다. 주님’하고 외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개별 교회가 모인 교구의 최고 통치권자


▲주교란 무엇이며 어떤 직무를 수행할까?
가톨릭교회는 교구라고 부르는 많은 개별 교회들로 이뤄져 있으며, 주교는 바로 이 개별 교회인 교구를 맡아 다스리는 최고 통치권자를 말한다.
주교는 교황이 임명하며 주교 축성이라는 특별한 예식을 거친 후 해당 교구의 교구장으로서 또는 보좌 주교로서 주교직을 수행한다.
주교직은 크게 신자들을 성화시키고 가르치며 다스리는 직무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이 직무는 본질적으로 주교단의 단장인 교황과 단원들인 다른 주교들과의 일치와 친교 안에서만 행사될 수 있다. 가톨릭교회가 수많은 개별 교회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하나이자 보편적인 교회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황은 주교단의 단장으로 보편 교회의 최고 목자 겸 개별적으로는 또 로마 교구의 주교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에는 현직주교 21명, 은퇴주교 10명이 있다.

<글 신경민 기자·사진 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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