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휴지

2005-08-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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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종이제품의 지혜로운 사용과 관리 능력은 규모 있는 미국생활에 요구되는 필수적인 조건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에서 용변 후에 사용하는 ‘두루말이 화장지’를 영어로는 Toilet Paper 또는 Bathroom Tissue(또는 Bath Tissue)라고 합니다. 수세식 양변기에 사용하게 만든 것이기 때문에 물이 닿으면 대번 풀어져서 분해되는 성질이 있습니다. 때문에 걸레나 손수건 대용으로는 쓸 수 없게 만들어진 휴지입니다. 처음부터 ‘뒤지’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그 외의 용도로 쓰면 볼꼴이 사납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 한 사람이 하루에 쓰는 ‘뒤지’의 양은 57매(매: 두루말이의 1토막)라고 합니다. ‘뒤지’는 여러 사람이 줄곧 쓰는 것이고 의외로 많이 쓰는 것이기 때문에 꽂아놓은 것이 언제 다 없어질는지를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때문에 언제나 예비로 한 토리를 변기의 물탱크(Toilet Tank)에 놓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두루말이는 사용자 쪽으로 돌게 끼워 놓는 것이 상식입니다. 벽 쪽으로 돌게끔 끼워놓으면 절약은 어느 정도 되지만 사용자에게 불편을 주기 때문입니다.
‘일반 화장지’를 Facial Tissue 또는 단순히 Tissue라고도 합니다. 옛날에는 여자들의 콜드크림(Cold Cream)을 지우는 용도로 쓰는 것이었기 대문에 클린징 티슈(Cleansing Tissue)라고 했습니다. 훗날 좀더 넓은 뜻을 갖게 하고자 페이셜 티슈(Facial Tissue)라고 개명을 했고 그 후 ‘1회용 손수건’(disposable handkerchief)이라는 말을 쓴 때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1970년에 유한양행이 휴지의 원조인 미국의 킴벌리 클라크(Kimberly-Clark)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다음해인 1971년에 군포 공장에서 Facial Tissue를 ‘크리넥스 페이셜 티슈’라는 이름으로 출품을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상표명인 ‘크리넥스’를 ‘화장지’라는 말과 동의어로 쓰는 경향이 잇습니다.
이 화장지는 물에 녹게끔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화장실용으로 쓰면 변기가 막히기 쉽습니다. 촉감이 비슷해서 ‘뒤지’로 쓰기 쉬운데 조심해야 합니다. 화장대와 화장실 싱크 옆에 한 박스 상비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1930년에 스캇(Scott Paper Company)사에서 ‘Disposable Paper Tissue Napkin’이라는 이름으로 종이 냅킨을 출품했는데 요즘에는 천 냅킨을 능가하고 있습니다. 한번 쓰고 버리는 ‘1회용 냅킨’이라는 뜻입니다.
종이 냅킨의 표준 사이즈는 세 가지이고 사이즈마다 용도가 다릅니다. ‘대 사이즈’를 디너 냅킨(Dinner Napkin)이라고 하고 ‘중 사이즈’를 런천 냅킨(Luncheon Napkin), ‘소 사이즈’를 베버리지 냅킨(Beverage Napkin) 또는 칵테일 냅킨(Cocktail Napkin)이라고 합니다. 대 사이즈는 식탁용입니다. 중 사이즈는 ‘스낵’용입니다. 그리고 소 사이즈는 음료에 받치는 냅킨입니다. 언제나 손 닫는 곳에 놓고 활용하면 좋습니다.
‘페이퍼 타월’(Paper Towel)은 설거지 후 행주 대신 쓰고, 화장실에서 핸드 타월(Hand Towel) 대신 쓰면 간편하고 위생적이어서 좋습니다. 두루말이와 한 장 한 장 낱개로 쓰게 만들어진 것이 있습니다. 두루말이는 부엌에서 쓰고, 낱개 용지는 화장실에서 쓰는 것이 상식입니다.
낱개 용지는 종이가 서로 맞물리게 접어서 포장한 것이 많습니다. 이렇게 접은 것을 interleaved folding이라고 합니다. 디스펜서(dispenser)에 끼워서 쓰게 만든 것입니다. 가정 화장실에는 디스펜서가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페이퍼 홀더(paper holder)에 놓고 쓰는 것이 상식입니다. Paper holder는 interleaved를 놓게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장 한 장 분리되도록 포장한 것을 놓아야 합니다. 이렇게 접은 타월을 ‘C Fold Towel’이라고 합니다. Paper towel은 손님이 쓰게 되는 화장실에 상비해 놓으면 좋습니다.

전유경 <‘홈스위트홈 리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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