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멜로즈에 빨리 가봐 LA패션 메카로 뜬대”

2005-08-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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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즈에 빨리 가봐    LA패션 메카로 뜬대”

젊음과 낭만이 넘치는 멜로즈 거리에 하이엔드 패션디자이너 매장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패션 메카의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멜로즈 하이츠’

페어팩스 애비뉴~멜로즈 플레이스 20블럭 샤핑구간

구역마다 독특한 코드… 최신 유행은 ‘보호족’


진짜 멋쟁이 앤젤리노는 LA의 패션 1번지로 ‘멜로즈 거리’를 꼽는다. 페어팩스 애비뉴에서 시작해 멜로즈 애비뉴를 따라 서쪽으로 멜로즈 플레이스까지 20블럭에 달하는 샤핑 구간으로, ‘멜로즈 하이츠’(Melrose Heights)라 부른다. 수년 전까지 멜로즈 거리는 비교적 연령대가 낮은 샤핑객들이 몰리는 젊음과 낭만의 거리에 불과했다.
‘미우미우’ ‘코스튬 내셔널’ 등 멜로즈에서만 볼 수 있는 매장들로 패션 거리의 명성을 유지해왔지만, 뭔가 부족함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3월 ‘마크 제이콥스’가 들어서고 ‘마르니’‘트레이시 피스’ 등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뉴 웨이브를 형성하면서 멜로즈 거리는 자기만의 독특한 유행코드를 지닌 진정한 패션메카로 변신하고 있다. 게다가 올 가을 다이안 본 퍼스턴버그, 폴 스미스, 타리나 타란티노, 수잔 펠슨, 앤틱 데님 등 뉴 웨이브 2세대가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어 내년이면 멜로즈 거리는 LA패션의 르네상스를 꽃피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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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즈 거리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 마크 제이콥스 매장은 하늘 높이 솟아오른 빌보드 광고부터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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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Boho) 스타일로 차려입은 한 여성이 프리미엄 데님 전문매장을 지나가고 있다.

멜로즈 거리를 패션 메카로 부상케 한 뉴 웨이브의 진원지는 ‘멜로즈 플레이스’(Melrose Place)다. 라시에네가 블러버드와 멜로즈 애비뉴가 맞닿는 지점에서 북쪽방향으로 한두 블럭 걸어가면 오른편으로 나오는 가로수가 우거진 길이 바로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마르니’(Marni)와 ‘트레이시 피스’(Tracy Feith) ‘델리아’(Delia) 등 하이엔드 패션샵이 몰려있는 멜로즈 하이츠의 오뜨 스팟(Haute Spots)이다.
반면에 멜로즈의 터주대감 ‘프레드 시갈’(Fred Segal)이 있는 크레센트 하이츠 블러버드를 기준으로 멜로즈 애비뉴를 따라 동쪽 방향으로 갈수록 거리풍경은 점점 젊음이 넘치고, 페어팩스 애비뉴에 다다르면 아방가르드 감각이 활개를 친다.
또, 프레드 시갈로부터 멜로즈 애비뉴 서쪽 방향을 걸어가면 고급 부틱과 앤틱샵이 즐비해 빈티지 감각과 클래식한 이미지가 강해진다.
멜로즈 샤핑을 제대로 하려면 다리 품을 적잖이 팔 각오를 해야한다. 부틱과 샵들이 넓게 퍼져있어 샤핑 계획을 미리 짜는 게 좋고, 멜로즈 거리에 생소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샵마다 주소를 지참해야 한다.
주소가 담쟁이 넝쿨에 덮여 있는 샵들이 대부분이어서 자칫 잘못하면 무심결에 지나칠 수 있고, 간판이며 인테리어가 모던함 그 자체인지라 정확한 주소가 없으면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도 헤매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한가지, 베벌리힐즈 인근의 패션 메카임을 염두에 두고 패션에 다소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멜로즈를 점령하고 있는 최신 유행은 보호(Boho)족. ‘보호’란 에스닉 스타일과 보헤미안 스타일을 적절하게 믹스 앤 매치한 스타일로, 배꼽이 드러나는 꽉 끼는 탑에 버뮤다 쇼츠(큐롯의 일종), 혹은 집시치마에 손뜨개 가디건이나 캐미솔을 입고 샌들을 신으면 무난하다. 이도 저도 싫다면 청바지에 티셔츠 하나 걸치는 게 멜로즈 거리에 어울린다.
주차는 멜로즈 플레이스의 적당한 장소에 스트릿 파킹을 하거나 매장에서 제공하는 발레파킹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마크 제이콥스를 비롯한 하이엔드 부틱과 빈티지 샵들은 대체로 팁만 주면 무료발레파킹이 가능하다.
멜로즈 샤핑족이 가장 애용하는 파킹랏 은 ‘프레드 시갈’(Fred Segal, 8100 Melrose Ave, LA (323)651-4129)의 무료주차장. 이곳에 주차했다면 프레드 시갈에 있는 ‘론 허만’(Ron Herman)부터 구경해야 한다. LA의 최첨단 유행스타일을 감지할 수 있는 곳으로, 워낙 빈티지 샵으로 출발해 티셔츠와 프리미엄 진 등 최신 패션아이콘이 집결해있다. 1년에 한번 보통 9월말 정기세일을 하는데, 50%할인된 가격에 의류나 액세서리, 가구를 구입할 수 있다.
<멜로즈 하이츠 쇼핑 가이드>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Collection, 8400 Melrose Place, LA (323)653-5100)
멜로즈 거리의 뉴 웨이브를 일으킨 장본인으로, 우뚝 솟은 빌보드 광고가 매장의 존재를 각인시킨다. 건너편에 위치한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Marc By Marc Jacobs, 8410 Melrose Ave. LA (323)653-0100)와 함께 오픈한 마크 제이콥스 컬렉션은 여성과 남성복(ready-to-wear) 패션, 구두와 핸드백, 액세서리를 총망라하는 대형매장으로, 높은 천장에 모던한 인테리어가 주눅들게 한다.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는 높은 가격대로 인해 메인 라인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젊은 층을 위한 세컨 라인으로,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마네킹들부터 재미가 넘치는 패션매장이다.
▲마르니(Marni, 8460 Melrose Place, LA (323)782-1100)
보호(Boho)족의 패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이탈리아 브랜드로, 80년대 초반의 히피룩에 최신 유행스타일을 접목시켜 마르니만이 지닌 독특함이 풍겨난다. 인테리어도 하이텍 공간을 연상시키며, 의자와 테이블, 옷걸이, 진열대 등 디스플레이 영역이 모두 스테인레스 스틸, 단 한가지 재료를 이용해 물결이 넘실대는 자유롭고 세련된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레트로스펙스 앤 컴퍼니(RetroSpecs & Co. 8458 Melrose Place, LA (323)951-0215)
1920년대부터 60년대까지 복고풍 빈티지 안경테를 구입할 수 있는 고급 안경전문점이다. 아무리 오래된 구닥다리 디자인의 안경테라도 명품은 명품. 80년 전에 제조된 안경테라도 그 누구도 써보지 않은 민트 컨디션이 품질을 보장한다. 담쟁이 넝쿨로 뒤덮인 건물 위에 흔들리는 파란 선글래스가 눈길을 끈다.
▲트레이시 피스(Tracy Feith, 8446 Melrose Place, LA (323)658-7464)
호주 디자이너 트레이시 피스가 뉴욕의 소호거리에 이어 오픈한 매장. 색색깔의 에스닉풍 실크 드레스와 블라우스, 트로피칼 프린트 셔츠와 팬츠, 여성스러움이 한껏 묻어나는 드레스가 보헤미안적인 멋을 추구하는 매니아들의 아지트가 되고 있다. 자유분방하고 화려한 색감이 마치 칵테일 파티장을 찾은 듯하다.
▲조앤 스미스(Joann Smyth, 8444 Melrose Place, LA (323)951-0635)
할리웃 스타들이 단골인 보석 전문점으로 진주를 좋아한다면 꼭 한번 들려봐야 한다. 10년 넘게 멜로즈 플레이스를 지켜온 보물 같은 스토어로, 보석 디자이너 조앤 스미스의 정교하게 커팅된 보석 작품에 어울리게 인테리어도 클래식 그 자체. 메그 라이언과 신디 크로포드의 헤어 스타일리스트 ‘샐리 허시버거’(Sally Hershberger)가 있는 존 프리다 살롱(John Frieda Salon, 8440 Melrose Place)과 연결돼있다.
▲델리아(Delia, 8438 Melrose Place, LA (323)658-8685): 수수하면서 세련된 스타일을 찾는 10대들이 몰려든다.
▲헨리 비클린(Henry Bequelin, 8436 Melrose Place, LA (323)653-1905): 500달러가 넘는 이탈리아산 수공예 가죽구두를 파는 곳.
▲샌타 마리아 노벨라(Santa Maria Novella, 8411 Melrose Place, LA (323)651-3754): 이탈리아 플로렌스의 스파 및 뷰티용품이 있는 향기로운 매장.
▲놈(Nom, 8250 Melrose Ave. (323)653-8850): 멜로즈 유일의 임신복 전문점.
▲디케이즈(Decades, 8214 1/2 Melrose Ave. (323)655-1960): ‘빈티지 킹’으로 알려진 카메론 실버의 아성.
▲디케이즈투(Decadestwo, 8214 Melrose Ave. (323)655-1960): 작 포센, 루시앙 페라피네 등 중고명품들이 수두룩하다.
▲조나단 애들러(Jonathan Adler, 8125 Melrose Ave. (323)658-8390): 수공예 침구류와 도예품이 있는 공간.
▲매디슨(Madison, 8115 Melrose Ave. (323)651-3662): 어그 부츠, 플립플랍, 럭셔리 진 등 LA룩을 연출할 수 있다.
▲미스 식스티(Miss Sixty, 8070 Melrose Ave. (323)655-1460): 이탈리아 거리패션의 대명사
▲베시 존슨(Betsey Johnson, 8050 Melrose Ave. (323)852-1534: 펑키족, 핑크족의 본고장.
▲미우 미우(Miu Miu, 8025 Melrose Ave. (323)651-0072): 프라다(Prada)의 세컨 라인.
▲코스튬 내쇼날(Costume Nationale, 8001 Melrose Ave. (323)655-8160): 이탈리안 패션의 진수 엔니오 카파사의 디자인을 만날 수 있는 하이엔드 부틱.
▲리서렉션(Resurrection, 8006 Melrose Ave. (323)651-5516): 푸치, 구치 등 이스트 빌리지 빈티지가 집결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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