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슴에 남는 사랑

2005-08-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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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욱이 이야기

승욱이 여름캠프 첫째주 금요일 아침에 캠프 책임자 선생님에게 다음 주는 못 오겠다고 말하고 뒤 돌아서는데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든다.
괜히 캠프는 참석해 가지고서 여러 사람 힘들게 하고… 집에 승욱이랑 그냥 있을 것을…
오후에 승욱이를 데리러 가니 책임자 선생님이 다음주 월요일까지 나오라고 부탁을 한다.
월요일은 학교에서 피자파티를 하는데 승욱이가 피자를 좋아하니 혹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지 모른다고 월요일까지는 오라고 했다. 난 못이기는 척 알았다고 했다.
여름캠프 두 번째 주 월요일 아침에 승욱이를 다시 데리고 학교로 갔다.
학교 입구로 진입해서 주차장에 주차를 하려고 두리번거리는데 학교 입구에서 작은 미국 아줌마가 우리가 오는 것을 보고 활짝 웃으며 서 있다.
난 눈이 나빠서 ‘왜 저 여자가 우리를 보고 웃어줄까?’라고 생각을 했다. 그냥 아는 학부모인가보다 라고 생각을 했다.
승욱이를 안고 학교 입구로 걸어갔다. 아~니? 헉? 세상에!!! 저게 누구야~
Beth 선생님이 두 팔을 활짝 펴고 서 있다. 왜 그녀가 여기 있는 걸까?
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녀에게 “Beth! 너 여기 웬일이야? 지금 여름휴가가 한창일텐데… 오늘 무슨 일이 있어서 학교에 온 거야?” 그랬더니 그녀의 대답이 명쾌하다
“응 무슨 일이 있긴 있지. 승욱이를 보는 일!” 난 놀라서 “엥? 정말? 정말로 승욱이 때문에 학교에 나온 거야? 그럼 여름휴가는?”
그녀 왈 “중도하차!” 어? 그건 우리가 하려던 건데…
Beth 선생님이 지난주 금요일에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학교에 무슨 일없냐고 물었더니 캠프 책임자 선생님이 승욱이가 너무 힘들어해서 캠프를 중도하차 한다고 했더니 Beth 선생님은 그러면 안 된다고 그러면 승욱이가 학교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잃는다고 자신이 휴가를 포기하고서 일주일간을 함께 지내겠다고 말했다는 거다.
“아, 선생님… 당신 왜 그렇게 사람들 감동시키시나요. 승욱이가 무엇인데 귀한 휴가까지 반납하고 다시 학교로 오셨나요? 제가 어찌 그 사랑을 다 받을 수 있을까요. 당신은 너무 훌륭한 선생님입니다. 젊은 나이도 아니고, 이 무더위에, 그것도 매일 야외학습인데… 너무 귀한 당신의 제자 사랑을 제가 어찌 다 글로 표현을 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 너무 존경합니다. 그리고 너무 사랑합니다”
이 세상에 너무 많은 종류의 사랑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 Beth 선생님의 그 행동하는 사랑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보여주는 사랑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그 사랑 때문에 참 많이 울었고, 그 사랑을 못 잊어서 많이 아팠습니다.
그녀의 이름을 쓰는데도 또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어떻게 그렇게 아름답게 사랑을 표현할 수 있고, 어떻게 그 많은 사랑을 우리에게 줬는지…
내가 가장 힘들 때 그녀는 너무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많이 힘들다는 것을… 나에게 많은 용기를 줬던 그녀가 이 세상 어디에 있던지 간에 내 가슴에는 영원히 남아서 살아있을 겁니다.

김 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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