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여성 전문인협회 첫‘사일런트 옥션’

2005-08-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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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여성 전문인협회 첫‘사일런트 옥션’

한인여성전문인협회 운영기금 모금행사로 사일런트 옥션이 진행되는 동안 참여자들이 경매품을 구경하고 있다.

성황이룬‘소리없는 자선행사’

“모든 수익금 한인사회단체에 도네이션”

지난달 30일 앤드류 샤이어 갤러리에는 시슬리 화장품 세트, 명품 핸드백과 선글라스, 폴스미스 스케이트보드 등이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여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갤러리 벽면을 장식한 수많은 유명작가들의 그림들도 시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표를 단 채 구경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언뜻 보기엔 친목을 도모하는 칵테일 파티 같지만,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단순히 사교를 위해 온 것만은 아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1.5세와 2세 한인 여성들의 모임인 KWPC(회장 제니퍼 김·Korean American Women Professionals Club)가 처음으로 실시한 운영기금 모금행사 ‘사일런트 옥션’에 참가한 사람들이다.
3년 전 한인 여성 8명이 주축이 되어 탄생한 KWPC는 변호사, 의사, CPA, 파이낸셜 플래너, 헬스케어 컨설턴트, 마케팅 전문가, 간호사, 그래픽 디자이너 등 사회 각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직 여성들로 구성돼 있다.
한 달에 한번 저녁모임을 갖고 각자의 전문지식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전부지만 뜻이 통하는 여성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다 보니 제법 네트워킹이 구축되기 시작했다.
제니퍼 김(36·파이낸셜 플래너) 회장은 “처음 모임을 만들 당시는 동문회 모임 정도로 여겼는데, 짧은 시간에 회원이 50여명으로 늘어나면서 한인사회를 위해 뭔가 보람있는 일을 하자는 데 뜻을 모으게 됐다”며 “그 동안 한미박물관기금 모금과 한인청소년회관, 한미연합회 후원 등 커뮤니티 행사에 참여하다보니 좀더 체계적으로 단체를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금모금 행사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경매에 부쳐진 물품들은 대부분 한인 여성이 운영하는 사업체들로부터 무료 기증 받은 것으로, 블루밍 화장품(Blooming Cosmetics)의 소피 김씨, 익사이트(Exite)의 제인 한씨, 이씨 그리핀 파인 주얼리(Issi Griffin Fine Jewelry)의 샐리 손씨, 마니(MARNI)의 지니 정씨, 파라슈 핸드백(Parashu Handbags)의 김미희씨 등이 스폰서로 나섰다.
사일런트 옥션은 말 그대로 소리 없이 진행되는 경매행사. 진열된 경매품 중 마음에 드는 물품 앞에 놓여진 종이 위에 원하는 가격을 적어놓으면 최고 입찰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인데, 이날 경매에 부쳐진 물품들은 대부분이 절반 가격에 나와 저마다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KWPC 회원들을 포함해 100여명의 한인들이 모여 성황을 이룬 이날 경매는 오후 6시부터 시작돼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은 9시가 다 돼서야 마무리됐다.
지니 장 부회장은 “예상보다 많은 액수가 모금되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정성을 모아준 게 정말 고맙다”며 “한미박물관과 한미연합회, 한인국제음악재단(KIMF) 등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한인단체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인여성전문인협회(KWPC)는 매월 세 번째 목요일 오후 7시 JJ 그랜드호텔에서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
문의 (818)388-2969

<글·사진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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