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평신도의 성경이야기 ‘예언서’

2005-08-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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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성경(구약)을 율법(모세오경), 예언서, 및 성문서등의 세 부분으로 구분한다. 예언서는 다시 전기 예언서와 후기 예언서로 나눈다. 전기 예언서에는 여호수아를 비롯해서 사사기, 사무엘 상 하 및 열왕기 상 하가 있다. 이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약속의 땅에 이른 때부터 주전 586년 예루살렘이 바빌론에 망할 때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후기 예언서는 고전적 예언자들의 이름을 따서 쓴 책으로 이를 다시 각기 책의 분량에 따라 대예언서와 소예언서로 분류한다. 이사야, 에레미야, 및 에스겔이 대예언서에 속하고 그 외 12권은 소예언서에 속한다. 이 중에는 그 길이가 긴 것은 14장에서 제일 짧은 것은 단 1장인 것(오바댜)도 있고, 두세 장에 불과한 것들도 다섯권이나 된다. 보통 예언서라 하면 후기 예언서를 가리킨다.
예언서는 ‘예언’이라는 낱말의 뜻 때문에도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특히 수 백년 후에 있을 메시아 예수의 오심을 예언한 것으로 해석돼 왔다.
미국서 1924년 처음 출간된 이래 곧 베스트셀러가 되어 아직까지도 출판이 계속되고 있는 ‘핼리스 바이블 핸드북’(Halley’s Bible Handbook)이란 책이 있다. 이 책의 주장에 따르면 “구약 시대의 마지막에 이르러 그리스도의 모든 이야기가 이미 예언됐고 미리 작정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히브리 성경과 신약과의 상관관계는 ‘예언과 이의 이행’에 관한 것이 아니고 역사화된 예언의 산물임을 알 수 있다. 즉 신약 저자들은 히브리성경 구절을 이용해서 역사적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이다. 따라서 예언자들의 메시지는 그 시대에서 동떨어진 먼 훗날 일을 예언한다고 생각 할 때가 아니라, 당대의 상황에서 무엇을 말하는가를 생각할 때 우리시대에도 적합한 메시지로 다가옴을 알 수 있다.
예언활동 자체는 고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현상이었다. 히브리성경에 등장하는 예언자들은 집권자들과 사회의 지배계급을 향해 통렬한 비판을 가했던 하나님의 대변자들이었다. 그들은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선포했던 선지자들이었고 사회의 부조리와 불평등을 고발했던 사회 개혁자들이었다.
예언자들은 ‘예언자적 비판’만 한 것은 아니다. 바빌론에 유배중일 때나 그 후에 활동했던 예언자들 중에는 ‘예언자적 격려’의 말을 한 예언자들이 많이 있다. 특히 제2 이사야로 알려진 이사야 40-55장의 격려와 희망의 말은 아름다우면서도 강한 호소력을 갖고 있다.
예언자들은 사회정의에 대해 열정을 지녔던 사람들이었다. 어떤 신학자의 말처럼 “그들은 하나님에 도취된 새로운 사회정의에 대한 대변자들이었고 그들의 꿈은 곧 하나님의 꿈이었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하나님에 도취한’ 선지자들이 외치는 ‘하나님의 꿈’을 들을 수 있다. 하나님의 꿈은 ‘평화와 정의의 세상’을 향한 것이다. 새로움은 가능하며, 내일은 어제의 반복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꿈은 살아있기 때문이다.


이 지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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