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름 야외 콘서트 “열린무대, 빈손도 귀빈”

2005-08-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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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은 여름의 한 가운데. 푸름이 더욱 짙어 가는 이 여름날, 연주 홀과 클럽 안에 머물러 있던 음악들도 햇살 가득한 거리로 흘러나왔다. 8월 들어 남가주의 뮤지엄과 공원, 바닷가와 산책로, 카페의 테라스에는 캐주얼한 분위기의 야외 무료 콘서트들이 줄줄이 이어져 메마른 날씨와 마음 밭을 촉촉하게 적셔주고 있다. 이들 무료 야외 콘서트에서 연주되는 음악은 클래식으로부터 재즈, 전 세계의 민속 음악 등 다양한 장르. 거리의 예술가들은 줄리아드를 우수한 성적으로 나오지 않았어도, 카네기 홀에서 화려한 데뷔 콘서트를 하지 않아도 그 누구보다 가슴 울리는 음악을 연주한다. 오히려 그들의 음악에는 화려한 무대에서는 만날 수 없는, 보통 사람들만의 진솔한 삶의 냄새가 배어있어 더욱 좋다.


공원·해변·뮤지엄 찾아
8월 한달간 무료 연주회

다양한 음악에 격식 파괴
보통사람 삶의 내음 물씬


벽과 천장이 없는 열린 공간에서의 연주라는 점도 남가주의 지역적 특성과 꼭 맞아떨어진다.
미리 티켓을 예매하고 계획을 세워 참여하는 콘서트가 아니라 친구와 저녁을 먹은 후 산책하다 듣게 된 음악은 마치 등산로에서 우연히 만난 야생화 군단처럼 기대 밖의 감동을 준다.
지난 수요일 저녁, LA 시민들의 열린 광장, 그로브(The Grove)에서는 그로브 서머 무료 콘서트 시리즈(The Grove Summer Concert Series)가 시작됐다. 존 스티븐즈의 라이브 공연과 여배우 미니 드라이버의 출연으로 시작된 서머 콘서트 시리즈는 8월 한 달 동안 계속된다.
샌타모니카 석양 댄스 시리즈로 인해 바닷가 이웃들의 저녁 시간은 참 많이도 행복해졌다. 석양을 뒤로 한 바닷가의 풀밭 위에서 그들은 음악의 양탄자를 편다.
때로 이들의 음악회가 별빛이 비칠 때까지 계속되면 유모차에 뉘인 아기는 끈적한 재즈 선율을 자장가 삼아 단꿈을 꾼다.
부두와 산책로에 나들이 나온 가족, 친구, 연인들은 느린 발걸음을 멈추고 음악에 귀를 기울인다. 때로 몸을 들썩일 만큼 신나는 음악, 그리고 때로 조용히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음악은 바닷가를 늘 가슴 시리도록 그리운 장소로 만든다.
카운티 뮤지엄 LACMA에서 선보이는 금요일 저녁 재즈 시리즈도 LA 시민들의 열린 음악회장이라 할 만하다. 전람회를 둘러본 뒤 우연히 마주치는 콘서트는 의외의 선물이다. 와인 없이도 몸을 나긋하게 녹여주는 재즈 선율도 좋지만 자유와 예술을 사랑하는 보헤미안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LA의 밤은 퍽 낭만적으로 변화한다.
8월 한 달 간, 남가주 곳곳에서 열리는 무료 야외 콘서트들을 한데 엮어봤다.


LA 무료 야외 콘서트 장소 및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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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브 광장에 있는 분수대.

■그로브 서머 무료 콘서트 시리즈
(The Grove Summer Concert Series)

지난 3일부터 시작돼 8월 한 달간 계속된다. 존 스티븐즈의 라이브 공연과 여배우 미니 드라이버(Minnie Driver)가 자리를 함께 했던 지난 수요일의 공연에 이어 오는 10일에는 안티곤 라이징과 카일 리아브코의 연주. 17일, 존 켈리와 스콧 그림즈의 연주. 24일, 트레버 홀과 애나 낼릭의 연주. 31일, 토니 올랜도와 다운의 연주.
장소: 타운 광장(Town Square). 콘서트 시작은 오후 7시.
주차: 1시간은 무료. 1~3시간은 2달러. 3시간 이후는 매 30분마다 1달러 추가. 최고 14달러. Nordstrom, Maggiano’s Little Italy 등 매장과 레스토랑에서 밸리데이션을 받아 가면 2시간 무료 파킹. 퍼시픽 극장(Pacific Theatres)에서는 2달러에 4시간 밸리데이션을 해준다. 월-목요일은 오전 10시-오후 9시까지, 금요일과 토요일은 오전 10시-오후 10시, 일요일은 오전 11시 -오후 7시까지 문을 연다. 그로브의 위치는 3가와 페어팩스가 만나는 곳.
주소 189 The Grovw Dr., Los Angeles, CA 90036.
전화 (888)315-8883, (323)900-8080, www.TheGroveLA.com


■Skirball Cultural Center의 카페 Z 시리즈

뮤지엄 내 자이들러즈(Zeidler’s) 카페의 아름다운 패티오에서 남가주의 대표적인 민속 음악 밴드와 전 세계에서 온 여자 뮤지션들이 독특한 프로그램을 꾸며준다.
11일, 세비야에서 온 보컬리스트와 댄서 샌타마리아 등으로 구성된 비아헴이 플라멩고와 볼레로, 보사노바, 삼바 등 낭만적이면서도 열정이 넘치는 음악들을 연주한다.
18일, 6명의 뮤지션으로 구성된 폴란드의 바르샤바 빌리지 밴드의 콘서트가 열린다. 다이내믹한 음악세계를 자랑하는 이들은 16세기 폴란드의 바이얼린인 수카와 폴란드 전통 북 등의 악기로 포크 댄스 뮤직, 발라드 등을 연주하게 된다.
25일, 예루살렘 태생인 야스민 레비이 아름답고 낭만적인 안달루시아 플라멩꼬 등 라틴 음악과 영적인 음악을 들려준다. 콘서트는 8월 25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에 시작된다.
카페 지(CAF Z)에서의 토요일 라이브 뮤직 시리즈는 아름다운 야외에서 뛰어난 음악가들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6일, 앙겔로 메츠 브라질 앙상블. 브라질 재즈.
13일, 트리오 아모르 이 파즈 마리아치가 멕시코 베라크루즈의 로만티코 스타일의 부드러운 마리아치 음악을 연주한다.
20일, 무지카 쿠바나 시사회에 이어 릭 알비소가 이끄는 마상가 마림바 앙상블이 아프리카 세네갈과 짐바비의 민속 음악을 연주한다.
27일, 그렉 포레 쿼테트가 연주하는 라틴 재즈. 클래식, 라틴, 소울 등 다양한 스타일을 접목한 음악. 그렉 포레는 다이애나 로스, 스팅 등 유명한 가수들과 여러 차례 음악 작업을 한 바 있는 실력 있는 뮤지션. 토요일 콘서트 시리즈는 정오부터 시작해 오후 2시까지 계속된다.
뮤지엄 오픈 시간: 월~토요일 오전 12시~오후 5시. 일요일은 오전 11시~오후 5시. 행사는 무료, 주차는 5달러.
주소 2701 N. Sepulveda Bl., Los Angeles, CA 90049.
문의 (310)440-4515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의 금요일 저녁 재즈 시리즈

LA 시민들의 주말을 특별하게 만들었던 무료 재즈 콘서트로 올해 벌써 14번째 시즌을 맞는다.
오늘 5일, 앨란 파스쿠아 재즈 컬렉티브. 12일, 토머스 잰존 5중주단. 19일, 토니 존스 보컬 프로젝트. 26일, 바비 브래드포드 모테트. 콘서트는 매주 금요일 오후 5시30분부터 3시간 계속된다. 장소는 LACMA의 Times Mirror Central Court.
주소 5905 Wilshire Bl., LA.
문의 (323)857-6010


■샌타모니카피어의 석양댄스 시리즈
(Twilight Dance Series)

여름의 첫날 시작돼 여름이 끝나는 날 마지막 콘서트가 열리는 시리즈.
11일, 라틴 얼터너티브 음악 컨퍼런스 나이트. 18일, 고든 굿윙의 빅 팻 밴드. 25일, 버크위트 자이데코, 바비큐 스윙어즈와 스페셜 게스트 탑시 채프먼의 공연.
콘서트는 매주 목요일 오후 7시30분, 샌타모니카의 Colorado와 Ocean Ave. 코너에서 열린다.
문의 (310)458-8900
컬버시티 서머 선셋 뮤직 축제
(Culver City Summer Sunset Music Festival)
매주 목요일 저녁, 다양한 월드 뮤직이 공연된다.
11일, 전통 포크와 민중 음악의 최고 뮤지션으로 꼽히는 로리 루이스 밴드의 공연. 18일, 카티아 모래즈와 삼바그루의 브라질, 아시아, 아프리카 등 다양한 월드 뮤직 공연. 25일, 존 조젠슨 5중주단의 집시 재즈 공연.
주소 9770 Culver Bl., Culver City.
문의 (310)253-5698
올드 패사디나 메모리얼 팍 내의
Levitt Pavilion 원형극장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8월 내내 열리는 야외 콘서트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재즈, 라틴, 록 그룹이 출연하며 가끔씩은 중국 문화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차이나 나이트(11일, 목), 밥 베이커 인형극단의 공연(31일, 목) 등 특별 이벤트도 마련된다.
수, 목, 일요일은 오후 7시, 금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8시에 음악회가 시작된다. 패사디나 Raymond Ave.와 Walnut St. 코너.
문의 (626)744-7062

<글·사진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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