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준버그’★★★½(5개만점)

2005-08-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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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bug)

여피 며느리 맞은 시골 시댁식구들

미 북부 도시의 여피 여자가 평범한 남부 시댁을 첫 방문하면서 이 집안에 일어나는 물결 효과를 차분하게 그린 좋은 드라마다. 특히 새 언니를 맞아 그녀의 도시생활과 개인적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알려고 필사의 노력을 하는 만삭의 젊은 여인 역을 맡은 에이미 애담스의 스타탄생 연기가 뛰어나다.
유머와 페이소스를 갖춘 도시와 시골 사람간의 상호 의심과 충돌과 궁극적 화해 그리고 한을 품고 고향을 떠났던 사람의 만감이 교차하는 귀거래사다. 연기들이 좋고 가슴 훈훈하게 인간적인데 얘기가 다소 생략적이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거의 침체할 만큼 가라앉아 모든 사람에게 어필할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드라마 팬들은 매우 좋아할 것이다.
시카고의 화랑 주인 매들린(엠베스 데이비츠-착실한 연기가 좋은데 션 영의 복제판 같다)은 연하의 조용한 남자 조지(알레산드로 니블로)와 첫눈에 열애에 빠져 결혼한다. 매들린은 결혼 몇 달 후 남편의 고향 노스캐롤라이나에 은둔하며 활동하는 괴팍한 화가 데이빗의 그림을 사려고 남편과 함께 남부로 내려간다.
조지가 집을 떠난 지 오래간만에 매들린을 데리고 가족을 방문하면서 조지 가족의 각양각색의 반응이 재미있게 묘사되는데 영화는 조지가 가족과 불화가 있어 집을 나간 것처럼 여운을 남긴다.
조지의 남동생 자니(벤 매킨지의 연기가 좋다)는 성공한 형을 무시하다가 적대적으로 대하고 조지의 부모는 아들은 따뜻하게 포옹하나 매들린과는 거리를 둔다. 매들린을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것이 자니의 하이스쿨 스위트하트 아내로 만삭인 애슐리(애담스).
애슐리의 자애로운 마음이 이 가정의 밝은 불빛으로 가족들의 단점들마저 커버하는데 애담스의 천진한 아이 같으면서도 카리스마가 있고 지혜로운 연기가 눈부시다. 매들린은 한편으로는 시댁의 기분 맞추느라 또 한편으로는 경쟁자를 제치고 데이빗의 그림을 확보하려고 동분서주한다. 영화는 조지와 매들린이 다시 시카고로 돌아가는 장면으로 끝나는데 끝까지 두 사람과 조지의 가족간의 관계를 애매모호하게 남겨둔다. 음악도 좋다. 필 모리슨 감독. R. Sony Pictures Classics. 선셋5(323-848-3500), 모니카(310-394-9741), 플레이하우스(626-844-6500), 타운센터(818-981-9811), 사우스코스트 빌리지(800-Fandango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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